• 절연 絶戀 - 『 第二章 남실바람 』
  • [레벨:7]id: 라퀼
    조회 수: 1305, 2011-09-05 23:08:51(2011-08-24)
  • 절연 絶戀



    푸른 하늘이 덧없이 아름답다. 금빛 햇살조각이 구름사이로 퍼져나온다. 청랑(晴朗)히 폭포수가 쏟아지며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는 너무도 시원하여 저도 모르게 가던 길을 멈춘 채 두 눈을 감고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봄이라는 것을 알리 듯 앵두꽃잎이 휘날렸다. 마치, 벚꽃처럼.




    『 第二章 남실바람 』




    終日芒鞋信脚行(종일망혜신각행) : 종일토록 짚신 신고 내키는 대로 걸어

    一山行盡一山靑(일산행진일산청) : 산을 다 걸으면 또 푸른 산

    春風不盡野花明(춘풍부진야화명) : 봄바람 살랑 살랑 불어오고 들꽃은 밝구나


    끝없이 걷고 또 걸었다. 붓에 먹을 묻혀 세심히 공들여 그려낸 듯 진한 먹빛의 머리카락이 등 뒤에서 흔들린다. 단정한 이목구비(耳目口鼻)를 가진 사내는 연신 부채질을 하며 궁을 향하였다. 완연(完然)한 봄이라 하여도 체력적 소모(消耗)가 심하다보니 더위가 느껴진다. 허나 선연히 보이는 궁(宮)의 모습에 지체하지 않고 움직였다. 길동무 없이 걷기만하는 오랜 시간은 갖은 사념(思念)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실제 남자의 시선은 궁에 고정되어있고 발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지만 그의 머리는 다른 것을 생각 중이었다.


    이곳은 너무도 평화로워 일들은 따분하고 지루한 일 투성이었기에 수행(修行)을 핑계로 본 직위(職位)에서 벗어나 정처(定處) 없이 천계를 돌아다녔다. 그 한 켠에는 어느 고요한 밤, 천제가 답잖게 권유했던 일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다시금 돌아오는 길임에도 아직도 그의 말에
    의문이 남아 기분이 영 시원치 않았다.


    분홍빛 꽃잎을 여인네들 머리 위로 떨구며 가볍게 스쳐지나가는 바람. 항시 밝고 따스한 분위기로 보는 이마저 평온(平穩)하게 만드는 천궁(天宮)안은 하나의 마을이지 싶을 정도로 넓은 장소였다. 전과 같은 여전한 모습에 사내의 얼굴엔 미소가 그려졌다. 유백원수는 오늘도 서민들과 어우러져 투전(鬪牋)을 하고 계시려나. 연원은 또 무얼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분명 서각(書閣)의 장서(藏書)들을 읽고 있을테지. 어디부터 가봐야할까 고민해보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



    “ 오랜만에 뵙습니다, 환랑님. ”



    순간, 반가운 이의 맑고 청아(淸雅)한 목소리가 들려옴에 고개를 돌렸다. 얼마만에 보는 것일까. 하지만 그런 설렘도 잠시, 상대방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사내의 한숨소리가 맞물린다.



    “ 보아寶兒를 기대했나보지? ”

    “ 류야님 .... ”



    솔직한 마음으론 자신의 부관(副官) 보아를 기대했던게 맞았던 환랑은 -물론, 저도 적은 나이를 먹은 것은 아니나- 5000년이나 나이를 먹은 저 한량(閑良) 같은 신선님 류야에게는 워낙에 당해낼 재간(才幹)이 없는지라 맥없는 한숨을 내쉬었다. 주어진 능력을 저렇게 남 놀려먹는데 사용하는 것이 취미인 류야는 환랑의 실망한 표정을 보자 매우 기쁘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 오랜만에 보는 이에게 반갑단 인사없이 장난부터 거시는겝니까? ”

    “ 자신의 자리를 내팽개쳐두고 혼자 놀러간 것에 대한 벌일세. ”



    당당히 말하는 류야의 모습에 환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 詩酒消閑日 陶然送平生. 그러지말고 술 한잔 어떻겠나? ”

    “ ‘시와 술로 한가한 날 보내며 기분 좋게 한 평생 보내고 싶어라’라. 참으로 류야님 답습니다. ”



    못당하겠다는 듯 결국 환랑은 웃어버렸고, 류야는 그 사이에 환랑의 목덜미를 덥썩 잡더니 그대로 그를 끌고 갔다. 단숨에 끌려온 그 곳은 못 한가운데 크게 자리한 누각(樓閣)이었다. 미리 알고 준비라도 한 듯 술상이 정갈히 차려져있었다.



    “ 제가 오늘 돌아올 줄 알고 계셨던겁니까? ”

    “ 응? 내가 무슨 재주로? ”

    “ 허면... ”

    “ 보아가 말해주었다. 오늘 즈음 네가 돌아올 것 같다고. ”



    류야는 그리 말하며 환랑을 흘겨보았다. 좋을 때지 암, 좋을때야- 외관상 약관(弱冠 20세)의 나이밖에 되어보이지않는 그가 그렇게 말하니 환랑은 그저 얼굴이 빨개질뿐이다.



    “ 헌데 보아는 어디간건지 알고계십니까? ”

    “ 한설이의 무예(武藝)를 가르치고있다. ”

    “ 한설이요? 보아가 말입니까? ”

    “ 연원은 기본적인 검밖에 못 다루는 이이고, 유백 그 치는 가온이라는 아이를 가르치느라 말이다. ”



    거진 4년만에 돌아온 탓인지 낯선 이의 이름이 들린다.



    “ 그랬군요. 여전하다 생각했는데, 이 곳도 조금 바뀌었나봅니다. ”

    “ 조금? ”



    수긍하며 말하는 환랑에게 류야는 코웃음쳤다. 과연, 조금일까. 겉은 번지르르 해보여도 속은 위태위태한것을.



    “ 무슨 일이라도 있는겁니까? ”

    “ 너는 이 곳이 아직 평안해보이더냐? ”



    그렇지아니하다 말하는 류야의 표정이 사납다. 그래, 4년은 무슨. 불과 2년전만해도 이 곳은 늘상 그렇듯 평안했었다. 아니지, 적어도 궁 밖은 아직 평안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궁 안 사정.



    “ 전에 말하지않았느냐. 평화는 계속 될 수 없다고. ”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 신이라도 악신이 있고 귀신이 있고 신선이 있고 다양타. 헌데, 인간이라고 마냥 착하고 좋은 이들만 가득할 줄 알았더냐? 이곳도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했어. ”



    항상 장난을 즐겨하던 이가 이리 표정을 굳히니 그 기세가 범상치않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류야는 그간 있었던 일을 환랑에게 말해주었다. 왕이 해류님을 버리고 청화라는 여자에게 마음을 돌리셨다라는 사설도 없이 결론만 일목요연하게 말이다. 그에 왕후께서 서서히 미쳐가고있노라고.



    “ 갑자기 세현님께서 어찌요. 두 분은 그리도 금슬이 좋으셨잖습니까! ”

    “ 잘못은 해류님에게 있다고 한다. 자세한건 나도 몰라. 문제는 그에 발맞추어 불순한 세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 상서(祥瑞)로운 기운이 가득해야 할 곳에 괴(壞)한 기운들이 몰리고있어. ”



    그가 가볍게 손을 들자 그 손 안쪽으로 공기들이 모이며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회오리 치는 흰 실자락 같은 것 가운데 군데군데 섞여있는 탁색의 형체들. 잠시간 그것을 보던 류야가 그대로 주먹을 쥐자 팍!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들은 소멸되어버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래요, 환랑과 보아는 러브러브 ....... (............)일까요? :9 그런 관계 ‘아직’ 아닙니다 <

    그래요, 연원은 검술 같은거 잘 몰라요. 그래서 1장에서 유백이 막자 금방 물러선거 (......)

    1장이 다소 급전개라 2장은 좀 느리게 느리게 가보고 싶었지만 그다지 ... 인간적으로 1장은 개연성이 부족하잖아요 ㅠㅠㅠㅠㅠㅠㅠ

    정확히는 큰 틀을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모르겠어서 주변인물들부터 쓰고있어요 (쓴웃음)

    한시 남용 中 >ㅅ<!!! 전 한자....... 무지 약하니까요 ;ㅁ;!!! 원하는 느낌이 안나와서 슬픈 글쓴이되겠습니다 T^T 

    ※절연 인물 모집 끝났습니다. 이제 더이상 안받아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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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해지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예의만 지켜주시면 됩니다 :) 
    - 초면에 경어사용은 기본입니다. 서로의 허락하의 평어가 아니라면 평어는 쓰지도 받지도 않습니다.

     

댓글 16

  • [레벨:8]id: 키위

    2011.08.24 19:47

    어쩐지- 초반에 읽는 데 최유기 외전이 떠오른 건 왜일까나~ㅇㅁㅇ
    랄까- 해류....공주님이 아니라 왕후였구나!!!ㅇㅁㅇ
    세상에...해류를 버린 그 못 되먹은 왕은 당최 누구긔!!!;ㅅ;ㅅ;ㅅ;ㅅ;ㅅ;ㅅ;<<<
  • Profile

    [레벨:7]id: 라퀼

    2011.08.24 19:51

    어라, 최유기외전? 그.. 그... 그 슬픈 그거? .....? 힝 T^T

    랄까, 응응, 그래서 이따 읽으면 알게될거라고했었던거 (웃음)
    해류님을 버린 못되먹은 왕 세현님이여 <<<<<<<

    신파극은, 어디선가 본 것같은 내용이기 마련 으하하핫... (........)
  • [레벨:8]id: 키위

    2011.08.24 19:53

    외전을 다 보지 못해서<<<
    그냥 초반에 평화롭던 그 부분??? 이라고나 할끄앙 ㅋㅋㅋㅋ
    점점 폭풍이 몰아칠 것 같은 것도 비슷하고 말이즤~ㅋㅋㅋ
  • Profile

    [레벨:7]id: 라퀼

    2011.08.24 19:56

    일부러 초반에 평.화.강.조 ㅋㅋㅋㅋㅋㅋㅋ
    (...........) 나 자꾸 이렇게 다 밝혀버려도 괜찮나몰라 ㅋㅋㅋㅋ
  • [레벨:1]id: serecia

    2011.08.24 20:00

    다 읽었닼ㅋㅋ
    나 이런류의 소설 처음 읽어보는듯 ㅋㅋㅋ
    어쨌든 
    내 케릭터 열라 마음에 든닼ㅋㅋ
    강해보여!
  • Profile

    [레벨:7]id: 라퀼

    2011.08.24 20:04

    읭? 이런류의 소설 처음이라거?!?!?!?!
    니 캐릭, 강해보이는게 아니라 강햌ㅋㅋㅋㅋㅋㅋㅋ
    강한남자, 가유백원수님 (...........) 남자답네 (끄덕)
  • [레벨:2]Arkept

    2011.08.24 20:45

    오... 궁 안에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왠지 1장부터 등장인물들이 하나하나 모여드는 느낌인데...
    무대 소개... 라는 느낌??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되는구나ㅎㅎ

  • Profile

    [레벨:7]id: 라퀼

    2011.08.24 20:58

    원래 궁 안사정을 저리 설명하려던 계획은 없었는데,
    1장에서 나왔어야 할 부분들을 전부 버려서 ........ 류야님이 설명해드리긔 :9
    아직 안나온 인물들이 여럿...........ㄷㄷㄷㄷㄷㄷㄷㄷ
  • [레벨:3]세례자

    2011.08.24 22:18

    이야~ 다 읽었다아~~ㅋㅋ 아직은 뭔가 모르겠지만
    재미있을거 같아! 기대기대!!+_+

  • Profile

    [레벨:7]id: 라퀼

    2011.08.24 22:28

    아직은 이렇다할게 나오지않아서 ㅋㅋㅋㅋ
    나도 뭐가뭔지 모르는 상황 ;ㅁ;ㅁ;ㅁ;ㅁ;ㅁ; 후이이이이,
  • [레벨:6]id: 여해류

    2011.08.25 11:44

    어...어머...
    나 버림받아서 미치는 건가?!!!ㅇㅂㅇ
    알고보니 미쳐서 최강의 존재가 되고...ㅎ<뭐래...

    그나저나 누구야!! 그 못 되먹은 존재는!!!
    차라리!!! 내가 먼저 버려주겠어!!!!
    이러고 있다?!ㅋ
  • Profile

    [레벨:7]id: 라퀼

    2011.08.30 14:33

    흐..흐이 ;ㅁ;ㅁ;ㅁ;ㅁ;ㅁ;
    아니, 그게 그... 그러니까, 음, 미쳤달까, 미치지않았달까-
    우음 ....... 계속 보다보면 알게되겠즤? :9

    으히, 해류님 버린 나쁜 존재는 세현님일걸? <<<
    으햣, 아하하하하, <<
  • [레벨:6]id: 여해류

    2011.08.31 01:01

    세현?ㅇㅅㅇ
    세현이 누구?ㅇㅅㅇ(갸웃
  • Profile

    [레벨:7]id: 라퀼

    2011.09.05 23:08

    아직 나오지도 않은 캐릭터 ㅋㅋㅋㅋㅋㅋㅋ
    세현이라구, 음, 그러고보니 얼른 절연 써야겠다 ;ㅁ;ㅁ;ㅁ;ㅁ;ㅁ;
  • [레벨:2]TaRaZed

    2011.08.25 14:43

    나 뭔가 엄청 진지한 케릭터로 잡혀버렸어!?!?!?!?!?!?!
    ....두,두근두근 하구먼!@!

  • Profile

    [레벨:7]id: 라퀼

    2011.08.30 14:33

    쓰다보니 어라? 이 캐릭터 괜찮은데?
    막 끌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로, 평범치는 않을것이드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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