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오늘도 지훈은 왕을 만나러 나갔다.
게다가 성민까지 같이 가버려 혜빈은 혼자 집에 있게 되었다.


[오늘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하는 건가....에휴..]


지루해죽겠단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있던 혜빈은 호기심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벌떡 일어났다.


[그래, 이나라를 탐험해보자!!]


혜빈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무 무늬가 없는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성민과 시장에 가던 길을 떠올려 그곳으로 걷고, 또 걸었다.
하지만 혜빈이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자신은 엄청난 길치라는 것이다.
물론 혜빈 자신은 인정하기 싫어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목적지인 시장은 나오지 않았다.
그냥 포기하고 앞으로 걸어나가다 보니, 앞에 무언가 있었다.
호화스럽고 굉장히 큰 건물인 것으로 보아 혜빈은 그곳이 왕궁이라고 추측했고, 그 추측은 맞아떨어졌다.

왕궁엔 문이 열려있었고, 그 안으로 들어가 발길 닿는 대로 걷던 혜빈은 어떤 정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주변이 온통 나무로 덮힌 그곳은 한가운데에 커다란 연못이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혜빈이 이런 예쁜 연못을 보는건 처음이었기에 쭈그려 앉아 가만히 물을 찰방였다.


[와.....예쁘다....]


마침 그곳으로 들어오던 강우는 누군가 연못가에 앉아있는 것을 보자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그곳은 강우가 아끼는 장소였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발이 그곳을 더럽히는 게 싫어 누구든 그곳에
들어오면 목을 베겠다 하였다.
이곳에 허락없이 들어온 사람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들어온 걸까 하며 강우는 인기척을 냈다.

그리고, 그곳엔 새하얀 천사가 있었다.

그 소녀는 강우를 보자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강우야!!!]


강우는 잠시 당황했다.
자신의 아명(강우)를 아는것은 몇사람 되지 않는다.
그리고 저 소녀는 그것을 알 만큼 높은 신분으로 보이지 않는다.
어이없단 표정으로 강우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를 하나 하나 뜯어봤다.

달을 머금은 듯한 하얀 피부.
동글동글 반짝이는 귀여운 눈.
사람을 유혹하는 듯한 빨갛고 촉촉한 입술.

이리도 아름다운 처자가 있다는 것을 왜 모르고 있었을까.

[강우야...왜그래....?]


소녀가 당장이라도 울 듯한 표정을 지으며 강우를 바라보자, 한가지 생각만이 그의 머릴 지배했다.

저 소녀를 가지고 싶다.

강우는 표정 관리를 하고 소녀에게 물었다.


[이름이 무엇이냐..]

[나 혜빈이잖아,이혜빈.. 강우야, 정말 왜그래.. 나 생각 안나는거야..?]


한숨을 내쉰 강우는 혜빈에게 말했다.


[일단, 궁으로 들어 가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