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오와 로미엣(1) - Start Again 2
호화스럽게 꾸며진 방 가운데 20대 중반쯤 되는 사내가 방안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안절부절 못한체 계속 중얼거리며 의자에 앉았다가 다시 벌떡 일어나고 문 고리를 잡았다가
다시 손을 떼고 보는 사람이 애가 탈 정도로 안절부절해 했다.
" 폐..폐하!! "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자, 그는 우뚝 서서 두려운 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들..어오시오. 베포슨경. "
그러자, 문이 벌컥 열리면서 얼굴이 시뻘개진 채 숨을 헉헉 대고 있는 40대 사내가 서있었다.
그의 얼굴은 왠지 힘들어보이면서도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 어,어떻게 되었소? "
" 폐하, 건강한 왕자님께서 태어나셨습니다! "
" 왕비는? "
" 건강하십니다. "
그러자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 국왕. 그는 자신의 체면도 신경쓰지 않고 베포슨 경 앞에서
눈물 흘리며 모든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 다행이야, 다행. 모든 것이 이젠 잘 될 것이다. "
" 물론입니다. 폐하. 전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문이 닫히자,자신이 지금 체면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국왕은 괜히 헛기침을 하며
의자에 걸터앉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 1분도 채 기다리지 못한 체 다시 벌떡 일어났다.
"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으... 정신차려라, 레스카 5세! 빨리 아내한테 갈 생각은 왜 안해?"
자신을 자책하며 바삐 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사대륙중 동대륙에 위치한 레스카. 동 대륙의 중심왕국이다.
국왕의 이름은 파스탄 데 바스라오 레스카.
그는 지금 자신의 첫아들을 얻고 기뻐하고 있는 상황이다.
" 베테나? "
어느세 왕비가 있는 곳에 도착한 국왕 파스탄. 그는 사람들의 인사도 외면한 채 왕비에게 다가갔다.
왕비는 국왕이 온 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계속 눈만 감고 있었다.
" 베..베테나? "
" 으음... 폐하? "
" 아, 베테나. 괜찮...은 게요? "
단 둘이만 있을 때면 '베테나 괜찮아?'라고 물어봤을 국왕이 베테나의 따가운 시선에
바로 말을 고쳐 썼다. 그런 그를 한심스럽다는 듯. 하지만,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보고 있는
베테나 왕비는 활짝 웃었다.
" 폐하, 왕자입니다. "
" 들었..소. 그런데 정말 괜찮..은게요? 안색이 창백하오. "
" 괜찮습니다. 왕자나 보시지요. "
왕비의 말에 눈을 자신의 아들로 돌리는 파스탄 국왕은 들떠 있었고, 그런 그를 보는 왕비 역시
자신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시녀에게서 아기를 받아안은 국왕의 얼굴은 갑자기 몽롱해졌다.
" 폐..폐하? "
그런 그를 뭔가 이상하다는 듯 베테나는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런 그녀를 베포슨 공작은 누우시라고 한 다음 폐하께 다가가 국왕의 귀에 대고 그를 불렀다.
" 바스탄 폐하? "
" 응? "
어느세 정상적인 얼굴로 돌아온 그의 얼굴을 보며 한편으로 안심을 한 베포슨 공작은
그에게 되물었다.
" 어디... 안 좋은 신데라도.. "
" 아... 그런 게 아니오. 방금 전 내가 이 아이를 들었을 때. 창조신 님의 소리를 들어서. "
" 네? "
' 창조신 님의 소리 ' 라는 말에 베포슨 공작은 물론이오,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눈이 커졌다.
" 이 아이의 이름을 줄리오라고 지으시라는데? "
활짝 웃으면서 말하는 국왕의 말에 모두 ' 훗. 폐하도 참.. '과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에는 아랑곳 않고 국왕은 계속 해서 이름을 중얼거렸다.
" 줄리오..줄리오... 정말 멋진 이름 아닌가. "
" 그렇습니다. "
이렇게 줄리엣이 환생한 곳에는 평화만이 지속 될 때, 로미오의 환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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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다음 편은 로미엣의 탄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