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누나!"
"기다려, 부모님 사진을...!"
붉게 타오르는 집...
나는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누나마저 잃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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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어서오세요!"
"오빠, 오늘은 어떤 꽃이 예뻐요?"
"그러면서 사가는 건 하나뿐이 없잖아, 안 그래?"
"헤헤ㅡ."
"여기 있다, 안개꽃다발."
"고맙습니다!"
꽃집...
이 곳에서 나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누나를 잃지 못해 거의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던 나에게 힘이 되어준...
친구가 운영하는 꽃집입니다.
"야! 어때? 할만해?"
"물론이지. 뒤에 누구야?"
"아, 오늘부터 같이 일하게 될 애들이야."
"잘 부탁드립니다!"
"응, 나야말로 잘 부탁해."
환한 미소...
거짓일지도, 과장일지도 모르는 미소지만...
그래도 누나가 항상 해주는 말처럼...
언제나 웃으며 살라던 그 말처럼...
지금 나는 웃고 있습니다.
누나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그 누나가 못 누린 25살의 삶을 대신 누리기 위해-.
"형! 나, 장미 1송이만 주세요."
"그래, 잠깐만 기다려."
누나를 기억하며ㅡ.
누나가 못 누린 삶을 대신 누리며ㅡ.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