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숭아 나무의 꽃 - 도화(桃花)
  • [레벨:24]id: Kyo™
    조회 수: 1217, 2008-02-06 04:16:48(2006-11-17)
  • 그 친구는
    나에게 있어
    무엇과도 못 바꾸는
    아주 소중한 사람입니다





    복숭아 나무를 걸고 하는 약속은 절대 잊어버리면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약속






    " 붙잡으면… 또 혼나려나…? "
    " 어. "
    " 복숭아 나무에서 꽃이 피는 날에는 여기 서 있을게. "
    " ……. "
    " 꼭 돌아와. "
    " …노력할게… "

    그렇게 친구는 떠났습니다….
    붙잡을 수도 있었지만…
    붙잡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떠났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가지고 있는 큰 상처를…
    낫게 해줄 방법을…
    저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 벌써 5년째구만. "
    " 네, 그러게요. "
    " 죽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기다려서 뭣하누. "
    " 죽었을리가 없잖아요…. "
    " 쯧쯧쯧…. "

    친구가 떠난 지 5년….
    복숭아 나무의 꽃은 오늘도 하늘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치만 친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제발 무사하기를…
    간절히 빌 뿐입니다….

    " 자네, 여기 있었나? "
    " 아, 예. "
    " 장가는 안 가나? "
    " 아뇨, 별로…. "
    " 너무 기대는 말게. "
    " 네ㅡ? "
    " 아닐세, 그럼 나중에 또 보게나. "
    " 네, 안녕히 가세요. "

    누가 뭐라한들…
    이 간절한 마음을 꺾을 수 있을까요….
    복숭아 나무를 걸고 한 약속은…
    잊을 수 없는…
    잊혀져서도 안 되는….
    중요한 약속인데….



    " 아빠~ "
    " 그래, 재밌게 놀다 왔니? "
    " 응! 진짜 재밌었어! "

    벌써 12년….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날로 늘어갑니다….
    분명 이 아이를 보면 즐거워 할텐데….

    " 아빠, 아빠. "
    " 응? 왜 그래? "
    " 꽃 보러 가자! 꽃! "
    " 꽃? "
    " 응! 저기에 있는 꽃! "
    " 아, 복숭아 꽃? "
    " 응! "
    " 그래, 보러가자. "

    아이와 함께 하는 꽃구경은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이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었을 줄이야….

    " 와아! 꽃이다, 꽃! "
    " 그렇게 좋아? "
    " 저기…. "
    " 네, 왜 그러시죠? "

    낯선 아이 엄마와 엄마의 손을 꼭 잡은 작은 아이를 보는 순간….
    나는 예전의 그 친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작은 아이의 얼굴에는 분명 친구의 어릴 적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 도진(桃溱)…? "
    " 도진씨를 아시나요? "
    " 아, 예…. "
    " 역시…. 이 곳이군요. "
    " 그게 무슨…. "

    친구의 아내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어쩐지 눈물이 나는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복수를 할 생각으로 찾아간 남자는 이미 죽은지 오래였다….
    그리고 나서 친구는 그 날 이후 하루 하루를 술을 마시며 한탄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부모님을 죽인 남자의 딸이자,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이어진 두 사람은 숨어 살았다고 한다….
    행복한 시간이 흘러, 아이도 생기고 생활에 안정이 깃들 무렵….
    친구가 덜컥, 병에 걸리고 만 것이다….
    처음에는 나에게 알리려고 했지만, 걱정할까봐 연락하지 못했다고….
    친구는 얼마 전에 병으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고, 유언으로 날 찾아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 남편은…. 정말로 오고 싶어 했어요. "
    " 아…. "
    " 약속은 잊지 않았다고…. 그리고 약속했던 이 곳에 꼭 한번 오고 싶었다고…. 그렇게…. "

    친구의 아내는 소리없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슬픔은 나 역시 알고 있다….
    친구의 아내가 우는 이유를….
    나는 알고 있었다….

    " 그 사람의 말이 정말이었어요…. "
    " 무슨…. "
    " 자기 고향에 가면 복숭아 나무가 굉장히 많다고…. 그리고 그 복숭아 나무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아이와 함께 노는 당신의 모습은 정말로 복숭아 나무와 잘 어울렸어요…. 다행이에요…. 남편이 오고 싶어 하던 곳에 나와 이 아이가 같이 올 수 있어서…. "
    " 아마 저보다는 그 친구가 더 잘 어울릴거에요, 복숭아 나무는…. "

    그 날은 왠지 기쁨의 눈물이 흐르는 날이었다….





    복숭아 나무를 걸고 하는 약속은 절대 잊어버리면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약속

    ─‥─‥─‥─‥─‥─‥─‥─‥─‥─‥─‥─‥─‥─‥─‥─


    음, 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만...
    우니동 회원님들 중에 제 블로그 오시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아서,
    이렇게 우니동에 올려봅니다 (웃음)

    원래 10제이기 때문에 총 10편이 올라오구요.
    한편 올렸으니까 9편 남았네요.
    그리고 지금 블로그에서는 12제 쓰고 있고요a
    끝나면 올리고, 올리고 그럴겁니다.

댓글 3

  • Profile

    [레벨:7]id: 라퀼

    2006.11.17 19:59

    아아.. 순간.. 울뻔..<
    그렇구나- 약속이라.. 블로그 놀러가야겠다아아아~<
  • [레벨:8]id: 키위

    2006.11.18 01:47

    아아 이거 블록에서 봤던거다!!'ㅁ'<<
  • [레벨:3]六花

    2006.12.01 17:33

    으으...강력한 우정이군요..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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