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피스] 벚꽃이 지면... 9.
  • 조회 수: 881, 2008-02-10 14:49:28(2003-08-24)
  • “조로?! 어떻게 된 거야!! 그 상처는…!!”

    역시 예상대로 배에 도착하자마자 나미의 잔소리가 귀청을 울렸다.

    팔의 상처가 쑤시는데… 시끄러운 소리까지 들리니… 짜증이 솟구친다.

    “..별거 아니야..”

    “그게 별거 아니니?!! 어서 치료..”

    “별거 아니라고 했잖아!!!”

    “.,………………”

    솟구치는 짜증스러움에 그만 소리를 내지르고 말았다.

    그래도 ..효과는 있었는지 더 이상 녀석의 잔소리가 들려오지 않았고

    난 그대로 다친 팔을 움켜 잡은 채 녀석을 지나쳤다.

    “……………”

    세상이 돈다..

    왜 이러지.. 술도 먹지 않았는데..

    상처부위가 아파온다.

    끊임없이 피가 흐른다.

    해적사냥꾼 로로노아 조로란 애칭과 어울리는 피 비린내가 온몸에서

    여자의 향기 같은 그 것처럼 뿜어져 나왔다.

    “읏…”

    순간 정신이 바닥으로 꺼지기 시작했다.



    .
    .
    .


    “……………….”

    차가운 밤바다의 냉기가 몸을 휩쓸고 지나갔다.

    저 멀리 빨갛고 눈부신 저녁노을이 보였다.

    야자수나무가 여기저기 솟아 있었고 여러 종류의 새들이

    합창 지어 노래 부르고 있었다.

    어색한 광경에 눈을 부비고 다시 떠보았다.

    하지만 그대로 였다.

    여긴 어디지..?



    난 분명..

    “…….호모.”

    “……………?”

    순간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았다.

    “………..!”

    순간 심장이 멈추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평소보다 동공이 커졌고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 물체를 확인한 순간 심장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미친 듯이

    가슴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너…”

    “..호모자식..”

    “…………….”

    금발머리에 반짝이는 푸른 눈을 하고 있는 그 녀석은 무표정으로

    나를 향해 단 한마디만을 중얼거렸다.

    “..더러운 호모 자식..”

    “……………”

    “거기다 변태고..”

    “…………….”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말문이 막히는 것 같았다.

    가슴은 여전히 미친 듯이 뛰고 있는데 하고 싶은 말은 잔뜩 쌓여 있었는데

    입이 열리지 않았다.

    “..너 따윈 정말 싫어..”

    “…!”

    “네 눈앞에 보이지마.. 꺼져버려..”

    “…좋아해…”

    “………………”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저절로 ..녀석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음 말을 잇기라도 하듯..

    중얼거렸다.

    어느새 한줄기 물줄기가 내 뺨을 타고 흘러내려왔다.

    “…좋아해…”

    “..더러워..”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는 듯 차가운 말을 내 뱉는 그 녀석이

    보였다.

    꿇고 있던 다리를 바로 세워 일어섰다.

    언제까지나 녀석과 비슷할 줄만 알았던 키는 약간이나마… 커져 있었다.

    그리고 꼭 끝없는 주문이라도 외우듯 다시 입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좋아해….”

    “너 따윈 정말 싫어..”

    “………….”

    차가운 무표정에 한번도 눈썹 하나 찡그리지 않는 녀석을

    꽉 껴안았다.

    분명 날 있는 힘껏 밀칠 줄 알았던 녀석은 예상 외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차렷 자세로 여전히 무표정 그대로 내 가슴에 말뚝을 박듯 그렇게

    차가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고 있었다.

    “..너 따윈 죽어버려..”

    “..좋아해...”

    “…죽어버려..”

    “..어떻게 해야 내 마음을 알아줄래..?”

    “..죽어..”

    “..어떻게 해야…!”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눈물로 꽉 찬 눈동자는 핏줄이 서있었고

    눈앞에 있는 사물조차 눈물로 가려 흐릿하게 보였다.

    또다시 쓰러질 것 같은 어지러움을 느낀 채..

    마지막으로 그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내 눈앞에서 꺼져버려 ”

    “……………….”

    .
    .
    .



    “조로? 정신이 들어?”

    “……………”

    ..꿈이었나..?

    이렇게 까지 생생한 꿈은 처음 이었다.

    그렇게 생생하기에 .. 꿈이란 느낌 조차 들지 않았고 꿈 속에서

    들려오던 녀석이 말이 떠올라 괴로움은 더해져 갔다.

    “..조로. 많이 아파..?”

    “……………”

    차가운 냉기에 정신을 차렸을 땐 나미가 찬물로 적신 물수건으로 내 얼굴을

    닦아주고 있었다.

    눈꺼풀이 왠지 모르게 무거웠다. 손가락으로 가볍게 훔쳐보니 물기가 남아있었다.

    꿈에서 흘렸던 눈물을 현실에서도 흘렸구나.. 라고 생각한 순간 다시 가슴이 무거워져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고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익숙치 않은 나미의 저 애처로운 눈빛도 내 가슴속의 짐처럼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한숨자.. 팔의 상처는 대충 붕대로 감아 놨으니까

    .. 다음마을에 또 도착하면 제대로 치료하자..”

    “…………..”

    나미의 행동이 이상하리만큼 평소와는 달리 부드러웠다.

    그래.. 이상하리 만큼..

    “..왜 그렇게 친절하지?”

    “…뭐?”

    “..왜 항상 득이 되는 것도 없으면서 내 일에 간섭하냐고..”

    “..그…그렇지 않아..”

    나미는 적지 않게 당황하며 무슨 말을 하려다 관두는 등의 것을 반복했다.

    난 그런 나미를 바라보았고 이어 말했다.

    “..얼굴.. 빨개졌다.”

    “뭐..뭐?!”

    사실 얼굴 따위 빨개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내가 그 말을 하고 난 후 거짓말처럼 나미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난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나미!! 여기 있었어?”

    “어… 루..루피.”

    딱 때맞춰 루피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평소보다 밝은 표정이 가슴 한구석을 아프게 만들었다.

    “상디가 깨어났어!!!!!!!!”

    “……..!!”

    예감 적중인가..

    그렇게 깨어나길 바랬는데도 기쁜 마음은 들지 않았다.

    아니 ..반대로 가슴 한구석이 적잖게 시리기 시작했다.

    “..그..그래..”

    “그렇다니까!! 조로도 얼른 와!! 나 먼저 가 있을게!”

    루피는 그렇게 소리치며 다시 뛰쳐나갔다.

    그리고..

    “..자… 조..조로. 가자. 상디가 깨어났다잖아.. 쭉 보고 싶어했지..?”

    “…………”

    밝은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나미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난 보았다.

    상디가 깨어났다고 루피가 웃으며 말하는 순간, 저 녀석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는 것을..

    “..정말 가길 바래?”

    “…뭐…”

    손을 내밀어 그녀의 가는 팔을 강하게 붙잡았다.

    나미는 움찔거리며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 또한,..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윗층에서 루피와 우솝……. 그리고 …………….


    ……………..


    그 녀석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

    9편끝입니다^^;;좀 늦었죠; 죄송해요.. 하하..
    스토리가 떠오르긴 하는데 글이 안써져서..으음.
    후훗.. 엉뚱한 삼각관계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나미가 아니라 루피로 할까.. 도중에 쓰다가 생각했는데
    1편에서부터 이어온 내용을 보면 나미가 적격일 것같아서
    어쩔수없이 나미로.. ㅎㅎ;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상디와 조로의 말싸움에서
    나미의 ‘여성’이란 문제가 나오거든요 ;;하핫.
    그럼 담편기대해주세요^^
    즐거운하루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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