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클로로마이세틴#28
  • 빛 바랜 추억은 의지를 얽매이게 한다.













    두근두근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


    "아아- 다크. 이제 정신이 드나요오?"


    "?!"


    "자, 내 손을 잡으시고. 네이리튼을 그 손에 들어요."


    러버였다. 그는 네게 손을 내민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네 말라비틀어진 손을 들어 모래 깊숙이 파묻혀 있는 네이리튼을 안간힘을 써서 꺼내들었다. 무겁기도 해라. 네이리튼이 언제부터 이렇게 무거워 졌었지?


    "고생했군요? 하하. 하기야 여기 시간상으로는 며칠이 지난 셈이니."


    변함없이 웃는 모양. 불가사의할 정도로 사라지지 않는 이 포커페이스의 끝은 어디일까? 짐작도 가지 않는다.
    아니, 그것보다는 여기는? 이리도 덥고 내리쬐는 태양 빛과 모래와 구름 한 점 떠다니지 않는 것은 보면... 분명 사막.


    태어나서 처음으로 와 보는 곳이다. 아니, 환상일수도.




    "저기.. 러버씨는. 힘들지 않아요?"



    나는 온 몸이 검어 햇빛을 받으면 배는 더 뜨거워질 피부를 하고 있는 러버를 존경...아니 조금 괴물을 보
    는 듯한 눈을 하고 나선 이곳 저곳 틈 사이로 끼여든 모래들을 하나 하나 손가락으로 힘들게 빼내었다. 모두 털어 내고 싶었지만 곧 그런 행동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곤 그 행동을 멈췄다. 그리고 러버씨의 시선도 있었기에,



    "불가사의의 남정네는 좋은 거.."







    "아무 것도."


    아아, 대체 어째서 내가 그런 바보 같은 짓을. 대답해 주지 않을 계 뻔하다. 숨겨진 과거니 뭐니 해서는 결국 요는 귀찮다는 거겠지? 나는 적어도 내 얼굴에 들러붙은 모래와 신발 속의 모래들은 털어야겠다고 마음먹고는 그제야 생각난- 청소 마법을 시전 했다. 원래는 허드렛일을 하기 위해서 고안된 마법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대상자를 바꾸어 살아있는 것에게 써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여러 방면에서 유용한 마법. 나는 러버씨에게도 그 마법을 걸어주려 했지만 그는 아무런 모래도 들러붙어 있지 않았다.



    숲의 엘프와는 다른 세계의 엘프라도 엘프는 엘프인 것인가?



    나는 인간과 엘프의 차이에 대해 투덜대며 다시 뒤를 돌았다.



    "여기는 '그녀'의 의식 속인가요?"



    러버는 빙그레 웃었다.



    "'그녀'의 의식이지만 틀렸습니다아."



    "아, 그러면 그녀의 마법?"



    "정확히 하지면 술법이라는 거죠."



    그게 그거가 아니었던가? 아, 아니지. 마법과 술법을 다르지. 마법은 편리하고 더 빠르게 시전을 할 수 있었지만 위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술법은 시전 하는 시간이 길지만 그 위력은 마법의 배에 달한다. 역시 '신'의 힘은 위대해.



    ...그런데 지금 이렇게 유유자적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는데.



    "여길 빠져나가야 하지 않나요?"



    나는 땀을 뻘뻘 흘렸다. 후들거리는 다리에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은 건지 홀쭉해진 몸과 이 열기란...
    크윽. 빌어먹을 대치로다.



    "그렇습니다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죠. 방금 전 술법이 약간 흔들렸으니 어쩌면 그들이 이곳에 들어온 것이 아닐까요오?"



    그들이!



    "그렇다면.."




    츄하학!





    <꼴 좋군.>



    +++





    "헉...헉.."




    네코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어 숨을 쉬기가 괴로운지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혈화는
    급한 대로 아쿠아에게 약간 차가운 물을 만들어 내라고 계속 지시를 내렸다. 원래 정령주(精靈主)의 딸인 그녀는 별 무리 없이 혈화의 요구를 받아 시행할 수 있었고  긴 로브자락과 거의 하늘거리는 옷들을 입은 혈은 많지는 않지만 수건을 공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은 네코였다.




    "제길, 제길, 제길! 혈화!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혈은 네코의 괴로운 모습에 불안에 진저리가 나는 지 혈화에게 신경질 적으로 소리쳤다. 그러나 정작 반응을 보인 것은 이루였다.



    "목소리를 줄이시오. 당신 말고도 지금 진저리 나지 않는 사람은 여기 없으니. 알아들었으면 일단 이제 수건 만드는 짓은 그만하고 해열제 만드는 거나 도와주오."



    이루는 혈의 그 모습을 살짝 양미간을 구긴 체 바라보다 이내 입을 열어 낮은 목소리로 그를 질책했다. 그러자 혈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물에 적시고 있던 수건을 접어 네코의 이마에 올려놓은 다음 이루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 곳에는 아까 전 제페모데아와 올리브 나뭇잎을 개어 물과 섞었던 것을 담았던 질그릇에 검푸르고 털이 난 풀이 놓여 있었다. 헌데 그것을 진물을 내게 하니 냄새가 고약하기가 이를 데가 없었다.




    "이건....우욱."


    "흐음. 마린리스소저가 이걸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더 위험했을 수도."


    혈은 말을 하려고 숨을 들이마 쉬기가 무섭게 코를 막았지만 이루는 별 개의치 않고 말까지 하면서 잭나이프의 끝으로 그 약초를 짓이겼다. 그렇게 있기를 몇 초 후에 그 고약한 냄새는 사라지고 머리가 개운해 지는 듯한 향만이 감돌게 되었다.



    "다 된 건가?"


    혈화는 고약한 냄새가 사라지자 고개를 돌려 약이 다 된 건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이루는 끄덕이며 질그릇에 담긴 약을 혈화에게 건넸다. 혈화는 그것을 받아 네코에게 먹였는데 먹고나서 시간은 경과하자 열이 차츰 내려가는 것이 효과가 있었다. 일단 열에 대한 걱정은 조금 안심이 되었지만 이건 일시적인 것일지도 몰랐다.



    약으로 열을 내렸다고는 해도 계속해서 혈압이 내려가지를 안는 것이 또 다시 열이 오를 것이 분명했다.
    아쿠아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괜한 짓을 한 것은 아닐까. 그녀는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냥 사상미로진(思想迷路蔯)을 기(氣)를 이용해 찾는 것이 시간이 오래 걸려도 더 안전한 일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걸 말하지 않았다. 어쩌면 속으로 누군가가 대신해 이 결계를 타파해 주었으면 하는 마름이 무의식중에 자리했는지도 몰랐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이다. 지금 후회해서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아쿠아는 지금의 현재에 열중하겠노라고 수없이 다짐을 반복했다.  



    그녀는 머릿속에서 한 사람을 떠올렸다.



    [크리스..! 그 사람이 있었다면. 그렇다면 네코를 도와 줄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여기에 없는. 자신과 가장 친한 사람이자 자신의 조언자인 그 사람이 이토록 간절했던 적이 없었
    다. 아데롯사를 떠나던 날 오랜만에 보았던 그녀를 잡았어야 했다는 후회가 물밀 듯이 몰려왔다. 그러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그때 아쿠아와 그 크리스라는 사람은 냉전 중이었다.



    그렇게 아쿠아가 후회를 하고 있었을 즈음.
    다른 방향에서 달리고 있던 진과 별은 얼굴을 잔뜩 구기고서 팔과 다리를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 그래. 여기 누가 먼저 오자고 했을까?"


    "아, 그래! 나였지?"


    "아, 우라질! 왜 그랬을까? 아군 따위 집어치울걸!"




    "....진? 일단 나에게 사과부터 하는 게 우선 이지 않을까? 혼자서 신세 한탄하지 말고."



    별은 혼자서 질문하고 혼자서 답하는 정신이상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진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진과 마찬가지로 별도 얼굴이 구겨질 대로 구겨져 있었다. 처음에는 진이 먼저 질렸다. 하기야 지루한 것을 죽는 것만큼이나 싫어하는 그녀가 이 끝도 없이 반복되며-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공간을 즐거운 기분으로 활기차게 달린다는 것은 0%에 가까웠다. 그 다음은 인내력이 어느 정도 있었던.. 그래도 침착한 면모를 보인 별마저 진저리를 쳤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넓고 넓은 공간.



    그것은 질기다는 인간의 의지를 꺾어 버릴 정도로 거대했다.



    "이 무식하게 큰공간에서 이제 나갈 수도 없어. 알아? 얼마나 달려왔는지!"



    별은 진을 질책했다. 역시 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얌전히 결게 밖에서 기다려도 될 것을 괜히 들어와 생고생을 하고는 이제는 이 넓은 공간에 갇혀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지끈거려오는 머리를 짚으며 별이 달리기를 멈추자 진도 따라서 달리기를 멈췄다.



    "하지만 나도 이렇게 넓은 줄은 몰랐어. 처음 잘못은 나지만. 그래.. 미안해. 무모하게 뛰어들고 말았어."


    진은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무엇보다 별은 처음부터 반대했으나 무작정 뛰어들어버린 진에 의해 강제로 결계안으로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 기다려 보자."


    "?"


    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기다려 보면 분명히 우리와 다르게 들어온 사람들도 여길 빠져나갈 대책을 강구하겠지? 그럼 우리는 그들이 이걸 해결할 동안 쉬고 있으면 되는 거야. 물론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거지만."


    진은 별의 그 말을 듣고서 입을 벌렸다. 한 눈에 봐도 '몰랐어!'라는 기색이 눈에 띄었다. 분명히 진의 기억 속에 4명의 사람들이 우를 몰려 결계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있었다.-제5의 인물도 있었지만- 그들도 지적생물이라면 분명 이 상황을 지루해 할 것이고 수가 많은 만큼 해결책을 낼 수 있을 수도 있다.



    "좋아. 그럼 기다리기로 결정난 거지?"



    별은 진의 멍한 표정을 보다가 싱긋 웃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진은 정신을 차리곤'어, 응.'이라고 말한 뒤 자신도 따라서 바닥에 앉았다.



    "일단 여기서 죽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더 이상 달리다간 체력소모가 너무 심해."


    "그래. 체력을 아껴야지."




    둘은 무릎사이에 얼굴을 파묻으며 잠시 동안의 수면에 빠져 들었다.





    +++



    "크..!!"



    <왜 그래? 두려워?>



    네코는 신음을 흘리며 물러섰다.
    저건 유령인가? 회로가 보내는 기억의 잔해? 그것도 아니면 이미 아신위가 알아채고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한 건가? 네코는 혼란스러움에 팔을 움켜쥐었다.



    "당신, 당신 누구야..!"



    네코는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그 음성의 주인은 낮게 웃음소리를 흘리면서



    <만난 적이 있었잖니. 난 '그녀'야.>



    라고 말했다. 그러자 네코는 도리질을 하며 강한 부정을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아신위에게 흡수당하면 그 육신에서 분리될 영혼이 여기에 있다는 것은..."



    투웅.



    그 음성의 주인이 가까지 다가와 순금빛으로 빛나는 손을 초록빛 방어 막에 올렸다. 그러자 초록의 물결이 일며 점점 얇아지더니 순금빛의 손은 초록의 장벽을 통과했다. 그러자 네코는 반사적으로 그 손을 피했다. 그리고 방어 막을 자신의 의지로 복구하려고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오지마!"
    그의 눈에는 선명히 '그녀' 댄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것도 인간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저건 회로들의 함정일 수도 있었다. 부비트랩 같은 치명적인 함정. 네코는 최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면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댄은 슬픈 듯한 눈물에 젖은 듯 보이는 눈으로 네코를 바라봤다.



    <네코..>



    사라락



    "으.."



    댄은 네코를 껴안았다. 네코는 그 몸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눈을 찔러 통증이 느껴졌는지 눈을 감았으며 서서히 몸에 따듯한 기운이 도는 것이 느껴졌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에 아까 전의 그 경계심은 서서히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마약 중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점점 죽음의 길로 빠져들고 있는 것처럼..



    <후후후..>



    댄은 작게 웃었다. 그리고 그 입가인 비틀린 호선을. 이건 분명 위험한 웃음이었다. 하지만 이미 그 마수에 걸려들은 네코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네코.. 미안하지만...괴롭더라도...>



    음성의 주인은 손을 들어 커다란 빛의 구를 만들더니 온통 순금빛으로 이루어진 빛의 검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어진 다시 한번의 비릿한 조소. 네코의 눈은 멍하게 풀려버렸다.




    <당신은 여기서 죽습니다.>


    댄은 섬뜩한 음성에 광기어린 눈으로 네코를 바라보았다.






    스릉!















    ============================================================

    자.
    네코씨는.
    과연?+ㅁ+[즐기고 있다.]
    움무핫핫!
    대략 미스테리 미스테릭스 28화!
    다음편은 네코의 운명이 판가름 나는......
    [점점 즐기고 있어, 이러면 안돼!;ㅁ;]
    우후후...우후후후후...


    대략 미서년씨의 부활과 함꼐 최강 오누이가 탄생하겠지요..
    지금 댄의 성격으로 보자면...

    둘이서 죄다 뒤엎어 버릴 수도;;

    으음. 아무튼 오늘도 즐거운 하루!+ㅁ+

댓글 9

  • [레벨:9]ねこ[네코]

    2003.10.11 19:18

    끄에에에엑;!! 악취미;!! [퍽]
    .....나 죽기 싫어;ㅂ;/!! [털썩]
  • [레벨:24]id: KYO™

    2003.10.11 19:19

    아아악!!
    네코 죽이면 안돼!!! ;ㅁ;
    댄이 너무 무섭다....;ㅁ;
  • 루넬

    2003.10.11 19:42

    아하하하..설마 죽이진 않겠죠..
  • [레벨:6]11.29[아쿠아]

    2003.10.11 19:48

    네코를 죽이지마아아아아-!!!+ㅁ+
    스트로씨-미워할꺼ㅇ...ㅑ.....(퍼벅-)
    어서어서 소설을...내놔+ㅁ+(퍼버벅-)
  • [레벨:8]미서년살앙

    2003.10.11 20:43

    /웃음/

    어서 네코상을 죽여주세요./생긋/

    저는 언제나 살아날까요../웃음/
  • [레벨:9]ねこ[네코]

    2003.10.11 21:42

    ..핫핫핫..... 역시 블랙모드라는것은;ㅅ;...
  • Goku[혈이]

    2003.10.11 21:50

    네코 죽이면.....안돼.....[털썩]
  • [레벨:4]★스트로베리밀★

    2003.10.12 08:36

    컥;;;;;;;;;

    네코씨를 죽이면 왠지 저도 죽을 것 같...
    아 보이는 군요.*^ㅡ^*[생글]

    우후후후...................................[사라진다]
  • [레벨:5]루첸

    2003.10.12 19:31

    ;ㅁ; 나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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