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클로로마이세틴#23
  • 파드득

    파드득



    낙엽이 지고 썩어 대지에 양분을 주는 계절이 지나갈 즈음.


    쪽빛 고운 꽃씨 만한 행복은


    질풍처럼 달려오는 노도와도 같은 매서운 겨울 바람에 부서지리라.



















    "아으윽!"

    손 하나 까딱 할 수가 없다.
    이상한 세계.
    이곳은 어둠이되 어둠이 아니며 눈은 있으되 몸은 없는 세계이니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진위를 구분할 수 없더라.


    나는 어디서 오는 지 모를 고통에 작게 신음 소리를 내며 시야를 돌렸다.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사이에 그곳엔 도시가 있었고
    그 도시는 곳곳에 가로수가 심겨져 있었고 집집마다 올리브 나뭇가지를 꺾어 꽂아놓아 아에쓰가 자유국의 평화가 지속된다는 마음과 저 멀리 검을 날개를 달고 인간을 증오하는 흉악한 리릿크들의 침입의 막음을 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건?"


    내 고향이 보였다.


    그리고 내 고향인 루디에 마을에서 처음으로 눈에 뛴 것은 도서관 사서인 나트 사서가 보였다.
    여긴-마치 내가 몸체도 형체도 보이지 않는 공기처럼 존재했다. 손을 들자하니 손은 보이지 않고 아래를 내려보자니 초록빛 수풀만이 보이누나.



    나는 방관자처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절대로- 너는 눈을 감을 수 없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댄'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아신위 주작(朱雀)이라고 불러드려야 하나.




    나는-




    그 홍염(紅艶)에 휩싸인 날개를 맨 정신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크으윽!"




    정신적인 충격을 받으면서 나는 눈앞이 흔들거림을 인지했다. 필시 이 곳은 '그녀'의 술법 안이며 나는 그에 대한 방어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밖에서 깨지기 전에는-














    제발.. 그들이 달려나와 이 속박(束縛)을 인지하기를.
    말리 꽃의 순결함에 현혹되어 공간의 틈을 지나치지 말기를..!!









    +++






    "예로부터 주작(朱雀)은 그 성격이 하늘의 4신(四神)중 화(火)에 속하니 노도(怒濤)처럼 무섭다하여 그 몸에 흉(凶)을 끼친 자에게는 몇 배의 길흉(吉凶)을 주나 복(福)을 가져다 준 자에게는 몇 배의 화복(禍福)을 주더라."

      




    우우우웅-






    고운 목소리의 음성이 사라지자 요동치는 울림이 뜨거운 열기를 화하며 땅을 가르고 하늘을 가르러 올리브 나무에 머물게 하여 나무를 파괴하고  올리브 나무의 힘이 사라지자 생명이 거하는 태(胎)에 입하여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집집마다 열기를 토하니 인간의 위세가 하늘을 찌른다 한들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화르르르르륵-





    고온의 열기를 뿜어내며 초신성(超新星)이 하늘에서 발하여 내는 열기와 맞먹을 정도의 열화(熱化)를 뿜어내자 올리브 나무의 마법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사람들의 육신은 비명을 지르며 재가되었다.





    "하아아아아악?!"





    이때 커다란 정신적인 괴로움을 당하는 이들이 있었다.
    존재는 있으되 몸은 없어라, 이공간(異公刊)에 존재하는 푸른 머리카락의 붉은 눈동자를 감지도 못하고 열어야 하는 가엾은 소년과 은발과 청 회색의 피부를 가진 요정이다.
    공간과 공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간 술법(術法)은 남방 사신(四神)의 강대한 힘이여 제 아무리 소년이 가진 정령(精靈)의 힘과 어둠의 인을 받은 마신(魔神) 아린게쓰의 첫 번째 아이 다크 엘프의 힘이라 해도 그 힘을 깰 수 없었다.





    "큭..."





    눈앞에서 시신과 살육의 광기가 이뤄지니 그 누가 괴롭지 않을까.



    언제나 깊은 곳 알 수 없는 어둠을 가지고 있던 요정도 신음을 흘렸다.


    그러나 요정은 시선을 위로 올리고 비웃음에 찬 입을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자에게 열었다.



    "아하하. 그 몇 배의 복수 극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나,"



    어딘지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자가 요정에게 관심을 보내자 요정은 뜸을 들이다 계속 말을 이었다.



    "진실로 사람을 죽이면 그건 모든 수인(獸人)의 왕(王)이신 그대가 할 짓이 아니라 봅니다."





    갓 태어난 아신위는 아직 색이 정해지지 않은 인격체라고도 할 수 있음에 요정은 이를 교묘히 이용하여 도리어 벌하는 자에게 죄를 물었다. 그 조소 담긴 말은 그대로 어딘가에 있을 자에게 들이박혀 그를 혼란하게 함을 야기 시키는 일이 초래되었다.





    허나 모든 것은 아직 완전히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한 그 어딘가에 있을 자의 정신에 있어 누구 탓이라고 할 수 없었다.







    결국에 어딘가에 있는 자- 어린 아신위는 모습을 드러내어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하물며 인간이. 그리고 요정이라 한들 내 주인이자 전의 소녀의 가족이자 내가 아끼던 자를 해하였으니 이는 신(神)인 내 위신을 모독함과 동시에 남쪽의 천지가 노해 너희를 증오하리라."






    "..."






    "그때의 그의 증오는 한도 끝도 없었다. 그자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이 몸을 스친 순간 몇 번의 생을 거처도 반복되는 생에 대한 영혼의 아픔에 나는 탄식하였느니라."






    마지막에 소년도, 요정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은 어린 아신위-이자 '댄'은 그 눈에 투명하고 맑은 한 줄기의 눈물을 흘렸다.





    "너희는 그 영혼의 울부짖음을 들어보았는가."






    요정은 반문할 수 없었다.







    "너희는 모른다. 그 모름에 지은 죄라 해도 애초에 행한 것이 그 끝이 좋지 않은 것이니 너희는 그 배의 고통을 맛보게 되리라."











    +++











    아프다.
    가눌 수 없이 아프다!




    몸이 아픈 것이 아니다.
    마음이 아프다.
    정신이 아프다.
    내 마음이 찧어 발겨져 눈물로 화(化)한다.





    "아으으!! 제발... "







    나보다 어린것이 죽어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저 어린것이. 겨우 철들어 부모의 보살핌에 은혜를 알아 배우고 행복하게 살아야 할 것들이 각기 음성과 높낮이는 다르지만 한 마음으로 비명을 지른다.









    ...................나 때문에?







    나 하나만 받으면 될 일이 왜 저들에게 미치는가.





    왜?









    처음부터 잘못 된 일이었어.

    옛 아데롯사의 저주받은 13번째 현자가 말하길 가라사대 '시작은 그 끝보다 중요한 것이다.'.

    그는 비록 13번째 현자임에도 수치스럽게도 저주의 인을 지니게 되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후세에 그 현명함이 하늘을 찌르더라.







    아무리 불러도 네이리튼은 응답하지 않는다.

    혼자서 이걸 견디어 내야 하나.







    "우윽....제기랄.."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댄에게 대한 분노보다는 나에 대한 분노가.

    저들은 내가 잘못한 과오에 시달릴 이유가 없다.





    단지 친하고 같이 살았던 고향 사람들이라서?




    이것도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동의한 적도 없고 나에게는 그들을 몰살시킬 권리도 없다.





    아신위- 그녀의 서슬 퍼런 목소리가 내게 바늘이 되어 찔러온다.






    <너는 몇 배의 고통을 받으리라.>






    계속되어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말.






    내가-


    그래, 내가 그를 해쳤기로서니.
    이런 일까지 당해야만 하는 것인가. 나는 한 사람의 목숨을 내 일을 위해서 버렸다.
    그렇다면 지금 '그녀'가 행하고 있는 일은 그저 자신이 받은 치욕과- 그리고 한 명의 혈육을 위한 복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들을 해칠 권리가 없어!!





    그녀의 말대로 라면 그녀는 나의 수백 배에 달한 고통을 봐야해.



    막 피어난 꽃들과 성스러운 평화를 가져다줄 올리브 나무와 지나가던 벌레, 행복하게 살면서도 권태감을  느끼며 살아와야 했었던 사람들.







    "당신은 이들을 해칠 권리가 없어!!"





    "?!"





    나는 발악했다.






    "당신은-비록 내가 죄를 지어 있다고 해도 저들을 해칠 권리는 없어!!"







    그 술법이 날카로워 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가 분노해서 일까.


    내 목에선 붉은 선혈들이 뿜어져 나왔다.  









    +++








    이루와 아쿠아는 이상한 낌새를 차리곤 네코와 혈화를 깨웠다.




    "러버, 다크. 그리고 댄. 이 세 명이 감쪽같이 사라졌더군요!"




    아쿠아는 불안에 떨며 말했다.




    "그, 그렇다면 댄누님이 설마..?!"




    네코는 경악했다.
    안 그래도 찜찜한 것이 마음에 걸리던 문제였는데.



    일이 터지고도 남을 시간이 흘렀으리라.




    네코는 머릿속에 자신의 친우를 떠올리며 다급히 말을 이었다.





    "그들을 찾아야 합니다! 이미 시간이..."






    스윽-





    혈화가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뜨며 말했다.






    "제일 향기롭고 아름다워 보이는 순백의 말리 꽃을 찾아라."





    "?!"





    혈화의 말에 이루는 놀란 눈을 했다.




    "당신-남방의 마법을 알고있었소?"




    사실 말리 꽃을 이용한 마법은 치유나 공간을 만드는 등 유용한 것들이 많았지만 그 만큼 술사(術士)의 자질이 많이 필요로 하는지라 감히 시전 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모르는 것일 텐데-




    이루라고 하더라도 말리 꽃을 이용한 마법은 고작해야 서너 개에 불과했다.





    거기에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일진대 이런 낯선 곳에서.
    게다가 칼을 차고있는 검사가 그런 것을 알고 있으니 마검사도 아니 되어 보이는 것이 신기할 만도 했다.





    "그런 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혈화는 귀찮다는 듯이 이유를 밝히기 싫어했다. 이루도 남이 밝히기 싫어하는 것을 굳이 따지면서까지 몰아부처 알아내고픈 꽤나 성가신 취미는 없었기에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지만 호기심이란 그리 쉽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번 들러붙으면 더더욱 강하게 들러붙는 성질의 것이었다.






    "아무튼- 이 날씨에 말리 꽃이 필지는 의문이오나 일단 한시라도 빨리 그들을 찾아야 하니 다들 준비하고 일어서요!"





    아쿠아의 지도력 있는 말이 모두를 이끌었다.

















    "우후후후. 이거.. 꽤 흥미진진한데?"



    "진! 그런 말하면 못 쓰는 법이야."



    아쿠아, 이루, 네코, 혈화가 각기 무기를 단단히 몸에 매고 말리 꽃을 찾으러 나가자 밖의 오래되고 큰 아름드리 나무에 몸을 숨기고 있던- 예의 그 검은 천을 두른 자가 두 명이나 있었다. 한 명은 이전에 보았던 블루블랙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는데 후드를 벗고 있어 그 찰랑거리는 머리를 숏컷으로 자른 모습과 적동색으로 매끈하게 빛나는 피부. 새파란 눈동자가 드러나 보였다.


    그리고 그 옆의 또 다른 이는 앞머리를 내리고 생 머리를 일자로 해서 자른 갈색이 도는 검은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동양적이고 하얀 피부를 가진 그에게 잘 어울렸다.



    "흐으응~별이는 다 좋은데~왜 그렇게 착한거야아아?"


    블루블랙의 머리카락을 가진 이의 이름은 별 이었다.


    "진...네가 너무 사악한 거라고는 죽어도 말 못하는구나."


    이어 갈색이 도는 검은머리의 사람의 이름은 아리진 가인.


    "아하하하핫! 하지만 봐! 세상에 이런 기막히고 재미있는 볼거리가 또 어디에 있다고?"



    그 둘은 속닥거리며 수군대었다가 언성을 높이며 하는 둥 내가 맞네 저가 맞네 등등의 시비를 가리며 약간의 소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결과 때아닌 초록빛 낙엽들이 아름드리 나무 밑동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아아, 너 그러다 또 주군이 혼쭐내시리라. 자고로 암살대 답 게 조신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들켜버린다!"


    "랄랄라~ 뭐 어때? 아무튼 그 여자가 아신위가 되었으니 잘 하면 우리편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잖아."


    "아~아. 정말!"


    별은 히히덕 거리는 진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새처럼 빠르게 지붕사이를 오가며 바이블 운반자의 일행들을 신나서 따라잡고 있는 진을 따라 자신도 그 몸이 날래다 하여 그 어떤 짐승도 따라올 자가 없다는 은색 여우처럼 재빠르게 몸을 날래며 지붕 사이를 오갔다.










    ========================================
    라라라라라라...............[먼산]



    아아............

    요즘 좀 그렇더군요..........예.............

    으음.

    그러나 코믹의 요소는 이번 대 전투가 끝나면 다시 부활할 것이오니...

    [그 보나는 소햏네의 슬럼프가....]




    자자~
    자~아아

    일단 전 번의 말했던 바의 사람들 등장.
    이로서 모든 신청자들이 전부 등장 했소이다.

    [이봐; 지금 23째 편이라는 거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


    랄랄랄

    다음편은 며칠간의 공백기간이 있을 듯 하군요.

    아아;;

    가장 긴박한 부분에서 이런;;;


    ...........................................[도망간다]

댓글 11

  • [레벨:24]id: KYO™

    2003.09.27 00:01

    멋져!!!!! +ㅁ+
    빨리 빨리 쓰시오!!!!! +ㅁ+
  • [레벨:4]★스트로베리밀★

    2003.09.27 00:11

    헉;;;;;;;;;;;;

    빠, 빨리 쓰라니;;;;;;;

    그런................................[풀썩]
  • Goku[혈이]

    2003.09.27 00:14

    길어서 좋다는..-ㅅ-[탕-]
  • [레벨:9]네코메이

    2003.09.27 00:29

    역시 길다아아아.. [버엉]
    대단하다구우우우;ㅅ;...
    이렇게 긴걸로 23편을 잇다니.. 존경해에에에;ㅂ;!!!
    게다가 무지 잘쓰잖아아아아아아;ㅂ;.....
    .....다음편 내놧;ㅅ;!! [발악;]
  • ㄷИㄴ1얼♡

    2003.09.27 00:32

    와아 멋져~

    주작이라;ㅁ; [환상게임을 처음봤지 만화로썬 그후로 부터 사신을 좋아하게되어버린;ㅁ;]
  • 루넬

    2003.09.27 12:44

    빨랑!!!!!!!빨랑!!!!!!!!!!!!!!!!!!!!!!!!!!!!!
  • [레벨:6]11.29[아쿠아]

    2003.09.27 14:03

    스트로씨이-나 싸우러가는 거야?+ㅁ+
    사랑해애애-♥(퍼억-)

    하하;멋졌어>ㅁ<b
  • [레벨:4]★스트로베리밀★

    2003.09.27 14:09

    아하하;;
    다음편은 아쿠아씨의 충격적인 사건이..................

    [뭔 말이냐!!;]
  • [레벨:8]미서년살앙

    2003.09.27 15:27

    [머엉-]

    .....나 죽었어?[버엉-]
  • [레벨:6]11.29[아쿠아]

    2003.09.27 15:54

    충격적이라구???;;
    그럼 빨리쓰란말이야아-
  • [레벨:4]★스트로베리밀★

    2003.09.27 18:18

    아니이이~
    미서년씨 안 죽었어어어~

    전번에 올린 글에서 미서년씨 살아있다는 거 복선적으로 나왔잖여어어~


    추신:랄랄랄;;
    지금은 시험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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