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클로로마이세틴#9
  • 제기랄. 역시 저건 악마야. 봐! 온통 새까맣고 저 싱글거리는 웃음에 가려진 칼을.


    나도 언젠가 저 칼에 찔려 죽어버릴지도 모르지.








    털썩





    "우후후후"






    "성공인겁니까? 벅차오르나니~아아, 이 맛으로 여행을 하는군!!"





    어두운 공간.

    달도 뜨지 않은 새카만 밤. 별들은 구름에 가려 아직도 잠에 빠져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뭔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나고 뒤이어 2명으로 보이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명은 눈에서 요상함과 공포와 기괴함의 잡다한 것들의 짬뽕된 듯한 눈빛을 발산하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눈에서 흥분의 눈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미안하지마아안~ 미서년씨. 누이를 빌려가야 하겠어요오오~"






    그리고 그 중 무서운 눈빛을 하고 있던 자가 특유의 말투로 말을 길게 늘어뜨리며 쓰러진 자의 등을 툭툭 두드려주고 나서는 유유히 일행과 함께 사라졌다.






    +++






    눈부시다.






    눈부셔.






    오늘은 하늘의 정령이 기분이 매우 좋은가 보군.






    "으윽."







    몸이 무거웠다. 어제 라이네른을 받아서 영주님이 계시는 곳으로 오기 전에 누군가에게 맞아서 정신을 잃었던 것 같은데. ...대체 뭐였지?







    "일어났군."







    "아?"






    아주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내가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며 살벌하기 그지없는 자의 음성이었다.







    "저, 저기 어제 뭐가 어떻게 되었던 거죠?"







    나는 조심스레 그에게 물었다. 어제의 자초지종을 나는 상세히 알고싶었다. 하지만 그는 대답하기 싫은지 잠시 고개를 흔들다가 그대로 밖으로 나가 버렸다.







    "잠깐만요!! 설명을 해줘요!! 어제 무슨 일이...?!"







    잠시 나는 한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반갑습니다. 저는 댄 라시울입니다. 처음 보는 분이군요. 안색이 안 좋아 보입니다."








    금발의 여성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인사를 건넸다. 누구지? 대체 저 여자는?








    "음... 여러분이 제 동생을 구해주실 분들인가요? 정말 고맙습니다. 병을 낫게 해주신 것도 감사할 따름인데 이리도 친절을 베푸시다니. 감사합니다."








    댄 라시울. 라시울? 잠깐만. 그건!!







    "한 가지만 묻겠는데 답해 줄 수 있어요?!"







    내가 다급한 듯이 소리치자 그녀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다가 긍정을 표했다.






    "네."






    그럼 주저 없이 물어보지.  







    "당신. 미서년씨의 누이인가요?"







    "예. 으음. 일행 분들에게 설명 안 들으셨나요?"







    "무슨...?"







    그녀는 어두운 표정을 짓고 얼굴을 땅에 떨어뜨리며 나에게 다가와 내가 앉아있는 침대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내 작고 붉은 입술을 열기 시작했다.







    "제 동생이 마녀 프란시에게 잡혀갔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걸 알려주기 위해서 저희 집에 왔다고 하셨고 저의 병을 치료할 약을 들고 오셔서 제 몸 속의 독기를 모두 빠지게 도와주셨죠. 그리고 그 다음엔 동생을 그 마녀 프란시에게서 해방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말씀하셨고요. 전 정말 기뻐서...."







    그녀의 눈가가 약간 붉어졌다. 약간의 물기와 함께. 하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예?!"







    뭐라고? 미, 미서년씨가 마녀 프란시에게 잡혀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녀 프란시가 하루만에 그 머나먼 북쪽 빙하의 세계에서 몇 달 동안이나 걸어서 와야하는. 이동주문을 외워도 무딘 속도로 도착할 이런 외진 도시에 뭣 하러? 그리고 잡아갈 것이면 거의 영주의 아들이나 딸. 부인이나 영주를 납치해 가거나 재산 창고를 털어 가는 것이 정상 아닌가?






    물론 미서년씨가 무가치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일개 집사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를 왜 납치를?








    "...수상해."







    나는 즉시 침대를 박차고 방을 빠져 나왔다. 머리가 부스스 해져 있었지만 대충 손가락으로 쓸어 넘기고 세수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내려갔다.







    내려가니 간소한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내 일행이자 일행이라 할 수 없는 이들이 보였다. 그리고 내 동공에 비친 모습은 아주 평화로운 여관의 아침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달랐다.







    "이봐요."







    내가 그들에게 말을 건네자 그들은 혈화님만 빼고는 모두 생긋거리는 얼굴로 나에게 인사를 했다.







    "잠이 많군요오오~ 지금이 몇 시인 줄 압니까아아~?"







    "처음으로 하는 인사네요. 어서 여기 앉아서 식사하시죠."






    지극히 평범한 아침 인사.






    "안녕하세요. 좋지 않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나는 싸늘하게 이 한 마디를 꺼냈다. 고작 인사하나로 얼버무릴 생각은 접는 게 좋을걸...







    "이제부터 제가 묻고싶은 것을 묻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 어제 그 일은 뭡니까? 왜 아침에 일어나니 바로 이 여관이 보이는 거죠?"






    "그건..."






    그들이 빈틈을 보이자 나는 치고 들어가기 전법을 고수하기로 했다.






    "일단 저는 어제 산 속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은 여관에서 일어났고. 그리고 한 낮선 여자를 만났습니다. 그 여자는 미서년씨의 누이인 댄씨였고 그녀는 우리들이 마녀 프란시에게 잡혀간 미서년씨를 구하러 간다고 말해면서 아.주 기쁘게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병을 때문에 세상일에는 거의 무관하다 시피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마녀 프란시가 저 머나먼 북쪽 지옥 같은 한기가 서린 빙하 지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모르겠죠. 프란시가 아무리 괴물같은 마법사라도 현실적으로 겨우 몇일 만에 이런 외진 곳에 올 수도 없거니와 여기엔 그녀가 노릴만한 물건이나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






    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에 다시 말을 이었다.






    "결론은 하나. 전번의 러버씨가 말한 것을 추리해 보아 이 일에 연관해 보자면 이건 사기사건입니다."







    짝짝짝-






    "아주 훌륭한 추리였어요 다크군."






    경쾌한 박수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보니 그 곳에는 러버씨가 어느새 식사를 마치고 여유롭게 앉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봐, 이 얘기의 끝을 보자면 당신이 범인이야.








    "하지만 그 일이 우리에게 득이 된다는 사실은 잊지마세요오."






    역시 뭔가 노리고 있는게 맞았군.






    "이익?"






    이익이라?






    "저희 일행에겐 성직자나 치료계열에 능통한 마법사. 힐러. 하다 못해 의사같은 자들은 일체 존재하지 않죠?"







    "그렇습니다만."






    뭔가 내가 지고 있는 기분이랄까?






    "이대로 여행을 계속하면 애로사항이 만이 생길 겁니다. 마법사가 있기는 해도 그는 치료계열의 마법을 쓰기엔 아직 부족한 면이 많죠."






    으음. 찔리는군. 저렇게 말 안 해도 충분히 안다구......으으.







    "그래서 사람을 고용할 바에야 차라리 어떠한 구실을 만들어서 그들을 끌어들이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죠."







    갑자기 머릿속에서 뭔가가 뭉실뭉실 떠오른다.







    "처음엔 번거로워도 아주 편한 방법이었죠."






    나는 갑자기 욕지기가 올라왔다.






    "그래서 미서년씨의 누이를 끌어들인 건가요? 아아!! 알만하군. 당신의 그 머리에선 언제나 무서운 일들만이 존재하니까. 나보다 훨씬 많이 살아온 만큼 더 효율적인 판단과 지식을 가지고 있겠지!!!"






    내가 흥분해서 말하자 러버씨는 차가운 눈으로 내 얼굴을 바라 보았다.





    "비정하지만 현실입니다. 미서년씨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말이죠. 그도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버릴 수밖에 없었어요."








    생각지도 못했었다. 대체 뭐가? 이익? 그런 걸 얻어봤자.. 당신은 죄책감도 없는 건가?







    "나라면 차라리 양해를 구하겠어요!!"







    테이블을 쥐어뜯으며 여관 안의 사람들이 놀라서 처다 볼 정도로 나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제기랄. 제기랄. 그럼 여태 그를 도와주려고 생각한 나의 마음은 모두 거짓이 된다.







    "당신은 분명 총명하지만."







    러버씨.........아니 내가 왜 예의를 차려야 하지?
    하여튼 그는 나에게 다가와 내 어깨를 움켜쥐며 눈을 마주쳤다.







    "아직 너무 어립니다. 거기다 냉정함도 부족하고 아직도 그런 동정에 이끌려 있죠. 환상에 빠져있다고 해야하나?"






    그럼 나는 동정 없는 세상은 세상이라 부르지 않겠어.






    "하지만 그러기엔 여.긴"
    그는 말끝을 강조하며 어깨를 움켜쥔  손에 힘을 주었다.







    "윽!!"




    "피가 난무하는 곳이죠."






    그는 비웃음을 흘리며 서서히 힘을 빼고 내 어깨를 놓아주었다.






    "..미서년씨를 찾아가겠어요."






    딸랑-






    나는 그대로 밖으로 뒤쳐나가 달렸다. 능글맞은 영주님. 잘 있을까. 아아. 어쩌면 이미 자기 부하들에게 암살 당했을지도?






    "앗!! 나가버렸다!!"






    "괜찮아요오~ 어차피 다시 돌아 올 수밖에 없죠. 게다가 그는 바이블을 가지고 있으니 도망간다 해도 놓아줄 수는 없으니까."





    "그 성격도 여전하네요. 하지만 미서년씨를 끌어들이는 게 더 좋았을 거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유는?"





    "왜냐면 그는 강해질 위험이 다분했거든요. 음. 차라리 죽여버릴걸!"





    "아니, 그 정도로 충분하지요오오~ <그가 강해진다고 해도 저자를 이길 수는 없으니까.>





    러버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전음으로 말을 바꿨다. 그리고 혈화가 있는 쪽을 슬쩍 응시했다. 네코는 그 뜻을 알았는지 조금 자신에 찬 전음을 전했다.





    <하지만 인간은 상식 밖의 일들을 저지르는 진취적인 생물인데 장담할 수 있다고 보나요?>





    <증오는 증오를 낳겠지만 글쎄요오? 그가 우릴 따라잡을 수 있다해도 그땐 늦을 겁니다.>





    네코는 '그땐 늦을 겁니다.'라는 말을 듣고는 이상해서 다시 전음을 날렸다.





    <'그 때'라니? ...당신은 여전히 꿍꿍이속을 알 수 없는 요정입니다! 에휴~>





    러버는 싱글거리며 앞에 남아있던 물 컵의 물을 한 입에 마시고는 머리를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하! 그거 왠지 욕으로 들리네요오~>그럼 이만 다크군을 찾으러 나가야 겠네요오오~"





    그는 여관 문을 딸랑거리며 마치 처녀같은 몸짓으로 거리로 나갔다.






    [아직도 적으로 돌리기엔 무서운 요정이라니이이~!!! 한 동안은 저기압 모드인가!! 아아아아아~~~불쌍타 파란만장한 여행기여어어~]





    네코는 소리 없는 울부짖음을 외치며 아침 식사에 몰두했다.











    "기다려요오오~~~!!!"






    "제기랄, 따라오지마!!!"






    여관을 열 받아서 나온 뒤 한 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저 귀신같은 감각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우후후후"







    따라오지마!! 오지마! 오지마!! 엘프는 다 괴물이라고 생각하게 되잖아!! 나를 그런 좋지 않은 선입관에 물들이게 하지마!!







    "으으음~ 일단 마법사의 체력으로는 칭찬 해주겠습니다아아!!!"







    아아. 그 소리는 듣기 좋군..............................................헛! 하, 하지만 좋은 말을 해 줄 수는 없지.







    "너한테 칭찬 받아도 좋을 꺼 없네요!!"







    "아아~미움 받는 겁니까아아? 호칭이 바뀌었네요 다크구우우우우운!!!!!!!!!!!!!!!!"







    대체 왜 눈을 빛내면서 달려오는 거야!! 그런 눈을 하면 더욱더 생존 본능을 자극하기 십상이고 이미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다만 더욱더 열렬한 시선을 받게 되겠지. 아아, 이토록 뜨거운 뭐가 팔림을 당해보기는 처음이로세.







    "헉, 허어억!"







    끝끝내 나는 젖 먹던 힘을 내서라도 이 상황을 자력으로 벗어나고자 했지만 역시 순간 하늘이 노랗게 변하며 나는 도시와 약간 떨어진 숲 속에서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제가 싫습니까아아? 거참 서운하네요오~"






    러버씨가-으음.-나에게로 다가와 않아서 갑자기 하얀 분필을 꺼내더니 내 몸 주의로 선을 긋더니 생기발랄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체놀이♡"







    이봐아!!








    그는 내 기분을 풀어주려는 것인지 한 동안 장난을 치면서 있다가 내가 슬슬 약이 오를 즈음에 나를 일으켜 세우곤 둥에 들러붙은 풀들을 털어주었다.





    "돌아갑시다아~"






    "..병 주고 약 주고는 정말 악취미 적인 일이군요."
    나는 시큰둥하게 맞받아 쳤다.






    "악취미 적인 것도 있지만 그 만큼 교육이 되는 일도 없지요."








    ..그 위대하시고 지당하신 말씀 이제 다 이해했으니 여관에 가서 드러눕고 싶군.






    "자자, 내일을 위하여 즐거운 하루를 마감하는 겁니다아아~!"



    "그래도 난 당신을 아직 용서하지 않았어."


    미서년씨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그의 인생 전부를 허물어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말이다 이건!
    그런데 왜 나는......






    ............................젠장. 나는 지금 무지하게 즐거워 졌다. 단순하고 바보 같고 증오스럽군. 어려서라고 머릿속에서 변명하지만 정말 싫군.









    생각해보면 내 옆의 지금은 싱글거리는 이 사람이 결단한 그 일은.








    내게는 거쳐가야 할 시련이었는지도 모르지.






    =======================================


    뇨호호

    아아~ 진지로 가다 갑자기 나사가 하나 빠져버리는 스토리로 전개가....................................................................


    후후후.

    그 유명한Y물을 가미해 넣고 싶어서 안달이;;

    넣어도 될까요;?[나가 죽어!!]






    으어어~자꾸만 망상이이이!!;ㅁ;//[코,코멘좀 달아주세요요오~;ㅁ;//]


    -자자, 미서년씨 악역으로 배정됩니다아아~;ㅁ;//
    무적의 집사 무적막강의 악인으로 재탄생 하리라아아~-
    * Burning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9-18 22:51)

댓글 9

  • [레벨:8]미서년살앙

    2003.09.07 21:40

    아...아...아..[!]

    나..나는...배신을...;_;
  • [레벨:4]★스트로베리밀★

    2003.09.07 21:46

    하지만 나중에 무적의 악인으로 재탄생 하여 배신자들을 타파하실 역이랍니다아아~

    .....................................아. 그러면 주인공도 무적의 악인에게 죽는 건가?[이,이봐아아아아!!!!!!!!]
  • [레벨:8]미서년살앙

    2003.09.07 22:34

    아-..

    감사합니다.밀..[생긋]
  • [레벨:9]id: 손고쿠

    2003.09.07 22:40

    잼잇습니다^^
  • 루넬

    2003.09.07 22:54

    넘 잘쓰시는것 같은데요..정말 대단해요><
  • ㄷИㄴ1얼♡

    2003.09.07 23:01

    와 재미있어요 ㅜ.ㅠ [감동의 눈물]
  • ㄷИㄴ1얼♡

    2003.09.07 23:07

    ;ㅁ; [샤이닝로어에서 힐러인 녀석;]

    힐러는 공격 마법이 34가 되도록 2개 라니;; 으윽;
    하지만 남을 도와주거나 파티원의 목숨을 책임지는 일은 즐겁답니다~
  • [레벨:4]★스트로베리밀★

    2003.09.08 02:35

    아아;;
    힐러;;
    힐러는 남의 목숨을 책임지는 일이나 도와주는 것의 일에 빠져들게 해주조~

    왠지 모르게 좋다고 할까?
  • [레벨:9]네코메이

    2003.09.08 06:32

    오오, 서년 악역이 되는 거야+ㅁ+?!
    ...무적의 악역....이라, 무적무적...[중얼중얼]
    아아, 어쨋든 재미있게 봤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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