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푸른빛의 시원한 아이스 바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도 참 살기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무 운을 빌어드리겠소."
해는 중천에 떠 있었고 기온은 더 없이 쾌적한 기분을 안겨다 주었다. 대저택의 집안은 서늘한 감이 있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고 있었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
"네에~ 그럼 저흰 이만 가보죠오~ 다크경?"
나는 무언의 시위인가 모를 느낌에 영주님의 말을 묵살해 버렸다. 그러자 러버씨가 잠시의 침묵을 무마하려는 듯 옆구리로 날 찌르며 귓속말로 말했다.
너무 그렇게 티 내다간 좋은 꼴 못 보는 수가 있으니 참으라고 그는 나에게 전했다.
확실히 나는 지금 분노하고 있는 티를 팍팍 내고 있었다. 영주님은 약간 심기가 불편하신 것 같았고, 미서년씨는 눈치를 챈 것인지 눈썹이 약간 찌뿌려져 있었다.
뒤로 빠지고 싶은 생각이 절실했다.
그런 이유에 의해서 능력을 쓰자니 차라리 도주해버리는 게 낫지. 하지만 그걸 대놓고 표할 정도로 나는 아직 배짱이 크지 못했다.
"그럼, 출~발~하자구요오~"
나는 묵묵히 바닥에 깔린 고급스러워 보이는 양탄자를 보다가 입을 떼었다.
"예."
당시 나는 상당히 어린애였고 충격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힘들었었지만 그 당시 나에겐 상당한 고민 거리였었다.
"이제 어쩔 텐가요오오~?"
커다란 정원을 지나 막 대 저택의 문턱을 넘어서 시내로 나왔을 때 러버씨가 작은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생각 같아서는 때려치우고 싶다만. 일을 벌여 놨으니..."
"그것보다도 무적의 집사에게 당하는 것을 더 중요시 여겨야 할 것 같은데요오오오~?"
제발 그 말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바리바리 영주님의 저택에서 음식 등을 각종 것들을 싸들고 나온 우리는 이제 튈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임무고 뭐고 이미 하늘로 올라가고 우리는 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었다.
미서년씨를 생각하자니 마음 한 구석이 뜨끔하고 그렇다고 하자니 영주님의 능글맞음과 나중의 바이블의 후환이 두렵고. ...여기서 내가 떠올린 답은 답 아닌 답이었다.
[처음부터 안 하면 되었잖아!!]
하지만 이미 일이 벌어진 판에...흐음.. 그렇다면...
"자, 그럼 제가 한 가지 의견을 발표하겠습니다아아~"
고민하고 있는 사이 러버씨가 밝은 얼굴로 나에게 사뿐사뿐 걸어오면서 내 어깨를 쳤다.
"일단~미서년씨를~설득하는 겁니다!!!"
"예?!"
그, 그 사람을 설득하자구요?!
"제가 알아본 바로는 그는 원해서 그 저택에 있기보다는 반강제적으로 머물러 있던 듯 싶군요."
생각지도 못 했던 그의 발언에 나는 귀를 기울였다. 반강제적이라면 분명 무언가 사연이 있을 터.
하기야 그 사람이 권력이나 돈 따위에 그런 사람 밑에서 일할 정도로 집착이 강해 보이지는 않았다. 멋대로 생각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부나 떠는 그런 이들과는 다른 부류의 사람 같았다.
"음~그러니까아아~"
러버씨는 일부러 뜸을 들이고 말해 나를 초조하게 만들어 버렸다.
"미서년 씨에겐~무지~무지 연약한 누이가 한 명 존재한답니다."
연약한...누이?
"그게 누구죠?"
러버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청산유수로 말을 이어나갔다.
"미서년씨는 병약한 누이의 비싼 병원 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영주님에게 빌붙고 있었던 것이죠.
그래요, 평민으로써 벌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것도 불과 목수의 아들이었던 자가 출세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 그는 귀족의 집사를 택해야 했습니다."
나는 멍해져서는 아무 말도 못했다.
병이 문제다 병이...
"사실 그 누이라는 사람이 대단한 힐러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지독한 독에 중독이 되었는데 그걸 중화시키느라 마력도 모조리 소모해 버리고 설상가상으로 독기를 흡수해 버려서 이 지경에 이른 겁니다아!"
..남을 돕는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면서도 가장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자기의 모든 걸 버릴 각오를 하고 그 정의를 실천해야 하니까.
그런 면에서 그들은 강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 명은 자신을 버림으로서 정의를 실천. 한 명은 멸시를 받으면서도 그 모든 것을 버리면서 까지 악착같이 누이의 완쾌를 기다린 것.
그 다음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를 말하려 했다. 그런데 내 입은 엉뚱한 말을 내뱉고 말았다.
"러버씨가 어떻게 그 모든 진위를 그토록 정확히 알 수 있는 거지요?"
그러자 그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원래 남자는 비밀이 많아야 멋져 보이는 겁니다아~"
말이 바꿔버렸잖아!!
내가 황당한 얼굴을 하고 있자 그는 진한 웃음을 지으며-이럴 때는 분명 음모를 꾸미고 있음이 분명했다-내게 다가왔다.
"당신은 수계열의 마법을 쓰죠."
"네?! 아, 예."
"그렇다면 냉동 마법도 쓸 수 있겠네요?"
"그, 그렇죠."
당연한 대답이 나올 질문을 계속 해서 던지자 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몸을 떨었다.
"그럼~지금부터 임무는 나중으로 미루고 약을 가지러 가는 겁니다!!!"
"네?!"
나는 깜짝 놀라서 반문했다. 약? 약을 가지러 가다니? 다. 당신 보기보다 갑부였군!!!
"흐음, 그런 눈으로 보시면 미안해집니다아~"
그의 그런 말에 뭔가 있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왜, 왜 미안해지는 건데요?"
"왜냐면 이제부터 당신을 죽도록 써먹을 거니까요."
뭐시여?! 그, 그런 위험한 발언을!!!
날 죽도록 써먹는 다니?! 그렇다면 아까 의 그 냉동 마법을 쓸 줄 아느냐고 물은 것은..
"그 약초의 이름은 라이네른. 흠, 잘 모르시겠지만 저희 일족 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죠. 원래가 독을 주무기로 쓰니까요~ 그건 독을 중화시키는 약 중의 약입니다. 하지만 문에는 그걸 땅에서 떨어지게 함과 동시에 시들어 버린다는 단점이 있지요. 사실 제가 할 수도 있습니다만 전 그런 방면 쪽에는 서툴러서 말입니다아~"
그런 약초가 있다는 것은 듣도 보지도 못했다. 약에 관해서는 기초적인 지식 외에는 습득하지 않은 나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독을 중화시키는 약 중의 약'이라는 말은 충분히 날 납득시켰다. 그런데...
내가 무슨 식료품 품질 관리인이냐!!! 그런 방면이라니!!!
"알아들었으면 준비를 단단히 하시라구요. 뭐 알지도 모르겠지만 약효가 센 만큼 산 중 깊은 옹달샘에서 토끼가 세..."
"알아들었으니 얼른 가자구요, 하.하.하!!"
일단 그의 째림이 내 뒤통수를 때렸지만 이 정도쯤이야 아무 것도 아니지. 당신의 말로 인해 정신적 압박을 당하는 것보다는 살기를 맞는 것이 났습니다아~!!!-사실 살기도 부담이 오기는 하다-
그건 그렇고 저 사람이 또 무슨 일을 꾸미는 것인지 의아해 졌다.
그는 절대 대가 없는 도움을 베푸는 자가 아니었다.
"...당신 뭔가 바라고 있는 게 있지?"
"글쎄요오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이상 없어 보이는 관계였지만 안으로는 삐걱거리는 일행의 한 가족을 위한 일 정이 막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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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인터넷이 불안한 관계로 늦어버렸습니다;;하하;;
ㅡㅡ;
요즘 몸 여기 저기에서 붉은 피가 뿜어지는 군요.
후후.,..
피.................피이이이이이이!!!!!!!!!!!!!!!!!!!+ㅁ+/
[미쳐가고 있다]
* Burning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9-18 22:51)
다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