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클로로마이세틴#11

  • 붉은 달을 안기엔 이 손은 너무나 흉측해서 안아줄 수가 없어.












    "크으윽."



    여전히 어둡다.



    끝도 없어 보이는 어둠.



    빛은 어디에?









    "당신이 이번에 새로 들어온 노예인가?"




    "으음?"




    갑자기 빛이 들어왔다. 무슨 말일까. 나는 여태껏 내 누이를 위해서 성실히 일해 왔고 또 그 닭.대.가.리 영주님을 모시는 참신한 집사이다. 그런데 대뜸 노예라니. 사람을 잘 못 본 것이 아닐까?





    "아아, 잘 모르나 보지? 자네 영주가 길길이 날뛰며 당신을 내다 팔았는데."

    ...지금 뭐라고?







    "영주님이 저를 팔았다는 겁니까?"





    믿기 어려운 현실에 나는 도피를 본능적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인간의 머리란 이럴 때에도 너무나 유용하지.




    "쯔쯔. 그러게 귀족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 아니지."




    "본인의 의사 없이는 노예 매매는 불법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그런 적이..?!"




    그때 그의 눈앞에 그의 필체로 적혀있는 신체포기각서 한 장이 노예 상 손에 팔랑거리며 들려있었다.
    어두웠던 그날 밤 누군가에게 습격을 받고 나서는 자신은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었다.
    대체 어제에서 오늘까지 얼마나 수많은 일들이 오고간 것일까.



    하루? 어쩌면 사흘일지도 모른다. 나흘이나 지났을지도.



    "..그렇습니까."



    노예상은 젊은 청년을 보고는 내던지듯 말했다.



    "자네 같은 사람이 노예가 되다니 안됐구먼. 하지만 여기 계약서에 이미 사인을 한 상태니 계약을 파기 할 수는 없네."



    그는 천막 사이로 들이비치는 햇빛에 의해서 반짝이는 청년의 플라티나 블론드를 슬쩍 바라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좋은 곳에 팔리기는 하겠구만.'



    청년은 다시 암흑 속에 자리하게 되었다.





    "희미했지만 목소리는 알아들을 수 있었어. 낯선 이와 낯익은 자."
    그는 미간을 찡그리며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래서 그가 고민해서 얻을 수 있는 답이란 그가 예전에 지원자라고 생각하고는 멋들어지게 속아넘어가 버린 사기단 중의 한 명이었다.




    [그 다크 엘프. 그 자인가. 그가 날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건가? 그럼 내 누이는?]



    공포가 몰려오는 것은 순식간이고 탐이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이다.




    [죽여버렸을까?]




    그럴 리 없다고 되 내이며 더욱 죄어드는 공포감을 견디어 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강했다.
    하지만 그 공포는 쉽게 물리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목적이 있었겠지. 그럼.."



    청년은 한가지 가정을 떠올렸다.



    그들이 전 번에 약초를 가지고 간다며 자신의 방 책상에 몰래 편지를 두고간 일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청년은 분노했다. 몇 칠의 시간이 지난 후 그중 한 명인 다크 엘프와 누구인지 모를 이가 찾아와 자신을 해치고 노예로 팔아버렸다.



    ".........누님을 노린 건가?"



    그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 속에서 당장이라도 이 천막 안을 박차고 거리로 뛰어나가 닥치는 대로 뒤엎고 싶었다. 그의 주먹 사이에서는 조금씩 붉은 색의 물감이 서서히 하얀 셔츠에 번지고 있었다.



    까드득-




    [처음부터 속았던 거로군. 모두 속였다는 말이지?]









    달이 붉은빛을 띠기 시작했다.










    "자, 청..............?!"






    노예상이 다음날 아침에 천막을 걷어보니 청년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텅 빈 공간만이 있었다.

    청년은 힘이 있는 자였고 그는 자신의 능력을 잘 활용할 줄 알고 있었다.










    "경비!! 이봐!! 자네, 이게 어떻게 된건가!!'

    곳 노예 상인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별 것 아니군. 저래서야 노예 매매를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경비 체제가 허술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청년이 너무도 민첩하게 움직여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 뿐.







    그는 연녹빛의 풀숲사이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나무들이란 검고 녹색의 일련들이어서 지금 자신이 입은 정장의 검은 색이나 머리색을 감안해 볼 때 완벽하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엄폐물이 되어주고 있었다.



    그는 잠시 노예상들이 부산을 떨고 있는 것을 지켜보다가 옷에 묻은 흙을 가볍게 털어 내고 등을 돌렸다.



    이제 첫 번째 위기는 모면했다.  
    그의 목표는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



    기필코 그 배신자들에게 복수를 해 주겠노라고.



    그는 가슴속에서 증오를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에게 천의 가면이란 별명을 붙여주게 한 계기이기도 했다.






    +++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은색의 소녀. 약골소년. 광기 어린 청년.



    "..으으. 정말 화가 나는군요!"





    "누가 할 소리를 지껄이는 게냐. 소녀."





    은색 머리의 소녀. 정식으로 하자면 오면서 알게 된 명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소녀는 점점 열이 받기 시작했다. 그건 상대편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내가 뭘 잘 못했다고 따라오는 거야! 이 사람은 루온인데 왜 아니라는 거지?]



    [당돌하다 못해 기가 막히는군. 정녕 죽고싶어서 그런 것인가?]








    "으으으!! 더 이상 못참아!!"









    순간 명이의 은빛 머리카락들이 둥실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







    옆에 있던 소년은 물론이거니와 붉은 머리의. 아니 혈화는 깜짝 놀랐다.
    아까 와는 분명 다른 감이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 소녀는 그렇게 보였다.







    "쿠쿠쿡. 날 괴롭힌 대가는 달게 받아줘야겠어. 붉은 머리 검객."





    [갑자기 말투가 달라졌다. 게다가 머리색까지?!]





    은빛의 머리는 서서히 검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마치 먹물을 새하얗고 고운 화선지에 뿌린 것처럼. 그녀의 머리카락은 곧 윤기 있게 빛나는 새카만 머리카락으로 변했다. 눈빛은 보랏빛으로 변했으며 품세 또한 달라졌다.






    "웃기는군. 이중인격이란 건가?"







    혈화는 투덜거리며 검을 바로 잡았다. 이중인격으로 현실을 도피한다는 건가. 그로써는 냉소적인 비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에 이어 명이도 손에 두 손 검을 집어들자 둘의 싸움은 곧 이행되었다.






    퍽-스캉!! 쿠우웅!!!





    "..."







    흐아아. 진땀 빠지는 장면의 연속. 연속. 연속!!





    나는 죽어도 저렇게 못 싸울 거다. 저런 육체파는 싫다고. 멋지기는 하다만!




    "그건 그렇고 이중인격이라니. 대단한 사람이야."



    나는 사람 복이 지지리도 많은 것인지 지지리도 없는 것인지. 기뻐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극과 극을 달리는 상황의 경계에 끼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중 인격이라고 해도 순식간에 모든 게 변하나?




    으으. 그래.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이런 경우가 적혀 있었지. 한 몸에......................가정이지만 두 개의 영혼이 살고있는 경우 일수도 있다.......................라고?! 그,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건가?!




    "당신!! 저 사람은 루온이 틀림없..!!"




    쉬이익!!!




    "젠장. 쉴 틈도 안주네!!"    




    그들은 아찔할 정도의 격투를 벌이고 있었지만-어린 소녀가 칼 들고 싸우고 있다는 것 사실 자체가 아찔한 일이었다.-나는 또 나 나름대로 아찔한 기분을 맛 봐야 했다.





    저 소녀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
    한 몸에 두 개의 영혼이라. 정신 상태가 그러고도 남는 다는 것이 믿기 지가 않는군.




    "캬아악!!"



    땡그렁-



    "흠. 쓸만한 실력인데. 성격은 더럽군."



    "누가 할 소릴!"



    "패자는 말이 없다고들 하지."



    ".......................크윽."



    상황 종료.
    승자 혈화. 패자 명이.




    으음. 역시 실력 차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제 내가 나설 차례군."



    나는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앞으로 나섰다.









    "루온!!"




    "...."




    나는 차가운 눈길로 나를 부른 그녀를 대했다.





    "아아. 전 루온이 아닙니다 꼬마 아가씨. 죄송하지만 사람을 잘 못 보시고 실례를 범하셨다는 것은 인정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녀는 상처를 받은 듯 동공이 점점 커지다 고개를 떨궜다. 무언가 사연이 있는 걸까...
    저리도 괴로워하는 걸 보면. 소녀의 머리카락은 이제 다시 누부신 은빛으로 돌아갔다.




    "아무튼 상처치료는 해드리죠."




    혈화님이 약간 놀란 감을 담아 내게 질문을 던졌다.




    "치료마법은 언제 배운거지?"




    나는 묘한 웃음을 지었다.




    "글쎄말입니다아."




    네가 그렇게 말한 것이 이상했던지. 뭔가 있었던 건지 그는 긴 장검을 다시 검 집에 집어넣으며 도중에 '저 놈도 별반 다를 게 없어.'라느니 '제2의 모사꾼의 탄생이 시작되는 것인가.'라는 둥의 말들을 하고 있었다.
    아아. 말실수해서 그 요정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되다니, 슬프도다!




    그 동안 틈틈이 치료마법을 배우려 안간힘을 쓰던 게 잘 되었던 것인지 나의 힐링은 잘 먹혀 들어가고 있었다.




    "저도 마법사인데."



    "..."


    14살에 마법사라고..........................................................................게다가 검까지 쓰고 말이다.





    골고루 하는 세상이다. 오우우우으으~~세상은 ~~요오오~지겨어어엉~~~~~~~~~-이미 나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당신이 루온이 아니라면 제발 우리 어머님이라도 만나주세요."





    "?!"




    이건 또 무슨 말이란 말인가?






    "제발. 얼굴 한 번 비춘다고 큰일 날 것도 없잖아요!!"




    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내가 지금 이 소녀를 따라가면 나중에 난 열심히 따라와 주신 혈화님의 뜨거운 시선을 받아야 할 것이고 고로 몇 일 간은 꽤나 고생하며 살아야 할 것이 분명했다.



    "이렇게 빌게요. 한 번만. 한 번만 루온 행세를 해주세요!!"




    "..이유를 대봐요 아가씨."




    사항이 사항이니 만큼 시시한 이유면 그대로 자리를 떠버릴 생각으로 나는 그 소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차마 보기가 안타까울 정도로 눈에 눈물을 머금고 말을 이었다.





    "어머니가 죽어가요. 어머님은 루온을 보고 싶어하시죠. 한 번만 들어주시면 되요. 하루하루를 루온이라는 이름만 되 뇌이며 살아가시는 어머님을 생각하면...!!"





    나는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얼마나 위안이 될지는 몰라도 다 죽어 가는 사람인데 젊은 사람이 움직이는 거 좀 귀찮다고 해서는 안 되겠지.



    나는 혈화님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 자정까지 돌아오겠다는 약조를 한 뒤에 소녀의 집으로 달려갔다.

    ===========================================
    로지씨의 이야기는..................................................

    아아;;
    그건 저의 머리를 벗어난 임무입니다.................[털썩.]

    아아;; 코믹모드로 들어갈래다 아예 진지 모드로 올-인;;[이게 과연 진지일까나?;;]




    우어어어~
    머리 땡긴다아아;ㅁ;//

    자자, 모두들 만족하신 건가요요오오?;;

    * Burning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9-18 22:51)

댓글 6

  • ㄷИㄴ1얼♡

    2003.09.09 00:54

    ;ㅁ; [머엉]
    오늘은 등장 않함
  • [레벨:9]네코메이

    2003.09.09 13:57

    와아, 진지모드;;
    뭔가 그런 가슴아픈 사연이-ㅈ-! /퍽/
    어쨋든 다음편 기대기대+ㅁ+!!
  • [레벨:4]★스트로베리밀★

    2003.09.09 15:39

    ;;오호호;;;;;;;;;;;;;;;;;;;;;;;;;;;;;;;;;;;;
  • 루넬

    2003.09.09 16:02

    아...담푠...+
  • [레벨:6]11.29[아쿠아]

    2003.09.09 16:11

    아아-다음편언-
  • [레벨:8]미서년살앙

    2003.09.10 00:30

    아아-..밀상-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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