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널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더 이상 넌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 떠나가도 잊을 수가 없어, 너를. )
[ 黑烏缺鳴 ; 검은 까마귀가 아니 울다. ]
" 당신은 뭐지? "
눈앞이 부옇게 흐려졌다.
끈적거리는 느낌이 기분나빠.
머리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눈을 덮어버린다.
이러면, 당신을 볼 수 없어.
" .... 당신은 뭐지? 왜 대답하지 않아? "
"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지않나요? 당신은 날 사랑하니까. "
" 당신은.. 왜 자라지 않는거지..? "
눈앞이 계속 흐려진다.
당신을 붙잡아야해,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 후훗, 당신이 날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만신창이인 몸으로. "
팔을 뻗을 수가 없다.
작게 조소짓는 당신이 미워.
욱씬거리는 고통이 몸을 엄습해 온다.
" 당신, 뭔가를 착각하는거 아녜요? 난 당신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자랐다구요, "
" 그게.. 그게 아냐. 당신의 정신은.. 자라지 않아.. 당신은 왜.. "
" ....... 그 이유를 알고 싶어요? "
흐려지는 눈을 억지로 부릅뜨며 바라봤다.
아무것도 느껴지지않아.
당신은 보이지 않아. 도대체 당신은.
" 당신은., 날 잊게될거예요. 분명히. "
" ..난, 당신을 잊지않아. "
" 아뇨. 잊을거예요. 예전에 그랬던것 처럼. 인간의 기억은 부질 없는 것. "
" 아니, 난 당신을 잊지않아. 인간이 되지 않겠어. 그런다면. "
손을 뻗었다.
닿지않아, 저 발치까지 닿지않아.
" ...그거 알아요..? 손에 닿지 않는건. 당신을 떠나간거예요. 잡으려 하지말아요. "
" 떠나간 거라면, 다시 손에 닿는 자리에 돌려놓겠어. "
" 난 당신의 손으로 옮겨지지 않을꺼예요. 난 당신보다 크니까, 후훗. "
" 알고싶어, 넌 왜 자라지 않는거지, 넌 왜 추억에 얽매어 사는거지..? "
" ..... 그건 말이죠.. "
가까이 다가온다.
너무나 가깝다. 하지만 닿지 않아. 제길.
고개를 숙인체로 중얼중얼 거린다.
뭐라구..? 잘 들리지 않아.
" ..멈춰버린 시계틀 안에.. 난.. 아직 얽매어있어.. "
" 그 틀을.. 깨줄께. "
앞이 보이진 않지만 느껴진다.
당신은 분명, 허무한 사람.
허무로 가득한 사람.
언제나 자라지 않는 모습을 지니고,
추억이란 쓸모없는 것에 묶여사는 당신은,
허무한 사람.
" 이제 그만 가요. 이제 그만 날 잊어요. "
" ...싫어. 당신을 잊지않겠어. "
" ....당신의 기억 저편으로, 나의 기억은.. 영겁의 시간 속에 묻혀버리길.. "
떠나는 자와 붙잡으려는 자... 서로에게 너무 큰 아픔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