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정편/주제 : 불행 ] 새디스트 86
  • 조회 수: 993, 2008-02-10 14:49:37(2003-10-28)
  • ----------------------------------------------------------------

    널 위해서 라면 죽을수도 있었다.

    적어도 그 때 까지는.



    주제 / 불행 새디스트 86

    ----------------------------------------------------------------





    "여기 처음 들어온 녀석들 같으니 규칙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귀담아 듣도록!
    첫째, 죄수들끼리의 싸움을 금하라. 어길시에 독방 일주일간이다.
    둘째, 탈옥은 생각도 말아라. 어길시 징역 10년 추가다.
    셋째, 이 곳의 규칙은 엄격하다. 하지만 한가지 너희들에게 기쁜 소식도 있다.
    이틀에 한번 꼴로 죄수들끼리의 단합시간을 준다. 밖에 나가지는 못하지만 교도소뒤에 공터에서 놀게해준다는 뜻이다. 시간은 1시간반제한이니 당구도 있고 여러가지 있으니 감옥보다는 시간을 보내기에 좋을 것이다. 이상. 앞으로 10분후에 단합시간이 있다. 호루라기가 울리면 다른 죄수들을 따라 집합하도록 !"



    약간 뚱뚱한 체격에 남자가 소리쳤다. 30대 중반정도 밖에 되보이지 않는 남성을 보며 당연히 저 나이에는 어디 회사원이라든가 평범한 직업을 갖고 있을 터인데 교도소의 간수라니 겉보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우렁찬 목소리가 여러 죄목을 지니고 있는 험상궂은 죄수들을 움쯔리게 하는 걸 보고 자동으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할말을 다하고 다시 어딘가로 걸어가는 간수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며 있다가 꽤나 멀어질 즈음 난 삼장의 존재를 뒤늦게 서야 느꼇고 급하게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또 낡은 이층침대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있었다. 좌우로 몸을 흔들자 삐걱삐걱-거리는 낡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꼭 즐기기라도 하는 듯이 그는 멈추지 않고 자신의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저러다 침대가 부서지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들었지만 꼭 엉뚱한 생각이라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만큼 몇백년은 지났을만큼 낡은 그 것이었으니까. 난 계속해서 그 것을 즐기는 삼장에게 다가가서 용기를 내서 말했다.



    "..삼장. 10분이랬잖아. 얼마 안남았어. 나갈 준비하자."



    어젯 밤의 일때문에 더욱 녹초가 되버린 내 몸과 더불어 목소리가 상당히 많이 쉬어있었다. 변성기때의 목소리도 지금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삼장은 그렇게 좌우로 몸을 흔들다 내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보라색 눈동자가 이제 엉성하게 잘린 머리칼때문에 똑바로 보였다. 또 때리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지나 않을까 겁 먹은 마음이 또렷하게 내 안에 보였지만 그렇다고 이런 곳에서 도망칠 곳이 있을리가 없고 내겐 선택의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즈음 갑작스레 삼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그럴려고 했는데도 무의식적으로 내 몸은 크게 몸소리치며 놀랐고, 내 그런 반응에 화낼 줄 알았던 삼장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손으로 내 어깨를 짚었다. 꼭 순정만화의 변함없는 패턴의 여주인공처럼 내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심장은 커다랗게 두방망이질 시작했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내게 말했다.



    “그 목에 키스마크나 지우고 말해보시지.”



    "......!”



    거울이 없었기에 양 손으로 목을 감싼 난 아까 보다도 더욱 붉어져 있었다. 그리고 계속 내 어깨에 손을 짚은채 비웃음을 날리는 그 때문에 거기서 멈추지 못하고 아플 정도로 손을 목에 문질르며 자국을 지우려 하고 있었다. 눈동자에 물기가 돌기 시작했다. 키스마크의 아픔 때문이 아니었다. 다른..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쑤셔 들어오는 가슴의 상처때문이었다.

    "..흑..흑.."

    어느새 눈물은 멈출 수 없이 커져갔고 제한시간 10분은 점점 가까워져 가는데 우리 둘은 여전히 그 자세 그대로 서있었다. 난 어깨를 떨며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그는 여전히 내 어깨에 손을 짚은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눈물때문에 앞이 가려져 그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아직도 한심한 나 자신을 비웃고 있는지, 아니면.. 이렇게 하염없이 우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화를 내고 있는지.

    툭-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소린가 싶어 고개를 돌려보자 그가 어느새 내 어깨에서 손을 떼고 서있었다. 바닥에는 툭-이란 소리의 장본인인 낡은 파란셔츠가 아무렇게나 벗어져 있었다. 다시 고개를 들자 그의 근육이 보기 좋을 정도로 뭉친 가슴이 훤히 들어나 보였다. 아직 추운 겨울이었기에 난 무슨짓이냐고 소리치며 바닥에 떨어진 셔츠를 들고 그에게 입히려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상황은 순식간에 역전이 되버렸다. 잡고 있던 셔츠를 다시 억지로 빼 던져버리고 그가 내 팔을 움켜잡은채 당겨왔다. 갑작스런 행동으로 인해 난 반항조차 못하고 그대로 그가 하는대로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뭐..뭐야.."

    "핥아."

    "..뭐?"

    그가 한 말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한채 말을 잇지 못하는 날 바라보며 한 손가락으로 쇄골부분을 짚으며 그가 이어 말했다.

    "..여기야."

    "........?"

    "..여기라고."

    그는 다시 손가락을 그 곳에 짚고 그래도 알아듣지 못하는 날 바라보며 한심스럽다는 표정을 짓더니 내 팔을 다시 끌어당기며 내 뒷통수를 움켜잡았다. 그리고 아까 손가락으로 계속 가르키던 그 곳으로 내 입술을 가져댔다. 딱딱한 쇄골뼈가 입술과 부딪히고 '아야'라고 말할 틈도 없이 그가 다시 이어 말했다..

    "..날 독점하고 싶지 ?
    그렇다면 도전해봐.
    나라는 존재를
    네 것으로 만드는
    행위를."

    그 것은 마치 마법과도 같은 것이었다. 핑크빛 매혹적인 입술이 움직이며 내게 말하는 그 것은 마법보다도 더욱 빠져들게 하는.. 그런 것이 있었을 것이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은 바로 이런 것을 뜻하는 것이었을까. 삼장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난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억지로 닿았던 그의 피부에 스스로 신체를 붙였고 양손으로 그의 가는 목덜미를 끌어 안았다. 그리고 촉촉하게 젖은 입술로 그가 방금전에 가르켰던 그 곳에..
    혀를 원을 만들듯 빙글빙글-돌면서 입술로 멈추지 않고 강하게 빨아 당겼다.

    벌써 30분은 지난 것 같은데, 실제로는 아직 10분도 채 되지 않고 있었다. 정말 30분이 넘어갔다면 처음주제에 규칙을 벌써부터 어기냐고 큰일났겠지만 말이다..아무튼 그렇게 난 서서히 그에게 달라붙어 있던 내 몸을 떼었다. 그리고 그 곳엔 나와 똑같은 자국이.. 아니, 나보다도 더욱 새빨갛고 선명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 자국이 삼장의 섹시한 분위기를 더욱 풍미시켜주는 것이었기에 난 정신을 차린 후 적지 않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사..삼장.. 나.. 나..."

    "뭐야. 이제 와서 순진한 척 내숭떨어봤자 소용없어."

    그가 어느새 셔츠를 주워들고 단추구멍을 채우며 내게 말했다. 난 두 손을 모은채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어느새 단추구멍을 다 채운 삼장이 옷매무새를 대충 정돈하며 날 지나쳤다. 그리고 어느새 밖에 줄지어 선 죄수들이 듣지 못할 정도로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이제 똑같아 졌지. 추하게 징징거리며 울지마..
    주제에.. 남자망신은 다 시킨다니까."

    내가 만들어논 키스마크를 가리기 위해 옷깃을 꼿꼿히 세우는 삼장의 뒷모습을 보았다. 눈물은 이미 옛날에 멈춰져 있었다. 난 이 순간 고개를 숙이고 있었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아까 금세 날 지나쳐가던 삼장의 표정을 볼수만 있다면, 하지만 이미 늦은걸 .. 후회해봤자 소용없었다. 그래도.. 입가엔 이미 미소가 번진 후 였다. ..그가.. 삼장이 괜한 변태짓으로 나한테 그런 걸 시킨 것이 아니라.. 날 위해서 .. 자신한테도 남기라는 뜻이었으니까..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이 틀릴 수도 있었다. 현실은 냉혹하니까.. 전혀 뜻밖의 반대의 뜻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나만의 행복한상상으로 끝내고 싶었다. 안그러면 또다시 눈물이 쏟아내릴지 모르니까 말이다.

    "10분다됐어. 가자."

    "응!"

    장소가 교도소가 아닌 끝없는 절망의 지옥이라도 좋으니까, 이대로 .. 이대로 그와 함께 있고 싶었다.









    "너희들이냐 ? 신참이."

    일명, 단합장소라고 되있는 교도소 뒤의 공터는 생각보다 꽤나 큰 장소였다. 하지만 그걸 마저 둘러볼 틈도 없이, 우리 앞을 가로 막는 것이 있었다. 190정도의 꽤나 큰 신장을 갖고 있는 남자였다. 샛노랗게 염색한머리에 여기저기 피어싱을 단 모습은 한눈에도 보통 불량아가 아니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뭐 교도소니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 남자는 우리를 번갈아 쳐다보며 기분나쁜 듯 침을 뱉었다. 그러더니 의외로 소란을 피우지 않고 가만히 서있는 삼장의 턱을 붙잡더니 말했다.

    "쳇. 꽤나 반반한데. 계집애였으면 더 좋았을걸. 안그러냐 애들아?!"

    "푸하하하하"

    뒤에 있던 죄수 여럿이 그 말에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자존심강한 삼장이 가만있을리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나는 급하게 그 남자의 팔을 붙잡으며 소리쳤다.

    "..그..그러지 마세요. 이 얜 남자라고요.."

    "누가 모른댔냐?! 앙?!"

    남자는 강하게 날 밀쳤고 난 흙바닥으로 몇바퀴 뒹구며 넘어졌다. 겨우 하루도 채 입지 않았던 파란 죄수옷은 진흙투성이가 되버리고 말았다.

    "푸하하하.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라. 꼬맹아.
    자, 이쁜 형씨. 어디 신나게 놀아볼까?"

    삼장과 같은 머리색이지만 염색을 한 성형이라 그런지 지저분한 듯한 금발의 남자는 삼장의 한쪽 팔을 붙잡고 말했다.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던 삼장이 고개를 들었다. 매혹적인 보라색 눈동자가 남자를 쏘아보는 순간, 그 남자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일은 벌어졌다. 한쪽 팔을 붙잡힌 삼장이 다른 한쪽 손으로 그 남자의 손목을 붙잡은 것이다. '어쭈'하며 코웃음을 치던 남자였지만.. 채 몇초도 되지 않아 표정은 급격하게 굳어지고 있었다.

    ".크..ㄱ.. 뭐..뭐야. 이 힘은.."


    ----------------------------------------------------------------
    86편끝입니다^-^;;우하하..
    어때요..? 재미있으셨나요..?
    ..전 언제나 자신이 없답니다..
    흑..) ...그..그래도 담편 기대해주세요^-^
    아아.. 삼장.. 반할것 같애 ~ ;;
    그럼 !! 감상 코멘트, 감상 메일..등 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
    by -seibn
    oghj2000@hanmail.net
    elldia@msn.com
    -불펌은 안됩니다-
    ----------------------------------------------------------------

댓글 6

  • [레벨:5]루첸

    2003.10.28 20:08

    ㅇㅁㅇ!! 첫빵!!<-감동
    에잇..!나쁜사람들!!;ㅁ; 삼장상과 오공쨩을 괴롭히면 정의의 사자 우니동이!!
    소리없이 사라지게 해주마..(음침)
  • 루넬

    2003.10.29 16:30

    루넬도 동참!!
  • [레벨:9]id: 손고쿠

    2003.10.30 21:16

    고쿠고 동참입니다^^
  • 윤지니

    2003.10.30 21:39

    너도 동참!!! 오공...너무 불쌍해..너무 불쌍하게 나오는거 가타..흑흑흑
  • 매일준혁

    2003.11.02 01:32

    아악---- 진짜 재밌어요!!!ㅠ_- 너무 재밌다구요!!!!! >ㅅ<
  • [레벨:1]삼장러브모드

    2003.11.02 11:21

    저도 동참-;ㅁ; 으헷..오랜만에 세비니님의 소설을 읽으니 너무 좋다는..+ㅁ+(박효경;)
    이인간도 해야되는데..; 귀차너-_-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690 Angelica 1084 2004-10-19
689 [레벨:8]∑미서년살앙™ 7051 2004-10-03
688 [레벨:8]∑미서년살앙™ 6007 2004-09-04
687 루넬 4645 2004-09-04
686 루넬 4771 2004-09-02
685 촌놈J 18 2004-08-31
684 [레벨:8]∑미서년살앙™ 5628 2004-08-23
683 촌놈J 6440 2004-08-13
682 [레벨:8]∑미서년살앙™ 6785 2004-08-12
681 [레벨:8]∑미서년살앙™ 6597 2004-08-01

SITE LO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