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피스] 벚꽃이 지면... 3.
  • 조회 수: 573, 2008-02-10 14:49:28(2003-08-10)
  • “..멍..청이 검….사….?”

    눈앞에 멍해져서 날 똑바로 바라보는 푸른 눈동자가 보인다.

    그 눈동자는 너무나 선명하고 또 선명해서… 더러운 욕망으로 가득찬 내 모습이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들 정도로… 그 정도로 선명하고 또 아름다웠다.

    “..너 뭐 하는 거야?”

    잠에서 깨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나와 자신의 신체를 더듬는 무언가에 당황한 건지..

    아니면 놀란 건지 조금은 붉어진 듯한 얼굴로 날 향해 묻는다.

    그 새로운 모습이 또 눈에 들어와 뇌리 속에 박히고 내 손은 녀석의 뜨거운 신체에서

    떨어 질줄 모르고 있었다.

    “뭐 하는 거냐고!!”

    화내다시피 녀석이 내 손을 거칠게 빼 들었고 소리쳤다.

    난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뭘 하다니?.. 뭐라고 답해야 하지?

    뭐가 정답이고 무엇이 오답이지?

    아는 거라곤 지금으로썬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점 이었다.

    “..몰라..”

    “하…?”

    황당하다는 듯이 미간을 찌 뿌리고 날 바라보는 녀석이 보였다.

    순간 아침에 꾼 ‘나비의 꿈’이 떠오른다.

    그 ‘날개’를 잘라버리면 아무데도 날아가지 못할까..

    그 ‘다리’를 잘라버리면 아무데도 달려가지 못할까..

    .
    .
    .

    “너 그걸 대답이라고 하는 거야? 느닷없이 자는 사람한테 키…스를 하고..

    몸을 …… 더..듬고..말야.”

    “…몰라…”

    “…………”

    녀석이 한층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날 바라보았다.

    이제 나에게 보이는 건 녀석의 표정변화와 들리는 건 녀석의 나지막한 허스키보이스..

    느껴지는 건 바람결을 타고 서서히 날아오는 녀석의 향기.

    그 뿐이었다.

    녀석의 향기에선 벚꽃의 향기가 난다.

    얼마나 벚꽃따위와 붙어 다녔으면 저런 냄새가 하루가 지나도 몸에 배어있을까.

    순간 짜증스러운 감정이 솟구쳤고

    무엇인가 제대로 된 대답이 떠오를 뻔한 찰나,

    녀석의 말소리가 앞질러서 들려왔다.

    “..제길. 그냥 이렇게 하자. 넌 맨 날 이런 배에 타고 여자들도 안 만나고 다니다가

    욕구불만이 터졌고 순간 약간 정신이 맛 가서 내가 여자로 보여서

    키스하고 더듬었다. 끝. 됐지?”

    “……………”

    욕구불만..? 녀석이 한 말은 당사자인 내가 듣기론 오답이었다.

    저런 녀석이 여자따위로 보일 리도 없었고,

    키스도… 방금 껄 포함해서 한 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특별히 그 말이 틀렸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었다.

    괜히 얘기가 커져서 말싸움따위가 일어나길 바라진 않았으니까,

    “네 덕분에 잠도 다 날라갔고, 방금 문제도 해결됐으니 난 이만 간다..

    머리나 식히고 있으라고.”

    “……………”

    녀석이 순간적으로 일어서자 또다시 벚꽃의 향기가 코끝을 강렬하게 찌른다.

    동시에 미간이 눈에 띄게 좁아졌다.

    어째서 저 녀석은 저 딴 냄새를 풍기고 돌아다니는 걸까.

    자각은 하는 건가.

    순간 정신이 몽롱해졌다.

    녀석의 몸에서 풍기는 벚꽃의 향에 취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요리사!”

    “엉?”

    일어나 주방쪽으로 걸어가려는 녀석의 팔을 잡아 끌었다.

    사내자식 주제에 팔을 왜 또 이렇게 가느다란 것일까.

    어째서 내 팔과 이토록 이나 차이를 두는 것일까.

    “..뭐야!”

    “……….”

    아무 말 않고 그대로 끌어당기자 녀석이 내 품안으로 들어왔다.

    그냥 눈으로 볼 땐 나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 넓은 어깨였는데..

    내 품안으로 쏙 들어오는 것이 신기하다.

    뼈가 전체적으로 둥근 것 일까..

    그런 생각을 골똘히 하는 도중 녀석이 안긴 채로 내 가슴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소리쳤다.

    “뭐 하는 짓이냐고!! 아직도 발정 중 이냐! 이 색마자식 같으니라고!”

    “..누가 할 소릴 하는 거야..”

    색마… 그 단어는 당연히 나에게는 안 어울리는 단어였다.

    물론 이 녀석과 만난 뒤로 달라지긴 했지만… 그건 이 녀석한테 뿐이었다.

    색마라는 단어는 이 녀석한테나 어울렸다.

    언제나 항상 여자들한테 실 웃음을 치고 돌아다니기 바빴으니까.

    “그건 너한테나 어울리는 단어잖아. 안 그래?..”

    “뭐…뭐…!!”

    수치심을 붉게 물든 녀석이 날 강하게 밀쳤고

    주방쪽으로 뛰려는 녀석의 허리를 낚아채 내 쪽으로 돌렸다.

    채 5센티도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녀석의 피부와 녀석의 얼굴이

    내 체온을 급격하게 상승시키고 있었다.

    처음엔 그럴 생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똑바로 차렸을 땐

    녀석의 몸은 내게 강하게 밀착되어있었고 체리 빛 입술은 더욱 붉게 물들어

    내게 정복당하고 있었다.

    곧 이어 녀석의 체리 빛 입술에서 체리 향이 날 것 같은 액체가 한줄기

    흘러나왔고 난 그 액체를 혀로 가볍게 핥고 녀석의 입술에서 떨어졌다.

    몸은 여전히 밀착시킨 채로 한쪽 다리로 녀석의 그 곳을 강하게 눌렀고

    움찔하는 가벼운 경련과 함께 녀석이 창백해진 얼굴로 내게 소리쳤다.

    “뭐..뭐 하는 짓이야!! 아직도 욕구불만 이냐!!..

    ….아니면 네 녀석 호모였어?!”

    “..몰라..”

    “똑바로 대답해!! 너 날 좋아하는 거야? 아니면… 욕구불만!! 어느쪽이냐고!!”

    “…몰라….”

    좋아한다..? 좋아 한다 란 감정이 어떤 건데-?

    사랑 말인가?

    그런 쓸데없는 감정 따위 난 몰라.

    내 꿈에 방해된다고 그 딴 거 하지 않겠다고 이미 오래 전에 결정지은 그런 감정 따윈,

    난 몰라..

    그렇지만..

    “..모르니까.. 가르쳐줘.”

    “뭐..?”

    “..널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 나도 모르겠으니까… 가르쳐달라고..”

    “무슨..”

    내 말에 황당을 금치 못하다가 여전히 창백한 얼굴로 내 품에서 빠져 나오려

    애쓰는 녀석을 보니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가끔가다 이런 일이 종종 있긴 했지만 그 때보다 더욱 강한 감정이다.

    “앗-?.. 어..어디 가는 거야!”

    “………………..”

    고열로 인해 평소보다 힘이 빠진 녀석을 쉽게 끌고 배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곳은 몇일 전 우솝과 루피가 심하게 장난을 치는 바람에 고장이 나서

    아무도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를 해둔 적이 있었다.

    병아리가 매일 나보고 고치라고 했던 것이 었기 때문에 쉽게 기억할 수 있었다.

    “뭐..뭐야. 여긴..”

    “..문이 고장 나서 안에서 밖에 못 열어. 그러니 걱정하지마. 아무도 안 와.”

    “걱정하지 말라니.. 뭘 말야!!??..

    ..나.. 난 나갈꺼야!!”

    “…………..”

    문고리로 향하는 녀석의 하얀 손을 잡고 그대로 벽에 밀어 붙였다.

    그다지 크지도 않은 곳 이었고 작은 소리도 쉽게 빠져나가는 곳이기 때문에

    한 손으로 녀석의 입을 막고 다른 한 손으론 녀석의 두 손을 고정시킬 수밖에 없었다.

    “뭐하는….. 싫…! …읍!!”

    입을 막히고 난 후 더욱 거칠게 반항하는 녀석에게 동정심 따위 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흥분만 되 내 주변엔 온통 녀석과 나의 옷에서 떨어져 나온 단추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 ‘날개’를 잘라버리면 아무데도 날아가지 못할까..

    그 ‘다리’를 잘라버리면 아무데도 달려가지 못할까..

    +++

    벚꽃이 지면 3편끝이에요^^;;어..어때요?
    어색한 부분이 꽤 있을거예요..ㅠ_-;;으음;
    다..담편은 어떻게 될까요? ㅇㅎㅎ…;
    당할까 안당할까..(뭘?!-_-;;)
    으음; 아무튼 담편기대해주세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

    +++

댓글 1

  • [레벨:3]vMISTYv

    2003.08.10 21:20

    조로산지 좋습니다+ㅁ+)b 오랜만에 소설방 뒤진 보람이..;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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