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일곱번째장 ( 7-1 ) - 과거①:‘에퀴드 시리오스 샤엘리아’
  • 조회 수: 1850, 2010-07-13 11:54:02(2007-09-08)




















  • 하늘을 올려다봐
    하늘아래 있는 한
    넌 혼자가 아니야


































    [ 금기의 아이로군요- ]
    [ 그렇담 어쩔수 없겠군요? ]
    [ 역시, 이 아이를 버려야 한다는 건가요? ]

    [ 당연하잖습니까. 천계엔 천족만이 살고, 마계에는 마족만이 삽니다.
    하지만 그 두개의 세계의 시간을 흘러 금기의 아이가 탄생해버렸습니다. 늘 해오던 대로 입니다.
    죽이든가, 아니면 인간계로 보내던가… ]

    [ ……하지만, 저희 천족은 살생은 하지 않으니 역시 인간계군요 ]
    [ 이 아이에게 신의 가호가 있길… ]
















































    " ……또다 "


    이상한 여자 두명이 하얀색의 천으로 된 옷을 입은체, 갓난아기인 나를 보며 대화를 나눈다. 벌써
    몇번째 꾸는 꿈인지 모른다. 나는 지금 다섯살이다. 내 이름은 ‘에퀴드 시리오스 샤엘리아’….
    내가 알고 있는건, 나는 부모님에게 버려져 지금의 성전에 계시는 가장 높은 계급에 있는 신관님께
    거두어졌단것과 내 이름뿐.
    내 이름도 실제 이름일지 아닌지는 모른다. 다만, 신전에 있는 모두가 나를 시리오스라고
    부른다.

    그래서 나는 내 이름이 그것이란것과 나는 고아란것밖에 모른다.
    나는 태어나서 성당밖으로 나가본적이 없다. 나이도 어릴뿐더러, 이곳을 나가기 싫다.
    딱 한번 신관님과 함께 성전밖으로 나간적이 있었다. 하지만, 밖의 냄새가 싫어 다시 들어왔다.
    이상하게도 신전에 들어오면 나는 냄새와 함께 포근해지는 마음 덕에 나가는걸 꺼려한다.
    나는 이곳을 좋아한다.

    나는 진심으로 나를 거두어 길러주신 신부님께 감사한다.
    아마, 세상엔 저렇게 착하고 따듯한 인간은 없을것이다. 그래서 나는 커서 신관님과 같은 사람이
    되려한다. 착한 마음만을 가진체, 나도 언젠간 나와 같은 처지의 아이를 발견하면 거둘것이다.
    왜냐하면 거두어지지 않으면 조금은 씁쓸할테니까.

    아직 시간은 새벽 다섯시밖에 되지 않았다.
    캄캄한 새벽. 나는 이 시간이 좋기도 하지만,가끔은 무섭다.
    어둠이란게 무섭다. 포근한 침대에 내 온기는 그대로 있다. 하지만 그 어둠에게 삼켜질까봐 무섭다.
    신관님껜 아직 꿈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 꿈이 무섭다.
    이상하게도 무섭다.
    신경쓰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 너무나도 무섭다.
    그러고보니 신전안에 계신 모든 신관들이 나를 보면 부럽다고들 하는게 하나 있다.

    인간에게선 날수없는 특유의 붉은색의 머리카락.
    왠지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면, 나는 정말로 조금은 특별한 사람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나는 인간이지만, 관심받는다는건 아주 좋은것이기 때문이다.





    " 일어나렴,시리오스 "
    " 우응…신관님이 오늘도 저를 깨우러 오셨군요! "

    정말로 아름다운 신관님.
    허리까지 오는 곧은 검은색의 윤기있는 머리카락에 유난히 빛나는 검은 눈동자를 가지신 분.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운 신관님이시다.

    이분은 신전에서 유일하게 나를 챙겨주시고 돌봐주시는 분이시다.
    내가 실수를 저지르거나 잘못을 저질러도 따듯하게 감싸주시는 분이시다.
    이분은 나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신다.

    정말 나는 이분이라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분이 나를 거두어주셔서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 오늘도 기분좋은 미소를 짓는구나,시리오스 "
    " 신관님의 얼굴을 보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져서요! "
    " 후후 "


    그런 내가 귀여웠는지 신관님은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내 나이 다섯살, 나의 어머니이자 나의 부모님은 신관님뿐이시다.
    부모님이 누군지 궁금하지 않다. 부모님이란 존재는 나에게 필요치 않다.
    이미 그 이상의 존재인 신관님이 늘 나의 곁에 계시기 때문이다.

    " 오늘도 공부 열심히 하거라,알았지? "
    " 걱정말아요! 나는 다 잘할수 있는걸요!! "





    언제나 나는 행복할줄만 알았다.
    늘 내가 꾸던 그 꿈은 개꿈이라고 생각했다. 꿈은 꿈일뿐이라고만 생각했다.
    오년. 겨우 오년이었다. 겨우 내가 기억할수 있게된 나이는 세살이었고, 정확하게 기억할수 있는
    나이는 네살이었다. 그리고 모든걸 잃었을땐 다섯살이었다.

    나는 내 나이 다섯살 내가 마족이란걸 알아버렸다.
    나는 인간이라고, 절대 꿈과 같은 일은 일어날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랬다. 나는…거짓된 나로 진실을 살아왔다.

    " 하아…하아… "
    " 시리오스가 갑자기 열이 난다구요? "
    " 어떻하지요,샤이엔신관님? 아이가 견뎌낼수 있는 열병이 아닙니다!! "
    " 무슨소리입니까? "
    " 43.5도입니다. 정말 이래도 냅두었다가는 죽을지도 모릅니다! "

    머리가 아프다.
    머리는 너무나도 띵하고, 귓가엔 샤이엔신관님의 목소리와 다른 신관들의 목소리가 울린다.
    어떤 신관님들은 울고 있고, 어떤 신관님들은 나를 걱정하고 있다.
    죽는걸까? 정말 죽는걸까?

    눈도 제대로 못뜨겠고,땀은 너무많이 난다.
    한겨울인데도 너무나도 덥다. 그래서 신관님들이 창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나 덥다.
    열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분명 아침에 조금 미열이 있었던것 뿐인데.
    ……성력에 대해 공부를 하다가 오후 세시쯤에 쓰러졌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열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틀림없이 열로 인해 내 얼굴은 빨갛게 변해있을거고, 온몸은 뜨겁다.
    죽는걸까? 그렇담, 나는 신의 곁으로 가는걸까?
    신은 나를 너무나 좋아해서 애타게 나를 부르는 걸까?

    그렇게 좌절하고 있을때, 그렇게 포기해가고 있을때 내 손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밖에 나가셨던 샤이엔 신관님이 내 소식을 듣고 방금 부랴부랴 달려오셨을게 분명했다.
    샤이엔 신관님은 내 손을 꼭 잡았다.

    " 시리오스,가엾은 아이야…정신좀차리거라. 기운좀 차리려무나,부탁이다… "
    " 하아…하아… "
    " 시리오스……내 아이야… "

    눈물이 났다.
    머리는 너무나도 깨질듯이 아팠고,더 이상 샤이엔 신관님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지 못할거 같았다.
    죽는다는 고통이 이렇게도 아팠던걸까. 너무나 아프다. 너무나도 슬프다.
    겨우 오년뿐인데. 기억할 공간은 아직 한참 많은데, 그 기억의 공간을 반도 못채웠는데…….

    그리고 나는 내 정신이 아득해지는걸 느꼈다.






    " 마족이였어,시리오스가!? "
    " 그렇담 그 원인모를 열병은, 마족으로써 폭주하려 했던 증조란 말인가!! "

    시리오스가 정신을 잃어 눈을 감았다.
    그러자 알수없는 악한 마의 기운이 이곳을 맴돌았다. 그러더니 침대에 누워있던 시리오스의 몸이 붕
    떠올랐다. 성력을 가지고 있던 샤이엔 신관을 비롯한 모든 신관들은 여태껏 몰랐단 얼굴로 시리오스
    의 폭주하는 모습만을 보고 있었다.

    어린 아이의 몸에 숨겨졌던 마족의 기운.
    시리오스의 몸이 똑바로 서더니, 등에선 커다랗고 검은 날개가 나타나더니 펼쳐졌다.
    그리고 눈의 아래에는 ‘haven’이란 문신이 나타났고, 눈동자는 마족의 눈동자로 변해있었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 차가운 표정을 지은체 시리오스는 서서히 땅에 착지했다.

    샤이엔 신관은 마족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무리 시리오스라 해도 경계한체 다가가지 않았다.
    그때 젊은 신관이 조심스럽게 시리오스의 앞에 서려 했고, 샤이엔이 놀라 그 신관의 팔을 잡아당기
    려 했다. 하지만, 시리오스가 더 빨랐다.

    그 젊은 신관은 입에서 피를 토하더니 추욱 늘어졌다.
    시리오스가 손을 들어 그 신관의 심장부분을 찔러 심장을 빼냈던 것이다.
    아무런 판별력이 없는 시리오스는 그렇게 무지막지 폭주만 할뿐이었다.

    " 시리오스에게 다가가지 말아요!!
    우리들의 성력으로 시리오스를 봉인한뒤 죽이는것밖에 없습니다!!
    어린 마족이기에 성인마족처럼 판별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파괴만을 일삼을겁니다!! "


    샤이엔의 말에 신관들은 긴장했다.
    시리오스의 마기는 엄청났다. 어린마족이 가지고 있는 마족의 힘.
    그것은 보통 인간들에겐 엄청나게 위협되는 힘이었다. 신전은 흔들리고 있었다.
    엄청난 마기에 모든 이들이 떨고 있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시리오스는 많은 신관들을 죽였다.
    무표정으로 피를 튀기며 사람들을 죽이고 있었다. 샤이엔은 구석에서 그런 시리오스를 바라볼뿐이었
    다. 그리고는 결심했는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곤 자신의 오른손에 모든 성력을 다 모으기 시작했다.
    성력이 서서히 모이기 시작했고, 샤이엔신관의 손엔 빛이 나기 시작했다.
    이곳 신전에서 총 책임자인만큼 그녀의 성력은 대단했다.

    다른 수많은 신관들을 죽이던 시리오스는 대량의 성력이 모이는걸 알아채고 뒤돌았다.
    그리곤 무표정으로 샤이엔신관을 바라보았다. 샤이엔신관의 검은눈동자는 슬퍼보였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살기를 띄우는 시리오스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 ……내 아이 시리오스야 "
    " …… "
    " ……나는 너를 많이 사랑했단다,그것만 알아주렴… "


    시리오스가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녀는 동시에 자신의 손을 뻗어 시리오스의 눈 아래의 문신
    을 향했다. 시리오스의 피묻은 손은 그녀의 심장을 빼내었고, 시리오스는 동시에 나가떨어졌다.
    샤이엔 신관의 성력으로 시리오스는 더 이상 폭주하지 않았다.

    어느새 검고 커다란 날개는 사라진지 오래였고, 서늘한 기운을 뿜던 마기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샤이엔 신관은 입에서 검붉은 피를 토해냈다. 그리고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던 검붉은 피로 뒤덮힌
    자신의 십자가를 꺼내더니 다시 없는 성력 있는 성력을 다 끌어모아 십자가에 모이게 했다.

    십자가에 모든 성력이 다 모이자 정신을 잃은 시리오스의 오른쪽 눈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십자가가 퍼즐조각처럼 흐트러져 시리오스의 오른쪽 눈안으로 스며들어갔다.
    샤이엔 신부는 그런 시리오스의 붉은색 머리카락을 힘겹게 쓰다듬었다.

    " …사랑한다……시리오스……내…소중한……아이야……신의…가호가…함께하길…… "






    눈을 다시 떴을때 내 기억속에 희미하게 남는 장면들이 나를 아프게 했다.
    내 나이 다섯살, 아주 추운 겨울날 나는 내 손으로 소중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을 다 죽여버렸다.
    나의 어머니도 죽여버렸다. 그녀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준 메세지가 내 귓가에 아직도 맴돈다.

    하지만 다행이도 내가 눈을 떴을때 나는 그 신전에 있지 않았다.
    아마도 그 신전에서 내가 눈을 떴다면 더욱더 난 비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나이 다섯살, 많은걸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였고, 많은걸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였다.
    하지만 나는 생각할게 너무나 많아졌고, 경험한건 너무나 컸다.

    내가 다시 눈을 떴을때 나는 ‘마계’라는곳에 있었다.
    내 힘을 눈치챈 마족들이 쓰러진 나를 보러 왔을때, 단번에 내가 마족이란걸 알았다고 한다.
    나는 인간이랑 더 이상 같이 살수 없기 때문에 뒤늦게나마 나의 기운을 느끼고 데리고 온거라 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해도 됬다.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그 곳엔 모두가 없으니까.
    더 이상 그 곳의 모두에게 사랑받으려 살수 없으니까.
    내 시간은 5년뿐이었다.

    정확하게 기억할수 있는 나이부터 나는 마계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들은 내 기억을 지워주려 했지만, 나 역시 그걸 원했지만 몇번이고 몇번이고 지워봐도 내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다. 아주 강렬히 더욱더 기억이 되버려 그들도 그만두었다.

    마계.
    그곳은 너무나 탁하고 어두컴컴했다.
    도저히 어린 나는 인간들 곁에서만 생활하다보니 이곳에서의 적응이 되질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검술훈련을 받았다.
    생각보다 나는 모든 검술의 여러가지 기술을 금새금새 배웠다.
    그럴때마다 마족들은 칭찬해주었다. 인간과 같은 모습이다.
    다른건 종족이 다를 뿐이고, 등에 크고 검은 날개가 달려 있다는것 뿐이고, 마족을 상징하는 문신이
    새겨져 있는것 뿐이었다.

    하지만 인간과 마족, 그리고 천족은 늘 대립상태여야 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들이 아닌 마족들이 칭찬해주는건 별로 기뻐하지 않았다.
    그럴때마다 실감해버린다. 그들은 정말로 없단걸. 그들은 정말로 내가 죽여버렸단걸.

    너무나도 죄여온다.
    그 슬픔이 너무 강해, 그 시간의 집착이 너무 강해 난 내 스스로 목을 졸라버린다.

    " 시리오스, 너가 할일이 있어 "
    " 뭔데? "
    " 넌 인간들하고 오년이나 어울려 살았으니까 잘 할수 있을거야 "
    " 무슨 소리야? 나를 다시 인간들 곁에 보내겠다고? "
    " 비슷해. 우리가 아르넨이란 그곳을 점령하려면 그곳에 대한 정보가 많이 필요한 상태야 "
    " 아르넨이라면 우리들의 이상향? "
    " 잘 알고 있구나 "


    한 마족이 나에게 속삭인다.
    아마도 마왕이 직접 제제 명령을 내린걸지도 모른다.
    나는 마왕을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그는 나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다른 마족들의 말을 들어보면 실제로 그는 너무나 잔인하고 차가운 사람이라 그런다.
    그렇기에 나도 그가 무서운건 알수 있다.

    분명 그는 일부러 나를 보내는게 틀림없었다.
    나보고 다시 인간들 틈에 살라고? 하지만 아르넨이란 학교는 호락호락하지 않을것이다.
    나도 바보가 아니다. 이제 내 나이는 9살이고 아르넨이란 곳은 잘 알고 있다.
    동과북으로 나뉘는데, 그곳은 모두가 성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로 충만하다.

    나를 사랑해주고 보살펴주었던 신관님들이랑 같은…….
    성력을 가졌다면 그들도 바보는 아닐테니 내가 마족인건 단번에 알것이다.
    그렇다고 나는 나를 거짓으로 만들기 싫다. 그때 그 시간처럼 거짓의 시간에 속아, 그 달콤함에 넘
    어가 꿈같은 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너무나도 아픈 일이기에.

    " 우리는 그곳을 가질거야. "
    " …얼마나 있어야해? "
    " 너가 정보를 될수있는데로 다 모아줄때까지. "
    " ……오래걸리는구나 "
    " 시리오스라면 잘할거라 믿어 "


    거짓말.
    그냥 단지 나를 이용하는것 뿐이잖아.
    이곳에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은 없어.

    " 잠깐만! "
    " 왜 그래,시리오스? "
    " 설마 열흘전인가, 그때 총사령관 스웨니아 레이리아와 그의 휘하 부하들인 루,세츠,아일린이
    도주했다고 들었는데 그들이 그 학교로 들어간거야!? 그래서 나를 보내는 거야!? "

    총사령관 스웨니아 레이리아, 그의 휘하 부하 세명.
    스웨니아 루, 세츠, 아일린.....이들은 얼마전 이곳이 싫다며 도주했다.

    " 응,그들은 언젠가 배신자로써 우리들에게 처형당할거야 "
    " ……그래,그렇구나. 나하곤 상관없으니까. 언제쯤 가면 되? "
    " 요번주 안으로 가면 될거야 "


    그들은 나하고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조금은 부러운 사람들이다. 네명이서 서로를 많이 사랑하고 많이 사랑받으니까.
    그래서 조금은 부럽다. 나도 이곳이 싫지만, 난 겁이 많아서 이곳을 탈출하지 못하니까.






    일주일후 나는 여덟살때 아르넨으로 들어왔다.
    검술능력이 수준급이고 마법능력도 수준급이어서 쉽게 ‘동’아르넨으로 들어올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우려하던 일은 일어났다. 내가 마족인걸 저들은 쉽게 알아차렸다.
    동 아르넨은 특별능력자들만 있는 곳이라 당연히 들키고도 남았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제 혼자인게 익숙하다. 혼자인지 4년이나 지났는걸.
    내가 소중한 사람들을 스스로 죽인 그날부터 내 인생은 모두 망가져버렸는걸.
    혼자라고 달라지는건 없어.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나에게 한 아이가 다가왔다.
    앞으로 부회장 직책을 맡을 아이였다. 이름은 아마도 ‘시온 라이즈’….

    " 너 요번에 새로 들어온 아이구나? "
    " 아아 - "
    " 다들 널 보며 막 수군수군 거리던데, 내가 보기엔 넌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걸? "


    이 아이,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걸까.
    그렇게 그 아이는 한동안 나를 찾아왔다. 그저 아르넨 숲 깊숙히 있는 작은 연못에 앉아있는 나를
    어떻게 또 발견한건지 매일매일 찾아왔다. 나는 그 아이를 좋아하는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아인 쉬지도 않고 나를 찾아왔다.

    알고보니 이 아이는 곧 있으면 부회장이 되어 학교에서 보호차 아무도 다가가지 말라고 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녀석 친구도 잘 못사귀는 그런 평범한 아이였다. 하지만 점차 나이 먹으면서 크면은
    크게 될 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귀찮다.
    늘 혼자였던 내 삶에 이녀석이 끼어든거나 다름없으니까.
    그래서 귀찮고 싫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내가 먼저 친구하자라고 말을 꺼낼정도로 좋아지게 되
    었다. 아무래도 저 녀석이 늘 나를 찾아와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아이는 나와 만나다가 어느날 나에게 슬픈얼굴을 하고 다가왔다.
    늘 이 아이를 기다린건 아니었지만, 한번도 그런 표정을 지은적이 없는 아이가 그런 얼굴을 하고오자
    나는 당황했다. 아직 마족이기 때문에 나는 감정을 몰랐다. 서투를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떻게해서든 그 아이를 위로해볼려고 노력했었지만 그 아이는 마침내
    내 품에 와락 안기며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 시,시온? "
    " 흐아아앙,흐아아앙 "
    " 왜 그래,시온. "
    " 나……나…여기 부회장이 되서…여기 올수없어…… "
    " ……부회장? 드디어 되는구나. 3년만에 너가 12살이 되는 해에 부회장이 되는거잖아 "
    " 그치만…그치만……두번다시 이곳에 올수없잖아? 시리오스는 슬프지 않아? "


    ……슬프지 않냐고?
    그다지 슬프진 않아.

    " 슬프지 않아 "
    " ……진짜? "
    " 난 원래부터 혼자였고, 너 혼자서 날 좋아한걸거야…아마도 "
    " ……알겠어,나 이제 두번다시 시리오스 아는척 하지 않을게…내가 시리오스를 귀찮게 했어… "

    그리고 그 아이는 애써 울음을 참으며 붉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달려나갔다.
    난 그저 멍하니 그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아이의 백금발색과 녹색눈동자. 굉장히 이국적인
    외모였다. 난 그런 그 아이의 특이한 외모가 마음에 들었었다. 저 아이도 그 외모로 인한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았었겠지….

    샤이엔신관님.
    난 이곳에 있는게 정상인가요?
    내가 신관님을 비롯한 나머지 신관님들을 죽여버린것도 정상인가요?
    ……난요, 이건 아니란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하지만 나는 그런 생각이 들어도, 그런짓을 할수밖에 없겠지요.
    나는 은혜를 모르는 나쁜 아이니까.
    은혜를 배반으로 갚는 아주아주 나쁜 마족아이니까.





    " 세츠! "
    " 얼른와,아일린 "
    " 진짜 좀만 기달려! "
    " 세츠, 아일린좀 기달리면 덧나냐? "
    " 뭐야!? 니 입에서 그딴 소리가 나오냐!? "
    " 둘다 그만해; "
    " 우리 루는 안그러는데~ "
    " 닥쳐,루시드 "

    배신자들.
    레이니아 총사령관은 보이지 않지만, 그 휘하부하 세명은 보인다.
    세츠,아일린,루. 그리고 루시드란 녀석과 이루란 녀석과 유안이란 녀석. 총 다섯명.
    그래, 니들은 웃을수 있구나.

    너희는 마계에서 도망쳐 나왔으니까 그거면 끝났다고 생각하지?
    틀렸어. 난 너희를 잡으러 온 마족이야. 너희는…나를 우습게 보겠지. 당분간만이야.
    허락이 떨어질때까지, 그날이 가까이 오기 전까지…나는 너희를 유심히 살펴보겠어.
    너희한테도 내가 느끼는 고통을 맛보게 해주겠어.

    너희들이 언제까지 웃을수 있는지 한번 두고보자.
    너희들이 언제까지 같이 있을수 있는지 한번 두고보자.
    이 게임의 승패는 이미 처음부터 갈라져 있어.

    너희는 이 게임에서 패하고, 나는 이 게임에서 승리하겠지.

    " 어? 쟤는… "
    " 아아, 그 소문이 자자하던 마족이구나? "
    " 루시드, 쟤가 마족이라고? "
    " 나도 눈치챘는데, 넌 몰랐냐?이루 "
    " 닥쳐,세츠!! "

    훗…

    " 너 지금 방금 나 비웃었냐!? "
    " 니가 바보인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니까 진정해,이루 "
    " 루시드 너까지!! "

    거기까지야.
    나를 막대하는것도 거기까지야.
    너희는 함께할수 없어.
    이 에퀴드 시리오스 샤엘리아가 너희를 부서뜨릴테니까.












    나는 아르넨에서 수업을 듣는것도 아니고 검술 연습을 하는것도 아니었다.
    저런 바보같은 것들과 나는 다르니까. 이미 마계에서 어렸을때 배웠던것들이다.
    왜 그걸 지금에서야 배우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더군다나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건, 배신자들이다.
    그들도 분명 다 배웠던 것들인데 그렇게 인간인척 하고 싶은걸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아일린이 죽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보다.
    내 나이 13살이 되던해에 아일린은 죽었다. 하지만 아일린은 세츠의 몸에 들어있다.
    이유는 알수없다. 단지 죽었던 아일린이 영혼이 세츠의 몸에 들어간거겠지. 그 이상은 모른다.

    나는 열일곱살이 되는 해까지 아르넨의 정보를 전부 외부로 빼돌렸다.
    어느정도 정보가 모여서였을까. 마계에서 연락이 왔다. 배신자를 데리고 오라고.
    아쉽게도 루를 데려오지는 못했지만, 나는 왠지 비밀리에 회장이라 생각되는 유안과 세츠를 데려갔
    다. 그때 시온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타나지 않은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가끔 다니다 눈마주치고 잠깐 얘기하는게 고작이었지만, 그래도….
    나타나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과거회상을 했다.
    지금 나는 검은 망토를 둘렀다. 이제 전쟁시작이란다.
    이 새벽, 우리 마족들은 아르넨을 점령하기 위해 나간다.
    끝은 알수없다.
    하지만 분명 난 그 아이를 만나면 그 아이의 손에 죽을거라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그 아이는 너무나 약해 나를 죽이지 못할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 아이의 손에 죽
    을거라고 확신해버렸다.

    너무나도 슬픈 확신.
    이제 마음을 추스린다.
    조금은 긴장되는지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이러한 여러가지 감정을 갖게해준 시온 라이즈, 그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





    원래 체리가 과거설정을 할때
    신부님이 거두어주셨다고 했었지만,
    저는 성당과 신부님이란거에 대해 잘 모르고.....
    그래서 그냥 성력을 생각해 신전과 신관으로 바꾸었습니다.

    이제 저는 코멘트따위 생각지도 않을거에요.
    누가 보든 말든 저는 소설을 쓸것이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려 해요.
    보시고 코멘트 남겨주시는 분들에겐 고마울 따름이고,
    나머지는 아무런 생각도 갖지 않을라 합니다.

    그럼.

댓글 6

  • 이엔

    2007.09.08 12:19

    시리오스 여자인가 -_-?! <님
    .......아니 헷갈리구려
    이제 아르넨을 점령하러 가는거-_-............
    큰일났구만...
  • [레벨:7]id: 크리스

    2007.09.08 14:38

    헐, 이제 전쟁 시작이야?
    애들은 아직 수련중일텐데...
    마족들이 오기전에 도착할 수 있을라나?<
    다 살아남길<
  • cheRryBoyz

    2007.09.08 16:02

    난요즘우니동을안들어올뿐이지 소설은읽고있어요
    아 그리고 시리오스 문신 'heaven'이에요......
  • 세츠군z

    2007.09.09 10:24

    ↑읽고있는거알아요<
    제가미쳤나봐요,요새소설건드리지않다가그냥써서.....
  • [레벨:8]id: 가리*

    2007.09.21 19:14

    헐. 신관들을 죽이다니-_-
    이편 nowhere 이였나 아무튼 그 음악이랑 잘어울리는것같다
    근데 시리오스는 시온을 엄청 좋아한줄알았는데 아니였네,
    늦게 읽어서 미안 , 오늘 체력장해서 빨리 마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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