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크니컬 녹 아웃 = 9 = Dreaming Flower




  • 그 열쇠를 쥔 것은, 내가 아니었다.


    Technical Knock Out ~ Dreaming Flower ~


    " 계십니까-... "

    뭔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
    그리고 미약한 소음.

    역시나 기름 냄새가 후각을 장악하는 왠지 어지러운 집안.

    " 네네, 잠깐만요- "

    잠시 후에 나타난 것은 오렌지 색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소녀였다.
    연한 분홍빛 눈동자가 손님을 빤히 들여다본다.

    " ... 네가 루첸 리테르? "
    " 그래요. 뭐 잘못됐어요? "

    바로 쏘아 부치는 소녀의 모습에 히루는 살짝 웃었다.

    " 이 근방에서 유명한 메카닉 기술자라고 하던데 "
    " 그래요.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일지만 "

    루첸의 모습에서 이미 일에 대한 자부심을 찾기란 힘들었다.
    아직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에서는 일상을 지루하게 생각하는 어른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 그럼, 부탁해도 좋겠지? "
    " 뭐. 메카닉에 관련된 일이라면 안심하고 맡겨도 좋아요- "
    " 그래... 이 소년들을 부탁할게. "


    Technical Knock Out


    " 어서 오게 -... "
    " 오랜만이네요 "

    아쿠아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것은 가슴께 까지 내려오는 하얀 곱슬머리를 가진 여성이었다.
    옅은 노란색의 눈동자가 담고 있는 것은 불분명하다.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옅은 색소 덕에 투명한 느낌이 드는 여성이다.
    옅은 분홍빛 입술이 다시 열린다.

    " 이번에는 무슨 일로? "

    이 세계에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세계와 고립되어 있는 듯한 느낌.

    " 자자, 그 사무적인 태도는 좀 털어 버려. 오랜만에 만난 소꿉친구 사이에 왜 그렇게 무뚝뚝하게 구는 거야, 뮬더? "
    " 응 "

    「반응이 너무 빠르잖아...」라고 생각한 아쿠아.
    동시에 그녀가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쥔 것은 꼭 그녀 때문만이 아니었다.

    " ... 왜 그래? "
    " 아니... 두통 "
    " ...... "
    " 응? "

    뮬더가 아쿠아에게 건넨 작은 알약.

    " ... 고맙다 "

    아쿠아는 그 알약을 받아 아득아득 씹어먹었다.

    " 여전하네. 약 먹을 때 그 버릇 "
    " 그래도 이젠 웬만해선 다른 사람들 앞에선 안 그래 "
    " 약을 안 먹는 것뿐이겠지. 다른 사람 걱정시키기 싫으니까 "

    아쿠아가 힘없이 미소지었다.
    두통은 아직도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

    " ... 이번 일은 그 제이라는 과학자와 관련된 일이야? "
    " 거기까지 그 남자 소식이 퍼졌냐 "
    " 응. 더불어 한 방 먹었다며? "
    " ... 그 얘긴 됐어 "
    " 망울 중령이 얘기해줬어 "
    " 그런가 "

    '고자질인가'하고 생각하며 아쿠아는 웃었다.
    그녀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동전을 주우려고 몸을 숙였다.

    " 이번에는 그 과학자를 감시해줬으면 해 "
    " 그런 거라면, 이미 서현과 스텔라에게 맡긴 걸로 아는데? 덕분에 이 쪽은 인력이 부족하다고 "
    " 이번에 그 남자는 첫 명령을 받았어. 명령이행을 제대로 할지는 모르겠다. 서현과 스텔라의 임무는 언제까지나 감시일 뿐이다. 너라면, 여차하면 죽일 수도 있겠지 "

    아쿠아는 책상 위에서 동전을 굴렸다.

    " ... 싫어. 죽이는 건. "
    " 자비라도 내리는 거냐 "
    " 아니... 인간 병기가 그 남자를 지켜준다며. 귀찮은 건 안 할래 "
    " 승산은 있냐? "
    " 49% "

    아쿠아가 소리내어 웃었다.
    그리고, 동전은 바닥에 형편없이 떨어졌다.


    Technical Knock Out


    네코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도통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 한 마디로 길을 잃은 셈이다.

    [ 퍽 ]

    " 이크... "

    네코는 누군가와 부딪히고는 뒤로 한 발 짝 물러섰다.

    " 어라... 괜찮습니까? "
    " 아, 네 "
    " 나는 밍쿠대령입니다만 "
    " 에, 저는 이번에 새로 배속된 네코 크리스차넨 준위 에요 "
    " 저기, 군부 내의 이런 인적이 으슥한데서 뭘 하고 있는 겁니까? "
    " 실은... "

    네코는 잠시 머뭇거렸다.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 길을 잃었어요... "

    밍쿠 대령의 대답은 그녀가 예상한 것과는 틀렸다.

    " 아하하...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거든요 "
    " 네... 상당히 복잡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

    불쑥 튀어나온 것은 이자벨 샤이 소령이었다.

    " 아, 이자벨 소령 "
    " 밍쿠 대령님. 이런 데서 뭐 하는 겁니까? "
    " 에, 그러니까. 실은 길을 잃어서... 하하... "

    밍쿠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웃어 보였다.

    " 회의실은 저기입니다만? "
    " 아아. 이거 고맙군요. "
    " 거기 있는 여자 분은? "
    " 네? 저는 네코 크리스차넨 준위라고 합니다! "

    그녀의 자기 소개에, 소령은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 새로 온 네코 크리스차넨 준위가 당신이군요? 사격 실력이 꽤 좋다고 들었습니다- "
    " 아, 감사합니다_... "
    " 중앙 군부 내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의실은 저기입니다 "
    "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령님 "
    " 소령님! "

    소령은 곧 자신에게로 뛰어온 소위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 무슨 일이죠? "
    " 카셀 대위 님이 부르십니다 "
    " ... 흐응. 그런가요. 지금 가도록 하죠. 그럼, 이만 "

    이윽고, 소령은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밍쿠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뭘까, 그녀에게서 느끼는 이 애증은.
    그는 소령과 '그녀'를 겹쳐서 보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그녀'와 닮은 구석이 있는 소령이었으므로, 밍쿠 대령이 소령과 '그녀'를 겹쳐서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 벌써 5년이지 '

    " 대령님? "
    " 아, 예? "
    " 가시죠. 회의실로 가는 길이셨죠? "
    " 네... "

    대령은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아쉬운 듯한 감정으로 회의실 쪽으로 돌아섰다.






댓글 13

  • 신비쨩♡

    2004.04.08 17:00

    에헷 , 잘봤습니다♥ 메카닉 기술자라 . 그런 멋있는 직업이(응?)
    이제 슬슬 전개되는군요. 기대됩니다 ;ㅅ;(엄지손가락치켜들기)
  • [레벨:8]∑미서년살앙™

    2004.04.08 17:16

    밍쿠 바람 핀거야?;ㅂ;<-꺼져
    그나저나 나는 왜 이쟈벨소령을 불렀을까나:$
    .........약은 씹어먹으면 써요....
  • 촌놈J

    2004.04.08 17:20

    아... 밍쿠가 소령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요? 궁금하게시리 (탕)
    아쿠아에게도 소꼽친구가 있었군~ (의외라는 걸까!)
    그리고... 제이를 감시하는 사람이 많은 걸 보니, 인기가 대단한거군요 (←)
  • [레벨:3]카나리아

    2004.04.08 17:26

    정말 대단한인기에요.=ㅇ=
    척하면 알아듣고[...] 인간병기소녀는 그만 보디가드가 되어버렸;<-
    승률이 49%라니;
  • [레벨:3]id: 파렌[웃음]

    2004.04.08 17:43

    아쿠아상은 약을 씹어 먹는구나;ㅁ;... 실은.................나도 씹어먹어요![알약을 삼키다가 사례들려서, 삼키지 못하겠다.]하핫 -
    흐으음 - 메카닉 기술자...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기계의 기자도 모르는 녀석] 헤헤헤 -
  • [레벨:6]11.29[아쿠아]

    2004.04.08 18:09

    약을 씹어먹으면 쓸텐데;;;
    인간병기소녀는 대단해요-ㅂ-)乃
    밍쿠대령과 네코준위는 길치로구나..ㅇㅂㅇ)a
    뮬더씨가 아쿠아의 소꼽친구라...[중얼]
  • [레벨:9]id: 손고쿠

    2004.04.08 18:28

    그녀라..누굴까요?많이 닮았었나보군요 아님 동일인물?
  • [레벨:5]밍쿠+푸딩

    2004.04.08 18:55

    소령에게 애증을 느끼는 건가요.=ㅂ"=
    뭐 소설에서의 노말이야. [...이상한 생각을.<-]
    저는 저보다 낮은 계급의 사람에게도 존댓말을 쓰는 착한 성격이군요.[엥?]
    아마도 그 약이 맛있는 약이었는듯. :9
  • dkdaktldb

    2004.04.08 19:56

    누나,재밌다>_<

    근데..그 인간병기가..지켜준다라..

    설마..그곳에 포함된건...나하구,파렌씨?
  • 린유z

    2004.04.08 21:47

    5년전의 누군가와 모습이 겹쳐보인다라 ,, 흐음 , 무슨 과거가 있었을까요 ( 머엉 )
    알약 ,, 저는 물이랑 같이 삼키는데 , 씹어먹으면 써요 ! ( 맞는다 )

    아아 ,, 복잡한 곳이라면 아마 저도 길을 잃을 ,, ( 길치 )
  • 히코토

    2004.04.08 21:52

    알약을 아득아득 씹어먹다니 무슨 얼음도 아니고.... 엄청쓸텐데...
  • [레벨:6]망울냥♥

    2004.04.11 14:55

    밍쿠상 바람피면 서년상이 화냅니..<-
    알약을 씹어먹으면;;
    굉장히 고통스럽겠습니다..;;
    인경병기는.. 뭔가요..
  • [레벨:9]ねこ[네코]

    2004.04.11 16:06

    알약을 씹어먹다라.... 나는 그냥 삼키긴 해도 씹지는 않는데;;
    그렇게 먹으면 쓰지 않나=ㅂ=; 대단한 버릇이야[;]
    에헤헿=ㅅ= 나랑 밍쿠는 길치였구ㄴ.......... 아, 그래!! 그래서 밍쿠가 화를 안낸거로군=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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