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일곱번째장 ( 7-3 ) - 과거③ ‘ 샤인즈 쌍둥이 ’
  • 조회 수: 2030, 2010-07-13 11:53:41(2007-09-30)



























  • “ 오빠! ”
    “ 레이, 어디갔다 왔었어? 걱정했어! ”
    “ 앞으론 말하고 갔다올게! 걱정안해도 되! ”
    “ 휴우, 하여간 ”


    샤인즈 일족에서 유명한 쌍둥이. 갈색머리에 황금안을 가졌고 토파즈 목걸이와 팔찌를 늘 하고 다니는 이제 막 일곱 살이 된 쌍둥이들이다. ‘레이 샤인즈’가 동생이며, ‘카이 샤인즈’가 그녀의 오빠이다. 카이는 일분 먼저 태어났지만 어찌됬든 오빠여서인지 늘 레이를 잘 챙겨준다. 그리고, 이때만큼은 레이도 활짝 웃고 다녔다.

    이곳 샤인즈 일족들은 그런 쌍둥이를 보호하고 사랑해주었다. 적어도 그 쌍둥이들은 샤인즈 일족에선 자랑이자 우상이었기 때문이다. 카이,레이 쌍둥이. 그들이 특별한 이유. 보통 평범한 샤인즈 일족과는 틀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샤인즈 일족이 공통적으로 가진 능력으로써 여자는 뢰와 영적능력을, 남자는 철과 영적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 쌍둥이만이 서로 공통된 능력을 하나 더 가졌으니, 이름하여 ‘붉은 눈’이다. 아직 그들끼리 제어가 안되지만 평소엔 볼수 없다. 이곳 샤인즈 일족에 어쩌다 적이라 추정되는 자들이 침범하였을때, 그때 그 적들을 해치울수 있었던 계기가 이 쌍둥이들 덕분이었다.

    레이와 카이의 두 눈동자가 붉은 눈으로 변하더니, 적들이 쓰던 능력을 그대로 카피해 똑같이 썼던 것이다. 다소, 어린아이의 몸이라 조금 힘겨워서 별로 적들을 상대하진 못했으나 그때 적들의 능력을 알아내어 그 능력에 맞써 샤인즈 일족은 싸워서 일족의 목숨과 마을을 지킬수 있었다.

    그때가 2년전, 그들이 다섯 살이 되던 해였다. 그들은 다섯 살이 되던해에, 자신들의 능력이 하나 더 있단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뒤 그들은 더욱더 많은 사랑을 받고 살았다. 하지만 이 평화도 얼마가지 못했다. 이 쌍둥이들의 능력이 어느덧 세상밖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고, 돈벌이에 쓰기 위해서 헌터들이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그 헌터들은 샤인즈 일족들이 손쉽게 상대할수 있었다. 샤인즈 일족,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올해 쌍둥이 카이,레이들이 일곱 살이 지나 여덟살이 되기 두달전. 조금 쌀쌀한 가을날에 샤인즈 일족은 멸하고 말았다.




























    “ 오늘은 하늘이 안좋구나 ”
    “ 그게 무슨 소린가요,할머니? ”



    레이는 또 친구들과 숲에 놀러갔고, 이때만해도 몸이 약했던 나는 늘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갑자기 문밖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더니 하늘이 안좋다는 이상한 소리를 했다. 나는 이해가 가질 않아 비가 오려나? 하고 하늘을 쳐다보았지만 하늘은 유난히도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씨였다. 그럼에도 하늘이 안좋다고 말하시는 할머니.

    나는 할머니의 손을 잡은체 한껏 귀여움을 떨며 그 이유를 물었지만 할머니는 이상하게도 대답을 회피하셨다. 아직 일곱 살이지만 나는 유난히도 철이 일찍 들었던 아이이다. 총명하단 소리를 늘 한껏 받고 자랐다. 그래서 레이보다는 사랑을 더욱 받고 있었다.
    그게 조금 레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 카이 ”
    “ 네 ”
    “ 우리 일족은 너희 쌍둥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단다 ”
    “ 하지만 나를 더 사랑하잖아요 ”
    “ 그렇게 느껴지더냐? ”
    “ 사실이기에 그렇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걸요,할머니 ”








    조금은 무언가 시무룩해졌다. 자연히 내 시선은 바닥을 향했고, 할머니는 말없이 인자하신 미소를 지어주신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총명하단 이유 하나로 나는 레이의 사랑을 빼앗아갔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원한 일은 아니었다. 결코. 그래서 나는 오빠이기에 그런 레이에게 내 사랑을 전부 쏟아부어주었다. 레이가 원하는 거라면 모든 해주었다. 반대로 레이가 원하지 않는 것 역시 들어주었다.

    어렸을땐 레이와 무지 사이가 좋았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어렸을때 뿐이란걸 후에 알게 되었다. 내가 이곳 생활에 행복에 젖어 있을때, 이곳 사랑에 젖어 있을때, 그때만 가려져 있던 순수함. 그때만 가져려있던 아둔함이었다. 그것은 내 책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했다.


    “ 우리 일족은 너희를 지킬것이란다. ”
    “ 무슨 말씀이세요? ”
    “ 카이…앞으로 너가 많이 힘들지도 모르겠구나.
    그것이 레이를 지키는데에 있어서도 그렇고, 그것이 너라는 점에서 있어서도 란다. ”







    할머니는 자꾸 내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씀만 하셨다. 그때 나는 총명했고 사랑밖에 받지 못해 슬픔이란걸 몰랐기에 할머니의 그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걸 수도 있다. 아니면, 일부러 내가 부정했을수도 있다. 내가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내가 정말로 부정을 했던건지 그것은 알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금 나는 해답을 찾고 있다.








    “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순간이란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이 순간이듯이.
    바람이 부는것도 순간이고 구름이 하늘에 떠 있는것도, 그 구름의 모습이 바뀌는것도 순간이란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것도 순간이고, 너가 이곳에 서 있는것도 순간이 될거란다.
    아직은 이해하지 않아도 된단다. 하지만, 이 할미의 말을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구나.
    카이, 너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은 레이란다. 그러니 너는 레이를 지키기 위해 강해져야 한단다.  ”






    순간.


    모든 것이 다 순간이라고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있는것도 순간이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할머니, 내가 할머니 말을 듣는것도 순간이었을까? 내가 이곳 사람들하고 이야기 한것도 순간이었을까?






    할머니…나는 아직도 할머니 말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할머니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순간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아요. 내가 할머니 말을 잘못 이해했을수도 있겠지만…잊혀지지 않아요. 지금 모든 것이 순간이 되지 않아요. 차라리, 할머니 말씀데로 순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할머니 말은 너무 어려워요. 아무리 내가 똑똑하다 해도 나는 할머니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겠는걸요 ”
    “ 지금은 괜찮단다.지금은 괜찮아. 다만 확실한 것은 레이도 너에게 있어 순간이 될 수도 있단다. 그러니 레이를 지켜주거라 ”
    “ 내가 레이를 지켜주라구요? ”
    “ 앞으로 너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은, 마지막으로 소중한 사람은 레이일테니 말이다 ”






    할머니 말씀은 늘 옳았어요. 나에게 레이는 마지막으로 소중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할머니, 레이에게 있어서 나는 소중한 사람이 아니에요. 레이는 날개를 피고 날아가려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나는 늘 제자리에요. 레이는 훨훨 날아오르지만 나는 레이를 날아가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사실은 혼자가 무지 두려운거였어요.





    할머니, 왜 모두들 우리를 지키려고 했던 걸까요?
    할머니……왜 모두들 우리 곁을 떠나가 버린 걸까요?
    나는요, 가끔 생각해요. 할머니가 나를 위해, 레이를 위해 바삭하게 구워주는 빵을 다시 먹고 싶다고.
    그게 어리광인걸까요,할머니?





























    “ 카이. 레이는 지금 뒷산에 있을게야.
    다른 아이들은 데려가지 말아라. 짐만 될테니. 그러니 레이의 손을 잡은체 이곳을 떠나거라
    떠나서 레이를 지켜주거라. 어디 가서도 네 이름을 밝힐때 샤인즈 라는 성을 밝히지 말거라. 그것이 너에게 있어 괴로울게다. ”






    할머니, 할머니만 답을 알면 어떻게요.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몰라서 나는 정말로 레이만 데리고 나왔어요.
    앞집에 살던 옌도 놓고 오고, 옆집에 살던 아렌도 놓고 오고, 저기 맨 끝집에 사는 레뉴도 놓고 왔어요. 그때 아이들이 나에게 어디가냐고 물었는데 몰라서…잠깐 레이랑 집에 갔다온다고 했어요.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갔어요.

    할머니, 왜 나에게 그런 짐을 안겨준거에요?
    나는 할머니 때문에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요. 몸은 어느정도 컸고, 키도 어느정도 자랐어요. 많이 건강해져서 지금은 레이를 지켜줄 여유도 생겼어요. 그치만요,할머니……누군가를 잃게 된 뒤에 얻게 되는건 정말 싫어요.














    내가 커버린 시간들속엔, 내가 건강해져버린 시간들속에는…샤인즈 일족이 없어요.






    나는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을수는 있어요. 아무렇지 않은 척 남을 놀릴수도 있어요.
    아무렇지 않게, 정말로 아무렇지 않게 행동할수 있지만요…생각까지, 내 기억까지 아무렇지 않을수 있는건 아니더라구요.

















    그때 레이가 했던 말이 기억나요.







    “ 오빠… ”
    “ 응? ”
    “ 여긴 마을로 가는 길이 아니야 ”
    “ ……나도 알아 ”
    “ 근데 왜 여기로 가? 아까 집에 간다고 레뉴에게 그랬잖아. ”
    “ 할머니가 너를 데리고 다른곳으로 가라 그러셨어… ”



    그때까지는 괜찮았어요,할머니.
    할머니는 나에게 모든걸 말씀해 주셔야 했어요. 가능한한 짐작하실 만한 모든 것을 나에게 말씀해주셔야 했다구요.
    그때 마을에서 폭팔하는 소리가 울리면서 불이 났어요. ……할머니, 그때 레이 표정을 알고 계셨나요? 그렇다면 말씀해 주시지 그러셨어요.











    난 레이의 그런 표정 처음봤어요.








    “ 마을이…… ”
    “ …… ”
    “ 우리 때문이야,오빠……그렇지? 우리들 능력 때문에 헌터들이 다시 온거야!! ”




















    레이는 사랑을 받지 못했어요. 그건 나도 알고 있을만큼 너무나 티났어요.
    그런데도 레이는 샤인즈 일족을 사랑했어요. 언젠간 사랑받을거라 믿으면서 레이 역시 나름데로 노력했었던 거에요.
    착한 아이 그대로 있으면 일족이 자신도 사랑해줄거라고 순수하게 생각했던 거였어요.
    그때 레이는 영원히 사랑받지 못해서 였던 걸까요? 그래서 내가 잡고 있던 손을 처음으로 뿌리치고 마을을 향해 뛰어갔던 걸까요?

    “ 레이,안돼!! ”

    나는 몸이 약해서 달릴수 없었어요. 나는 너무나도 약해서 레이의 손을 잡을수 없었어요.
    뛰려고 하면 심장이 너무나 욱씬거려서 제대로 달릴수가 없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억울해서 울었어요.
    할머니…일족이 공격받을거라고 그냥 사실데로 말씀해주시지 그러셨어요.































    나는 나쁜아이가 되었어요. 나의 마지막으로 소중한 사람한테 정말로 나쁜 아이가 되어버렸어요.





























    “ 레이, 도망쳐!! 위험해!! ”


    뒤늦게 마을에 들어온 나는 그때 처참한 광경을 보았어요. 마을이 불타서 쓰러지고 있었어요.
    그때 마을은 너무나도 뜨거웠어요. 분명히 그때는 쌀쌀한 가을이었는데, 춥다고만 느낀 가을이었는데 뜨거워서 땀이 날정도로요.
    옌은 보이지도 않고, 아렌도, 레뉴도 보이지 않았어요.








    “ 오빠……모두가 보이지 않아 ”
    “ 하아…하아… ”
    “ 집에 갔다 온다고 모두에게 말했는데…모두 오빠랑 나를 기다리다가 사라져버렸어 ”











    나는 그때 레이에게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어요. 구차하게 변명이라도 하려 했었어요.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레이는 그때부터 나에게 증오심을 품고 있었던 거에요. 그래서 나는 레이에게 미움받기 싫어서 모두와 함께 했던 그 추억에, 그 시간에 홀로 서 있었어요. 그대로, 어린아이인체 그대로 있었어요.

















    레이가 날개를 달아 훨훨 날아가기 전부터 나는 날개 따위 키우지도 않았어요.
    그냥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레이가 뒤돌아봐줄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그것은 어린아이의 아둔함 뿐이었어요.





















    마을을 잃어버린 뒤로 레이와 나는 정처없이 헤매고 다녔어요.
    그때 레이의 손을 놓친뒤로 나는 레이의 손을 잡은적이 없어요. 레이의 앞에서 앞장서서 걸은적도 없어요.
    나는 죄지은 아이처럼 레이가 뒤돌아볼때까지 뒤에서 천천히 걸었어요. 하지만 레이는 뒤돌아보지 않았어요.
    순식간에 우리는 가족을 잃었으니까요.

    늘 상냥하게 웃어주던 엄마도 더 이상 안보이고, 자상한 미소를 지어주던 아빠도 보이지 않아요.
    늘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인자한 웃음을 지으신 할머니도 더 이상 보이지도 않았구요.
    ……그때 우리를 기다렸던 옌도 레뉴도 아렌도 더 이상 볼수 없었어요.




























    동시에 나는 레이의 미소를 볼수가 없었어요.












    “ 나는 오빠를 믿었어 ”













    레이가 나에게 잔인한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나는 그 잔인한 말을 처음 듣는거라 당황했었어요.
    그래서 나를 향해 거침없이 차가운 말을 하는 레이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어요.

    “ 적어도…옌이랑 레뉴랑 아렌을 살릴수 있었다고 생각해 ”
    “ …… ”
    “ 하지만 오빠는 그들을 버렸어 ”
    “ …나는 ”


    “ 변명따윈 하지 마. 그건 오빠답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차라리 샤인즈 일족과 살았을때처럼 자신이 한건 당당하게 인정해. 오빠답지 않아.
    변명하는 오빠는 처음봐. 늘 위선자처럼 미소만 짓고 사랑은 다 받아버리고……그래도 나는 오빠에게 사랑을 받아서…
    그래서 괜찮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오빠의 자상함은, 오빠의 사랑은, 이런 비극적인 일을 초래했어… ”






    난생 처음으로 레이에게 그런 말을 들었어요.
    할머니, 레이가 나를 미워하게 되리란 것도, 두 번다시 나에게 미소를 지어주지 않을거란것도, 다 알고 계셨지요?
    그렇다면 말씀해 주시지 그러셨어요.

    나는 샤인즈 일족을 잃고, 친구들도 잃었어요.
    부모님도 잃고, 할머니도 잃었어요.
    그래도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나와 똑같은 레이가 내 곁에 있어줄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치만 레이는…나를 떠났어요. 모두를 잃어버린 그 시간에 나에게서 등을 돌렸어요.
    레이는 더 이상 나에게 말을 걸지도, 대답해주지도 않았어요. 나 역시 레이에게 말을 걸지 않았어요.
    말을 걸기가 어려웠어요. 늘 또박또박 말도 잘했던 저는 점차 벙어리가 되었어요. 그때 느꼈던 감정이 슬픔이란건 후에 알게 됬어요.


























    할머니, 차라리 그때 우리도 같이 일족의 뒤를 따라갔으면 더 편했을거란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모든 책임은 나에게 주어졌고, 모든 짐은 나에게 주어졌고, 그때 그 시간이 나에게 남아 나를 괴롭혔어요.





























    그때 내가 모두를 지어주던 그 미소는 위선자의 미소였을까요?
    그때 내가 모두에게 받았던 사랑은 무엇이었던 걸까요?

    내가 모두에게 해 주었던 것은 뭐였죠?



    할머니, 당신은 알고 있나요?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그 추운 겨울을 버텨내야만 했어요.
    그래서 아무 집이나 찾아가서 일을 하고 돈을 받았어요. 그치만 어린아이기 때문에 일정한 양의 이상의 돈을 주지 않았어요.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벌었어요.

    우리에게 남은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돈도 없고 하물며 나이도 어린아이였어요. 우리에게 남은거라곤 우리 일족이 멸망한거였어요.
    그리고 나에게 남은건 외로움이었고, 레이에게 남은건 증오였어요.


    그 누구보다 사이가 좋던 쌍둥이였는데….





    이것은 내가 약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겠지요?
    아니, 원래 일어나려 했던 걸수도 있어요. 아쉽게도 저는 미래를 내다볼줄 모르기에 그저 ‘미래’만을 생각했어요.
    자고 일어나면은 레이가 내 곁을 떠날수도 있단 생각도 했어요.

    더 이상 레이는 옛날의 레이가 아니었으니까요.































    그 겨울, 크리스마스날이 다가왔어요.
    우리는 몇날몇일을 굶었어요. 어린아이의 몸으로써는 배고픔을 견디기 무지 힘들었어요.
    무엇보다 몸이 약한 저는 더 이상 움직일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산속에서 눈을 맞으면서 눈이 쌓인 곳에 쭈그려 앉았어요.

    “ …… ”
    “ 레이… ”
    “ …… ”
    “ 배 고프지? 미안해…내가……오빠가…구해줘야 하는데… ”
    “ 이제 그만 착한척해도 돼. 난 오빠를 믿지 않으니까 ”
    “ ……요번 크리스마스는 너무 추워,그치? ”

    배고픈데도 애써 웃었어요. 무지 추운데도 불구하고 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 목도리를 레이의 목에 감싸주었어요. 레이 역시 배가고파 힘이 없어서 미동조차 하지 않았어요. 그저 내가 감아준 목도리만 쳐다보았을 뿐이에요.
    그때 나는 할머니 말씀이 떠올랐어요. 레이를 지켜주어야 한다는.










    “ ……조금만 기달릴래? 혹시 몰라, 그러니까 내가…먹을거……구해올게 ”











    레이는 그저 힘없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다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적어도 레이가 먹을수 있는 음식을 구해야만 했지만, 그 겨울날 구할수 있었던게 뭐였을까요.
    우리는 어린아이였고, 우리의 몸은 체력이 다 떨어진지 오래였어요.

    내가 일어서서 뒤를 돌아 걸어갈 때 레이가 일어서는 소리가 들렸어요. 뒤를 돌아보니 레이가 뒤를 돌아 걸어가고 있었어요.
    내가 먹을거를 구해온다고 말한걸 다 들었으면서도 레이는 뒤 한번 돌아보지 않은체 그렇게 제 곁을 떠났어요.
    일족을 일은뒤 한달뒤에는 나는 하나뿐인 동생을 잃었어요.
    그 자리에서 엄청나게 울었어요.

    배가 고파서 울을 힘이 하나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엉엉 소리내어 울었어요.




    그리고 정신을 잃었고, 하얗디 하얀눈은 내 몸을 덮어주었어요.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땐 장작불이 따듯하게 타오르고 있었어요.
    눈을 떴을때 내 몸엔 따듯한 이불이 덮여져 있었어요.

    “ ……어 ”
    “ 일어났니? 다행이구나 ”
    “ 네 동생이 산속에 있는 우리집을 용케도 찾아내었단다 ”

    따듯한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는 집을 레이가 발견했었어요.
    그래서 나는 나를 떠나간줄 알았던 레이가 나를 위해 스스로 일어섰던걸 알았어요.
    하지만 레이는 여전히 말을 하지도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그 점이 무지무지 슬펐지만 레이가 나를 생각해 준단것에 기뻤어요.
















    그 해 겨울만 그 집에서 보내고 난뒤 레이와 나는 따듯한 봄날 떠돌아 다니다가 ‘아르넨’이란 학교에 들어갔어요.
    우리들이 샤인즈 일족이란걸 알려주고 비범한 능력이 있단걸 알려주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학생들을 만났어요.



























    할머니, 이게 잘한일인지 모르겠어요.

    늘 내가 하는 일은 슬프니까요.
    늘 내가 하는 일은 레이를 실망시키니까요.
    나는 이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웃어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해요.
    레이도 이곳에 와서 밝아졌지만 나에게 있어선 어둡고 차가웠어요.




















    할머니
    나, 할머니 말 아직도 생각나요.
    레이에게 알려주어야 할게 있어요. 우리는 레이를 많이 사랑하고 있단걸 알려주어야 해요.
    그러니까 할머니, 나 레이를 지켜주러 가요.

    이 행복한 잠에서 깨어나면은…레이를 찾아갈래요.
    그래서 많이 사랑하고 있단걸 알려줄래요.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요.
    할머니, 원망만 해서 죄송해요. 나에게 있어 할머니는 너무나도 자상하신 분이에요.







































































    “ 으음…… ”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솔직해 질수 있었다.
    ……눈을 떴을때 내 방 창문이 파장창, 소리를 내며 깨졌다. 당황해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 가까이 다가갔다.
    나를 바라보는 마족들이 놀라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씨익, 하고 웃었다.










    “ 그래…전쟁 시작이구나 ”



    할머니, 할머니……레이는 이 새벽에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아요.
    나……이대로 레이에게 진실을 알려주지 않은체, 레이가 원하는 것을 알려주지 못한체 죽고 마는 건가요?


    할머니, 나는 신같은거 믿지 않아요.
    더 이상 나에게 미래라는건 없는건가요? 나도 이제 어린아이에서 벗어나려고 했는데…그건 불가능한 일인가요?
    부탁드려요,할머니.

















    제 목소리를 듣고 계시다면 죽기전에 레이를 만나게 해줘요
    죽기전에 레이에게 진실을 전할수 있도록, 레이가 원하는걸 들려줄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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