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여섯번째장 ( 6-3 ) - 가끔은 아련하게 들려와
  • 조회 수: 2082, 2008-02-06 05:56:22(2007-08-30)




















  • 니가 나에게 하는 모든 말들은 참을 수 있었어
    가슴에 못 박히는 듯한 아픈 모진 말도 참을 수 있었고,
    내가 싫다는 말도 참을 수 있었어.
    그런데 이제 지쳤어.


    안 지칠 줄 알았는데
    안지치고 계속 좋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도 사람이여서
    나도 날 먼저 생각하게 되는 이기심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서,
    지쳤어.

    그래서......그래서....
    이제 그만하려고.

    누가 나에게 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 그 사람이 누구더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널 잊어볼거야.
















































    " 하앗 - !! "

    푸른색의 머리카락이 하늘에 흩날렸다. 그리고 동시에 날카로운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
    니, 하나의 금속이 땅에 깊게 박혔다. 다들 대단하단 얼굴로 푸른머리에 푸른색의 날카로운 눈매
    를 가지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박수를 쳤다.

    " 이루,실력이 무지 많이 늘었어!! "
    " 야!! 너 선도부장 맞냐!? "

    리진의 활기찬 반응과 달리 옆에서 카이가 이엔을 향해 삿대질 하며 몰아붙였다. 그러자, 이엔도
    뻘줌한지 얼굴을 붉히며 카이의 말을 못들은척 고개를 돌렸다. 이루는 그런 반응들이 재밌는지
    살짝 피식 웃고서는 리진이 건네주는 수건으로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다들 주위에서 열심히 검으로 대련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엔과 이루의 검 대련이 갑자기 주목을 끌어서 다들 멈추었던 것이다. 다시 리진의
    명령에 각기 제자리로 돌아가 검을 들었지만.

    "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거 같아,이루 "
    " 아직이야. 아직 몸이 부드럽지 않아. 더 연습해야해 "
    " 몸 생각도 좀 하고,알았지? "
    " 걱정마 "


    리진의 걱정스러운 말에 이루가 살짝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리진은 이루가 왜 저렇게 사뭇 다르
    게 변했는지 알고 있다. 장난끼가 사라진 이유도 알고있다. 세츠때문이란걸. 그는 더 이상 얽매이
    지 않기로 확실히 굳게 다짐했다. 키엔까지 아르넨 밖으로 나가 다른 곳에서 수련하는걸 알게되자
    이루는 확실히 달라졌다.

    더 이상 장난치지 않는다. 그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어주는게 고작이다. 조금은 어른스러
    워진듯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다르다. 진짜로 웃지 않는다. 그저 연습에만 매달린다.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모든걸 잊기 위해서.

    그는 나름데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리진, 그녀 자신은 아직까지 그렇게 주위에서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지
    않아 이루나 키엔이나 시온이나 다른 사람들처럼 아프거나 그러지 않는다.
    그래도 그들의 아픔은 전달된다.

    " 진짜 괜찮아. 걱정스러워하는 얼굴로 쳐다보지 마, 응? "
    " 키엔처럼 아프면 안돼, 부장으로써 명령이야 "
    " 개나소나 다 명령하겠네 "
    " 뭐야!? "
    " 큭큭,농담이야. 그럼 이만 "

    이루가 수건을 의자위에 올려놓고 일어나 휘적휘적 걸어갔다. 리진은 이루가 쓰고 올려놓은 흰색
    의 수건을 들어 시원한 물에 적셔두었다. 그가 지치면 언제든지 기대도 좋다는 듯이 늘 그렇게 준
    비한다. 뒤돌아서 걸어간 이루의 얼굴 표정은 다시 차가워진다.

    수련할때는 더 이상 잡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수련에만 임할 뿐이고, 상대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만 바라볼 뿐이다.
    그래서일까. 이루의 검술 실력은 많이 향상되었고, 선도부장인 이엔의 검도 날릴수 있다.
    원래 검술실력이 뛰어난 그이지만, 더더욱 향상되고 있기에 다들 놀라면서도 기쁜얼굴로 바라보는
    한편 리진처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본다.

    그가 잊기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걸 알고 있기 때문에.


    " 키엔은 수련 잘 하고 있을까? "


    레이의 물음에 카이가 고민하는 얼굴을 하더니, 이내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못
    미더워하는 레이를 보며 카이는 그는 잘해낼거라며 웃었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 이곳 생활은 견딜만 한가요,키엔님? "
    " 아…괜찮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요. "
    " 다행입니다. 이곳의 대자연이 키엔님을 지켜드릴겁니다. "
    " ……고마워요 "

    카넨이 나를 보낸곳은 어딘지 모를 곳이었다. 아르넨과는 좀 멀리 떨어진 외진 곳. 숲과 계곡으로
    둘러쌓인 이 오두막같은 집엔 나와 한 여자만이 살고 있다. 하지만 저 여자몸에서 나오는 어마어
    마한 성력으로 보아서는 절대로 보통사람은 아니었다.

    키엔은 이곳에 온지 닷샛째.
    어느정도 적응은 했다. 더 이상 악몽에 시달리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조금은 불편하다.
    모두가 없기 때문일까. 늘 혼자서 알아서 수련해야 한다. 저 여자가 도와주는것도 아니다.
    그저 마음의 평안을 되찾고 싶단 생각이 들면 자연스레 계곡물에 몸을 담궈버린다.

    오늘도 새벽부터 일어난 키엔은 계곡을 향해 갔다. 그리고는 계곡물에 몸을 담구었다.
    차디찬 물에 몸이 놀라 움찔했지만 이내 그 차가움을 받아들인다. 키엔은 한숨을 깊게 내쉰다.
    그때였다.

    " 키엔님? "
    " 우아앗!! "

    옷을 벗고 있었던 터라 놀란 키엔이 얼굴을 붉히며 물장구를 쳤다. 그러자 여자는 살짝 웃더니,
    그 하얀색의 기다란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고개를 돌린다. 키엔은 조금 부끄러운 나머지 바위
    에 걸쳤던 자신의 옷을 들어 입었다. 그리고는 그 여자의 앞으로 걸어갔다.

    여자도 조금은 놀랐는지 살짝 얼굴이 붉어진 상태였고, 그 얼굴을 보자 키엔도 창피한지 얼굴이
    더 붉어졌다. 그런 키엔이 귀엽단듯 여자는 평소의 얼굴로 돌아와 미소를 살짝 머금었다.

    " 이곳에서의 수련은 잘 되가십니까? "
    " 뭐…그럭저럭이에요. 하지만, 당신에겐 정말로 고마워하고 있어요. "
    " 저는 아무것도 한것이 없답니다,키엔님 "

    " 그렇지만…당신이 이곳의 대자연과 함께했었으니까요. 그래서 대자연이 더욱더 푸른빛을 띄는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이곳을 돌보지 않았더라면, 저는 이런곳에 올 기회조차 없었겠지
    요."


    키엔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여자의 얼굴이 조금은 놀란얼굴로 되어있었다. 그리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계곡물에
    새하얀 발을 담구었다. 키엔은 멍하니 그런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일어서있기가 조금 뻘줌
    했는지 여자의 옆에 조심스레 다가가 앉아 발을 담구었다.

    " 키엔님, 저도 한때는 아르넨에 있었답니다. "
    " 네?! 정말요? "
    " 그럼요. 저는 어렸을때의 키엔님을 알고있답니다. 많이 크셨어요. 정말 깜짝놀랐답니다. "
    " 전 기억이 안나는걸요!! "
    " 키엔님이 어리셨으니까요. 혹시나 했지만, 키엔님은 저를 알아보지 못하시더라구요. "

    기껏해야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다. 하지만 행동하는거나 성격이나 그런걸 보면 더 오래된
    사람처럼 보였다. 혹시 이여자도 인간이 아닌걸까. 그렇담 천족이겠지. 마족이 성력을 내뿜는건
    본적이 없으니까. 들은적도 없으니까.

    " 저는 키엔님을 아르넨으로 데려온 사람이랍니다 "

    순간 키엔이 그제서야 아,하는 짧은 소리를 내며 여자를 바라보았다. 어째, 처음 보았을때부터
    하얀머리며 깊고 검은 눈동자는 낯설지 않았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밖에 안들었다.



    ‘ 키엔님,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



    들린다. 어렴풋이 기억난다. 생각이 난다.
    어렸을때 눈밭을 헤치며 한 여자의 손을 잡고 힘들게 걸어갔다. 계속해서 눈밭을 걸어간다.
    숲에 쌓이고 쌓인 흰 눈은 나의 다리를 넘었다. 그때 내 손을 잡고 걸어준 아름다운 여자가 있었
    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과 별다르지 않다.

    " 저… "
    " Red부장이었습니다. "
    " 뭐라구요? "
    " 저는 지금의 당신들처럼 아르넨을 지켰었지요. "

    이상한 소리를 한다. Red부장이었다니? 무슨소리일까.
    세츠가 Red부장의 자리에 앉은지 3년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쭉 비워져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리고 우리들처럼 아르넨을 지켰다니?

    아르넨은 네이 전 선대회장이 죽은거 외에는 아무런 일도 없던걸로 알고있다.

    " 키엔, 이제부터 아무도 모르던 아르넨의 역사를 당신께 들려드리겠습니다. "

















































    " 아…… "
    " 이루!! "


    이루랑 검대련을 하던 이엔이 큰일났단 표정으로 이루쪽으로 달려갔다. 이루의 검이 두동강 나
    있었고, 이루의 오른손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픈지, 신음소리를 내며 왼손으로 오른손을 꼭
    붙들고 있는 이루. 이엔의 외침에 다들 떠들다가 이루를 바라보며 달려왔다.

    " 리이넨씨를 불러! "

    루시드의 외침에 루이넨이 입을 열었다.

    " 리이넨은 지금 이 건물에 없어, 잠시 시온의 명령으로 외부로 나갔다고 "


    루이넨의 말에 다들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루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루가 잠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다, 무표정으로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리진이 그런 이루를 보며 소리치듯이 말했다.

    " 어쩌려고!! "
    " 치유마법 안받으면 되지, 그냥 약바르고 붕대만 감으면 될거야. 내가할수있어 "
    " 이루!! "


    레이의 부름에 이루는 애써 태연한척 웃고는 건물로 비틀거리며 들어갔다.
    그리고 모두에게 둘러쌓인 이엔은 땀을 뻘뻘 흘리며 어색하게 웃고는 고개를 숙여버린다.
    어찌됬든, 이루를 다치게 한것은 자신이었으니까.
    아까 이루와의 대련에서 진게 분했던 이엔은 이루에게 한번더 대련을 신청했고 역시나 자신이 밀
    리고 있었다. 그러나,방금 이루가 움찔하고 놀라며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자신은 이루가 장난치는줄 알고 열이받아 검을 힘껏 휘둘렀다. 그리고, 뒤늦게 이루가 두손이 아
    닌 한손으로 막는 바람에 반동이 심한탓에 검이 두동강되어 날아갔다. 그리고 자신은 검에 쥐었던
    힘을 풀지 못했다. 그래서 이루의 손목을 베어버렸던 것이다.

    " 하여간,역시 선도부장 자리는 아깝다니까 "


    왠지 자신이 잘못한건 아는데 카이의 비꼬는 말때문일까. 문득 열이 받았다.
    자신이 화를 내야할 입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검을 검집에 탁 소리나게 집어넣으며
    몸을 뒤돌아 이루가 들어간 건물로 발걸음을 옮기며 대답했다.

    " 난 선도부장에 임시로 앉아있는거다,밥팅아 "

    그리고 다시 선도부들의 비난의 화살은 카이를 향했다.
    쌍둥이인 레이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한숨만 쉴뿐이었다.

















































    " 아야,아파라… "
    " 너도 아픈걸 느끼는구나 "
    " 뭔 헛소리야,이엔? 사람이라면 아픈건 당연히 느끼잖아 "
    " 그럼 마족이라면 못느낀다는 거야? "


    이엔의 마지막 말에 순간 움찔한 이루는 손에 약을 바르려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차가운 푸른빛 눈동자로 이엔의 검은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어찌보면 조금 노려보는듯한
    눈빛. 하지만 반대로 이엔은 능글맞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루는 신경쓰지말자란 얼굴로 고개를 내려 손에 약을 바르기 시작한다. 약을 바르는 내내 움찔움
    찔거린다. 또 다시 아프다고 중얼거리면 이엔이 뭐라고 태클을 걸게 뻔했으니까. 이엔은 생글생글
    웃다가 이루가 자신을 신경쓰지 않자 얼굴엔 차가움이 맴돌았다.

    이엔은 능청맞은 얼굴을 하며 의자를 끌어당겨 창문가까이에 앉아 이루의 옆모습을 빤히 바라보았
    다. 신경을 안쓸래야 안쓸수가 없는지, 이루는 치료하는걸 중지하고는 몸을 돌려 이엔을 바라보았
    다. 그제야 만족스럽단 표정을 짓는 이엔.

    " 할말이 뭐야? "
    " 난 너의 진심을 알고싶어 "
    " 그만해라, 나 이제 끝난지 오래다 "
    " 뭐가 끝났는데? 우리 시작도 안했는데,너는 벌써 시작하고 벌써 끝냈어? "


    이루는 그저 무표정으로 이엔을 쳐다보았다. 이엔은 여전히 생글생글 거리며 웃고 있었지만,그의
    웃음은 차가운 웃음이었다. 겉으론 웃고있지만,속은 절대 아니다. 그걸 아주 잘 알고있다. 이엔은
    평소엔 바보같아도 생각하는건 누구보다 더 깊다.

    괜히 선도부장 자리에 선게 아니다.
    하지만 그에게 무얼 말해야 하는걸까. 자신은 이미 세츠를 죽이기로 결심했는데, 그는 뭘더
    자신에게 바라는 걸까. 자신의 진심은 세츠를 죽이는것이다. 그리고 아르넨을 지키는것이다.
    그리고 시온을 지키는것.

    그뿐이다.
    더이상의 진실은 없다.

    " ……이엔 "
    " 응♡ "
    " 나의 진심을 알고 싶다고 했었지? "
    " 응♡ "
    " 난 널 무지 좋아해 "
    " …… "


    그리고 이루는 다시 고개를 내리고는 자신의 손에 붕대를 천천히 감기 시작했다. 보다못한 이엔이
    다가와 이루의 손에서 붕대를 낚아챘다. 그리고는 능숙한 솜씨로 붕대를 손에 감아주기 시작했다.
    선도부는 말만 선도부이지, 다른 녀석들보다는 더 검을 잡고 전투에 나가기도 했다.

    그만큼 이엔은 치유마법은 쓰지 못하더라도, 방금처럼 상처를 소독하거나 붕대를 감아주는 일에는
    능숙했다. 이루는 말없이 자신의 손을 붕대로 감아주는 이엔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고개를 돌려
    낙엽이 진 창밖의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 이엔, 나는 세츠를 죽일거야 "
    " 그게 니 진짜 진심이야? "
    " 당연하잖아. 계속해서 내 머리에게 물었는데도 죽이래,그것밖에 없다고 하더라 "

    이엔은 잠시 붕대감아주는걸 멈칫했다.
    그러다가 다시 붕대감아주는걸 시작하며 묵묵히 이루의 말을 들었다.

    " 이제 조금있으면 만나겠다.그치? 겨울이 머지 않았어…그녀석,눈 진짜 좋아했는데 "
    " 너가 상처 소독하는게 서투른건…세츠가 다 해줬기 때문이지? "
    " 예리하네 "


    이엔의 말에 이루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 이루… "
    " 응? "
    " 왜 이렇게 변한걸까 "
    " 뭐가 변했는데? "
    " 친구라고 믿었던 자들은 떠나가고,아르넨은 쓸쓸해지고,너조차 웃음이 사라져버렸어… "
    " …그게 변한거야? "
    " 변한거지. 늘 한결같을줄 알았던 것들이 사라져가니까,옛날이 되어버리니까 "


    이루의 물음에 이엔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붕대를 다 감아주었는지,마지막으로 이엔이 반창고를 붙여줌으로써 끝냈다.
    이엔은 구급상자를 들더니 일어나 서랍장을 열어 구급상자를 집어넣었다.

    " 이루 "
    " 어? "
    " 가끔은…너가 하고싶을데로 행동해도 좋아 "
    " 무슨소리야? "
    " 니 머리에게만 맡기지 말아 "
    " …… "
    " 가슴에게도 물어봐. 손을 얹고 니가 진짜 해야하는게 무엇인지. "
    " 틀려,소용없어.이엔. 아무리 내 마음을 움직이려 해봐도 난 이미 결정했어. "


    이루의 말에 이엔은 뒤돌아선체 잠시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변했다. 너무나도 변했다. 아직은 따듯한 이루 그대로인거 같지만 속은 차갑다. 냉랭하다.
    얼굴에도 차가운 기운만 맴돌고 있다.

    변하고 변해버려서 도저히 무엇이 진심인지 알기가 쉽지않다.
    가슴이 아려온다. 분명 저 말,저 태도는 진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심이라고 믿게 만들어버린다.
    아니라고 믿고 싶다. 절대 아니다.

    그가 세츠를 죽이는 일 따윈 사실이 아니다.
    진심이 아니다.

    " ……하지만 뒤늦게 후회하는건 슬프잖아 "
    " 뭐라고? "
    " 아니,아니야 "


    이엔의 중얼거림을 못들었는지 이루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러자 이엔이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먼저 방을 빠져나갔다.
    이루는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당분간 검을 잡지도 못할 손.

    검을 잡지 못한다면 수련도 못하게 된다.
    겨우 자신의 검술 능력이 한껏 오르나 했더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버린다.
    이루는 그런 자신의 손이 짜증이 나는지 붕대감은 손을 마구 휘둘렀다. 그러다가 통증이 느껴지자
    손을 휘두르는 행동을 그만두었다.

    " ……아파 "


    상처가 다시 벌어졌는지, 그 흰 붕대는 다시 붉게 물들여지기 시작했다.
    이루는 푸른 눈으로 멍하니 붉게 물들여지는 흰 붕대를 바라보았다.

    " ……아픈데,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거잖아 "
















































    " 당신의 말은 못들은걸로 하겠습니다, 세리아!! "

    키엔이 굉장히 화가난 얼굴을 하며 세리아를 바라보았다. 세리아는 슬픈 미소를 지은체 키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키엔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내려 앉아있는 세리아를 화가난 얼굴로 쳐다보
    고 있었다. 그런 키엔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난 세리아.

    그리고는 두손을 뻗어 키엔의 어깨위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키엔이 울듯한 얼굴을 지었다. 세리아 역시 울듯한 얼굴을 지은체 키엔을 꼭 안아주었다.
    결국엔 참았던 두 눈물이 키엔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 받아들이지 못하실 겁니다. 키엔님, 당신은 힘드실겁니다.
    지금도 힘드시겠지요. 하지만 그 시련과 고통을 견디지 못하시면 아르넨은 두번다시 없을겁니다.
    두번다시 이런일을 겪게 하기 싫으시다면 키엔님,당신이 그들을 구원하시는 일 밖에 없을겁니다.
    키엔님…당신은……축복받은 자입니다 "

    그러자 키엔은 세리아의 품에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반항아닌 반항을 했다.
    두팔을 뻗어 세리아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러다 제 풀에 지쳤는지 계속해서 울면
    서 주저앉았다. 세리아 역시 키엔과 같이 주저앉았다.

    " 그럴수없어요! 나는 그럴수 없다구요!!
    그들을 구원하는게 그들의 목숨을 죽이는 거라뇨!! 말도안돼요…말도안돼…….
    나는 속은거잖아요!! 나는…나는……모두를 죽일 수 없단 말이에요…. "


    가슴이 아려온다.
    무지무지 아프다. 쿡쿡 쑤신다.
    그 아픔을 눈이 알아차려주어 눈물을 흘려내린다.

    하늘은 구름한점 없는 맑은 하늘이다.
    주위에 자라나 있는 울창한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린다.

    " ……어떻게…어떻게 내가 그러냐구요…
    그러기 위해서 당신은 나를 데려온건가요!? 그래서…그래서 당신은 날 필요로 했던 건가요!?
    ……그렇다면 나는 그때 당신을 따라오지 말걸 그랬어요!!
    당신을 믿지 말걸 그랬어요!! 사랑하지 말걸 그랬다구요!! 적어도 그 짧은시간엔 당신은 나의
    어머니였는데……어떻게 그럴수 있냔 말이에요!! "


    키엔의 울음섞인 목소리에 세리아도 고개를 흔들며 말도 못한체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좌절하는 키엔을 껴안으며 세리아는 계속해서 울었다. 키엔은 그런 세리아를 꼭 안은체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따듯한 햇살은 그런 두 사람을 향해 내리쬐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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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여운이 남고
    굉장히 짧은 소설이네요
    죄송해요


    ......원래
    여기한페이지를
    내아이디로가득채우려했어요.
    이루형이껴있지만
    내아이디니까<


    ..................그게꿈이었는데;ㅅ;
    쿄우누나가..........흑



    -_-다음에다시노려야겠어요

댓글 4

  • [레벨:7]id: 크리스

    2007.08.30 20:51

    근데 게시물 자세히 보니까 체리것도 있던데?
    한 페이지 꽉 체울려면 두편 더 써야할거다<
    그나저나 이루녀석 완전 냉랭하게 변했구나.
    찬바람이 쌩쌩 부는걸<
    거기다 세리아는 키엔보고 우릴 죽이라고 하다니.
    대체 진실이 뭐길래?<
  • 이엔

    2007.08.30 20:53

    뭔가 변한다는건 별로 좋은 일은 아니지 - -...<
    키엔은 갑자기 중요 인물로 급상승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
    어쨌든
    다음 노릴 때 즈음엔 내가 태클을 걸어주겠다 -_-+
  • 세츠군z

    2007.08.31 16:27

    ↑응,두편더 올려서 꽉채우려 했었지
    아무도 안올릴거란 안이함에 늑장부리다가 결국엔뺏겻어
    ↑.......닥쳐이엔
  • [레벨:8]id: 가리*

    2007.08.31 22:48

    -_-,........쿄우짱 ㄲㄲㄲ / 이엔 다음에는 내가 새로운 소설을 쓰기 시작할께 -_-.
    넌 아예 다 죽일작정이지? -_- 내가 살인은 그렇게 안좋은거라고 했는데 키엔한테 살인을..
    이번편에는 이루♥이엔 낌새가 살짝(.....)
    근데 116편이라고 하기엔 벌써 살짝 절정이 가까워지고 있는것같은데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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