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廢亂心深 - 1. 모든게 달라보이는 이유는, 하나도 변한건 없는데 말이죠







  • “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죠 ? 그런데 왜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가요 ? ”
    “ 난 나에게 이득 되는 일이라면 난 당연히 그 일을 택하는 사람이거든.
    그리고 이번 일은 나에게만 이득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그쪽도 부모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잖습니까. ”
    “ ……좋아요, 허락해요. ”












    「 1. 항상 같았던 하늘이, 운동장이, 빌딩이 달라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하나도 변한건 없는데 말이죠. 」












    “ 현빈씨, 이렇게 어린애 데려가서 되겠어요 ? 내가 더 낫지 않아 ? ”
    “ 하하, 전 그녀를 어린애로 보지 않습니다. 한사람의 여자로 볼 뿐이죠. 그러기에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는 거겠죠.
    누군가가 그랬잖습니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고. ”

    “ 현화씨, 축하해요. 이런 꽉 막힌 놈이랑 함께 해줘서. ”
    “ 아뇨, 현빈씨는 멋있는걸요. 나 지금 정말 행복해요. ”




    예식장에선 연신 나와 현빈씨를 축하해주는 사람들.
    겉으론 우리 둘 다 행복한 듯 웃으며 서로의 어깨와 허리를 껴안고 있지만,
    나 이 사람이랑 결혼한다는 이유로 행복해하고 있지 않아.
    서로 사랑하지도 않아. 하지만 날 구속시키는 그 부모들 밑에서 나올 수 있으니까 선택한 거지.
    그리고 저 사람은 정략 결혼으로 인해 자신에게 올 이득이 없었기에
    그는 지나가기만 해도 돈 냄새를 풍길 정도로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부모를 둔 날 선택했던 거고.
    그러기에 서로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는걸.
    아, 계속 웃어대고 거짓말을 해대니 입이 다 아프네.

    그리고 한 달. 난 한 달 전 결혼식을 올렸고, 2주 전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한 것 이외에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현빈씨는 집에 박혀있는 시간보다 밖에 나가있는 시간이 더 많았고, 난 나 나름대로 정상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즐기고 있으니.
    현빈씨와 결혼한 후 정말 행복했다. 아니 그와 함께 있어서 행복하다는거랑은 좀 다른 거랄까.
    말 그대로 혼자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고, 그 지긋지긋한 두 사람 얼굴을 보지 않아서 좋았고,
    내가 어떤 덜떨어진 남자애들과 사귀어도 신경 쓸 사람이 없다는 것도 좋았고.
    그야말로 ‘천국’ 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난 정말 행복한 사람.





    - 따르릉


    한참이나 울려대는 휴대폰 알람소리에 겨우 일어났을 때 현빈씨는 없었다. 식탁위에는 어김없이 내가 먹을 아침이 차려져 있었다.
    오늘은 평소와는 메뉴가 좀 독특하다. 토스트와 달걀 프라이, 우유와 샐러드. 외국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식탁 풍경이다.


    “ 이걸로 배가 차겠어……. ”


    결국 그 심플한 뉴요커식 아침을 포기하고 어제 먹다 남은 크림빵과 김치, 불고기를 추가로 더 구워먹고 집을 나섰다.
    ‘왼쪽 눈 만큼이나 꽉 막힌 성격을 가진 그와 한 달을 넘게 버틸 수 있었던 건 역시 얼굴을 마주하고 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라고 생각하고 서둘러 현관을 나섰다.









    “ 안녕. ”
    “ 안녕. ”


    친구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내 자리에 앉아 창가를 바라보았다.
    평소와 같이 맑은 하늘, 평소와 같이 칙칙하고 먼지 날리는 운동장, 저 멀리 보이는 커다란 빌딩.
    변한 건 없이 그대로인데 왜 오늘은 뭔가 다르게만 느껴지는 걸까.
    그냥 기분 때문이겠지.






    “자자, 모두 집중. 다들 알다시피 수학선생님께서 결혼하시는 바람에 교편을 놓으셨다는 소식은 알고 있겠지?
    덕분에 잘생긴 미남선생님이 오셨다. 3교시가 수학이었나? 말씀 잘 듣도록, 이상.”


    “ 악 싫어요 ~ 지은쌤 반하면 안돼요~ ”
    “ 현화야 들었어? 미남이래, 어머, 어머. ”


    여자가 봐도 정말 예쁜 담임선생님이 하신 ‘미남선생님’ 이라는 말에 남자아이들의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반면 같은 ‘미남선생님’ 이라는 말에 여자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진다. 하여튼 잘생긴 남자만 보면 밝힌다니까 다들.
    유난히 ‘미남’을 밝히는 짝이 옆에서 비명과 함께 나에게 구타를 날리며 너무 좋아한다.
    너무 아파서 옆에 잡아두고 계속 때리려는 걸 겨우 떼어놓고 다른 친구의 품으로 도망쳤다.
    그런데 다들 그 ‘미남선생님’ 이야기만 주저리주저리 늘여놓는다. 남자밝힘증 환자들, 친구만 아니었어도 너넨 나한테 욕 들어 먹었어.






    - 딩 동 댕 동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던 3교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물론 다들 기다리는 이유가 다르다. 남자애들은 견제 할 만한 인물인지 탐색하기 위해,
    여자애들은 고등학교 3년 동안 눈 호강 시킬 만큼 잘생긴 사람인지 탐색하기 위해서겠지.)

    이윽고 문이 열리면서 한 남자가 들어왔다. 주위에서는 여자애들의 조그마한 탄성들이 들려온다.
    옆에 앉아있는 이 인간은 한 눈에 반한 듯 아무 말도 없이 넋 나간 듯 쳐다보기만 했다.
    딱 봐도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잘 정돈된 머리와 깔끔한 양복.
    단 한 가지 그 잘생기고 완벽한 외모에 애로사항이 있다면, 저 두꺼운 안경이겠지. 매우 차갑게 보이는 사람이었다.
    들어와 교탁 위에 교과서와 교편을 놓고, 아무런 말 없이 하얀 분필로 칠판에 또박또박 세 글자를 썼다.


    ‘ 이 현 석 ’

    “ 내 이름은 이현석, 원래는 대전 쪽에서 일했지만,
    예전 수학선생님의 부탁으로 이 학교로 오게 되었다. 나이는 서른 셋. 다들 잘 부탁한다. ”

    겉으로 보이는 외모만큼이나 차갑고 딱딱해 보이는 사람.
    순간 ‘저 사람 안경을 벗어도 저렇게 차가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아 …….”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 걸까.
    그저 세상에 넘치고 넘치는 차가운 사람들 중 하나인데, 그리고 현빈씨 역시 실제 성격은 차가운데 말이야.
    그 역시 무테안경이긴 하지만 안경을 쓰고 있는데 말이야. 근데 왜 현빈씨를 보고선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그저 옆에 있는 저 남자밝힘증 환자에게 바이러스가 옮은 걸까.





    “ 아야. ”
    “ 수업시간에 그렇게 넋 놓는 거 아니다. 자, 다들 어디까지 배웠지? ”


    나와 짝에게 교편으로 살짝 머리를 누르듯 때리고 간 저 사람.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는 내 눈빛을 보지 못했나보다.
    그리고 나 역시 옆에서 무섭게 째려보는 짝의 눈빛을 보지 못한 채 계속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았다.


    “ 자, 오늘 날짜가 4월 12일이니 12번, 32번 일어나서 3,4번 문제 칠판에 풀어보도록. ”
    “ 예. ”


    정말 조용한 수업시간. 그의 차가움이 저 정열로 가득 찬 소녀들의 두근거림조차 얼려버린걸까.
    눈치 없는 내 짝을 제외하고는 다들 조용하다.
    칠판에 문제를 풀도록 시킨 아이 중 한명이 문제를 틀리게 풀자 살짝 한쪽 눈을 가늘게 떴다.


    “ 22번 없나? 그럼 42번이 나와서 이 문제를 다시 풀도록.”


    하필 내가 걸릴게 뭐람.
    아까 맞은 것이 다 안 풀렸기에 대답하지 않고 교실 앞으로 나가 하얀 분필과 분필지우개를 집어 들고 칠판에 식과 답을 쓰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검토한 후 만족스럽게 자리에 들어가 앉았다.
    난 당신이 무시 할 만큼 바보 같은 애가 아니라고.


    그런데 그가 내 식을 보고선 가볍게 한숨을 쉰다.
    그리고선 분필지우개로 내가 적은 식의 절반을 지우더니 다시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 작은 키를 가진 날 비웃기라도 하듯, 내가 적은 식 아래 다시 식을 적는 그의 모습은 매우 불편해 보였다.
    저기서 계산 실수를 할 게 뭐람. 적어도 저 사람 앞에서는 완벽하게 보이고 싶었는데. 나쁜 사람. 내게 망신을 주다니.








    - 딩 동 댕 동



    숨 막히던 수학시간이 끝나는 종소리가 들렸다.
    저 사람 정말 보기 싫어. 제발 나가.
    오늘 왠지 모르게 다르게 느껴졌던 이유가 저 재수 없는 사람을 만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던 거야.
    바보 같이 나도 모르게 뭔가를 기다렸던 난 도대체 …….


    “ 야 이 나쁜 년아! 남자 싫다면서 수업시간에 그 선생만 쳐다봐? 배신이야! ”
    “ 아니거든? 가지려면 너 다 가져. 처음부터 관심도 없었다니까 그러네? 그리고 넌 수업시간에 선생 얼굴 안보면 뭘 보냐? ”


    아까운 쉬는 시간을 옆 짝지와 다투는데 다 소모해 버렸다.
    결국 결판도 나지 않고 쉬는 시간은 끝나 버렸다. 바보 같기는.
    차라리 그 차가운 안경보다는 현빈씨가 더 나아.














    ---------------------------------------









    머리아파요
    그니까 소설 다시 설명해드릴께요.
    연작소설 비슷한건데요. 각 주인공들의 시점에서
    소설을 쓸거에요.

    이번편은 현화편, 다음편은 뭘까요.


    아 그리고 짦은거 아니에여 ..........
    내 나름대로 길게 썼음 <-



    사실 방학시작하고 쓰는게 본격적으로 쓸거니까
    그냥 맛보기라고 봐주세요
    지금 바빠서 열심히 못썼어요 ....
    그리고 나 아직 계속 인물모집해요



댓글 7

  • [레벨:3]감귤〃

    2007.07.07 21:59

    어이쿠 , 뭔가 너무멋져 //ㅅ
    첼첼 - 화이팅 !♡ 
  • 도둑

    2007.07.07 22:51

    오 현석이가 선생이구나.
    잘 어울린다! 음, 잘 어울려.
  • 세츠군z

    2007.07.08 12:00

    다음편은 유진편♡
  •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2007.07.08 14:14

    아아.. 지은이가 선생님이야.. ?
    안어울.. <-타아아앙
    그나저나 이거 현석이랑 현화랑 러브모드되는거 아냐?!<<
    그럼 현빈이는... ? 어차피 서로 이득떄문에
    결혼한거니깐 괜찮나.. ?;
  • 이루군

    2007.07.10 06:20

    우오우오우오 'ㅁ'
    체리 글 너무 잘쓴다 우리 결혼해 < 님 !
  • [레벨:24]id: Kyo™

    2007.07.12 14:49

    어헛, 무서운 수학선생님;;
    난 저렇게 차가운 사람은 싫더라;;
    어쨌든, 체리! 대단해~
  • Profile

    [레벨:7]id: 라퀼

    2007.07.14 23:27

    출석번호 22번이라 순간 흠칫해버렸어요<
    뉴요커식 아침식사도 나쁘지는 않을듯 싶은데..
    차가운 남성이라 매력포인트군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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