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피의 꽃 : 넷째장 (4-4) - 진실은 저 너머에
  • 조회 수: 439, 2008-02-06 05:55:26(2007-07-07)










  • 우와
    잘하면
    다음편이나
    다다음편이
    마지막?
    그리고인물신청하고있으니
    인물신청부탁드려요.



    ---------------------------------------------------------------------------

















    처음부터 그랬던거 같다.
    널 보면 내가
    웃고있다.



















    진실은 저 너머에



































    " 레이!! "
    " 에클레시아!? 너 왜 여기에!! "



    레이와 레온이 서로를 노려보며 검을 겨누고 있을때, 에클레시아가 숨을 몰아쉬며 레이를 불렀다. 놀란 레이가 뒤를 돌아 에클레시
    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싸움중인걸 깨달은 레이가 다시 고개를 돌려 레온을 바라보았다. 이상하게도 공격하지 않았다. 방금 뒤돌
    았을때, 검으로 베거나 찌를수 있었는데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안심한 레이가 몸자체를 돌려 에클레시아를 바라보았다. 자세히 보니 에클레시아의 교복이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고, 피도
    흘리고 있었다. 손에는 못보던 이쁜검이 들려있었다. 에클레시아를 찬찬히 훑어보던 레이가 무슨일인지 알겠다는듯 입을 열었다.


    " 오다가 마물들에게 공격받았니? "
    " ……하아…하아……나는 괜찮아,레이……레이…레온하고는……싸워선 안돼… "
    " ……? "
    " 알고있어. 하지만…어쩔수 없잖아? "



    두사람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레온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갑자기 무언가가 자신의 머리를 죄어오는거 같았다. 머리가 아프다. 참을
    수는 있다. 하지만 무언가 기분이 드럽다. 이 느낌은 뭐지? 여왕이 될 저 아이랑, 저 아이의 친구를 보면은…뭔가 짜증이 나.
    저 두 사람은 날 알고 있잖아.
    하지만, 나는 몰라. 깨어난지 별로 안되었으니까.

    ……….

    갑자기, 레온의 바지주머니가 조금 옅에 빛나기 시작했다. 레온은 의아한 얼굴로 손을 주머니에 넣어 구슬을 꺼냈다. 구슬을 꺼내자,
    순간 주위가 검게 변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때였다.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웃음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밝아지더니 이상한 곳으로 와버렸다.

    넓디 넓은 푸른 들판,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작은 오두막집, 푸른하늘, 따듯하면서도 시원한 바람.
    다시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래를 바라보았다.
    형체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린아이들이란건 쉽게 짐작할수 있었다. 두 어린아이가 나비를 쫒아 폴짝폴짝 뛰고 있었다.


    " 꺄하하 "


    왠지 두 눈동자가 시큰거룠다. 그 두 꼬마가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갈색의 단발머리에 커다란 황금안의 여자아이, 그리고 그 옆에는 수줍게 웃고 있는 검은색의 머리에 투명한 붉은눈동자를 가진 남자아이.



    " ……나와 그아이? "


    이런 기억은 없는데. 왜 저 아이랑 웃으면서 같이 있는거지?


    " 레온! "
    " ……레온? "
    " 내가 지어준 애칭이야! 레오라고 불리면 식상하잖아! 그러니까 넌 이제부터 레온이야! "
    " 응! 레이가 지어준 거라면 난 다 좋아! "


    ……역시 나다.
    ……역시 그 아이다.

    이건 뭐야.
    그 아이의 주술? 결계?
    아니, 그 아이에게 이런 힘이 있을리 없어. 도대체 여기는…뭐야?



    레온이 괴로운표정을 지으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자 손에 쥐어져 있던 투명한 구슬이 더 빛나기 시작했다.
    레온이 그 구슬을 꽉 쥐었다. 그리고, 그 구슬은 눈녹듯이 레온의 손에 스며들어 사라졌다. 그리고 레온의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 레온!!! "









    갑자기 들리는 여자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두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이번에는 원래 있던 곳이다. 푸른 들판이나, 오두막집이나, 꼬마아이들이 있는 곳이 아니다. 이번엔 진짜다.


    " ……레이 "
    " …뭐? "
    " 레이…나는 레온이야. "
    " …… "
    " 레오가 아니야. "
    " …… "
    " 나는, 레이가 지어준거라면 다 좋아. "
    " …… "
    " 나는, 레이 너를 만나러 왔어. "


    레온이 미소지었다. 따듯한 미소. 얼마만에 보는 레온인가. 진짜 레온이다.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레온이 드디어 돌아왔다.
    울고불며 기달리던 소중한 사람이, 소중한 아이가, 다시 자신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토록 원하던 따듯한 미소를 지으며 앞에 서 있었다.

    레이는 놀란 얼굴로 레온을 바라보았다. 레온이 미소지으며 레이에게 한걸음씩 다가갔다.
    옆에 서 있던 에클레시아 역시 말도안된다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레이가 이내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의 앞에 선 레온을 끌어안았다.
    몇달 안본새에 레온은 키가 더 커진 상태였다. 레온은 자신의 품에 안긴 레이를 끌어안았다.

    얼마만에 느껴보는가. 얼마만에 안겨보는가.
    서로를 그토록 원하고 원하던 그들이 드디어 만났다. 갖갖은 고통을 견뎌내면서 드디어 만났다.


    " 레온…레온……정말 레온이지? 내가 아는 레온이지!? "
    " 물론이야,레이. 여왕폐하의 하나뿐인 기사야. "
    " ……레온…잘 돌아왔어…… "


    레이가 눈물을 흘리면서 레온을 끌어안았다. 에클레시아는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창문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서 계속해서 마물들이
    벌떼처럼 날아오고 있었다. 우선 리이넨이 정신을 잃은 상태이고, 레온이 원래대로 돌아왔단걸 알게되면 여기부터 공격할게 뻔했다.
    에클레시아는 창문쪽으로 걸어가 창문을 잠그고 커튼을 치고 결계를 치려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테라스 창문을 닫으려고 바로 앞에까지 걸어나왔다. 테라스에 누군가가 착지하더니, 잽싸게 에클레시아의
    손을 낚아채버렸다. 놀란 에클레시아는 눈깜짝할 새에 일어난 일이나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잡혀버렸다.
    에클레시아의 구두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 레이와 레온이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난곳을 바라보았다.

    큰 키테 하얀 피부, 어깨를 넘는 검은색의 머리카락. 붉은색과 푸른색의 눈동자 오드아이.
    흑기사단장이고, 죽은걸로 되어 있는 남자. 리이넨의 목숨을 구해주고 죽어버린걸로 되어있는 남자.
    이젠 헤르젠 엘 샬리드.

    그가 에클레시아를 납치하고는 무표정으로 레이와레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 ……이젠? "
    " 에클레시아!! "



    레이가 검을 들고 테라스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이젠은 가볍게 발로 바닥을 치고는 점프해버렸다. 그러자 공중에 떠버렸고, 레이는
    그런 이젠을 올려다볼수밖에 없었다. 에클레시아는 이젠의 어깨에 메여져 있었고 반항을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이젠이 빠르게 주술을 걸은듯 했다.

    레온이 레이의 앞에 서서, 레이앞에 손을 뻗고는 흥분해하는 레이를 저지시켰다. 레이가 레온을 바라보았지만 레온은 바라보지 않았다.
    레온의 표정은 비장했다.


    " 이젠형 "
    " ……동족을 배신하고, 사랑을 택하겠단 거냐? "
    " 이젠형 입에서 나올 소리가 아니에요. "




    '이젠…'

    갑자기 리이넨의 몸이 움찔거렸다. 하지만 다들 모르고 있었다.





    " 이젠형, 정신차려요. 당신만큼은 마왕의 힘에 지배당해선 안되요. 나는 알고 있어요.
    지배 당하는게 얼마나 힘들고 아프고 지치는건지. 그리고 나뿐만이 아니라, 주위사람들도 함께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구요. "



    레온이 이젠의 두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젠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레온과 같은 증상.
    모든걸 기억하지 못한다.



    " 이젠형한테도 돌아가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있잖아요 "



    레온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레온의 말에 레이가 놀란 표정으로 레온의 뒷통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왕의 조각으로 각성했으면서도 레이를 알아보지 못했으면서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돌아가고 싶다고. 레이를 잊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도 잊지 않았던 것이다.

    잊었지만 다시 기억한것이다.

    마음속내내, 머릿속내내, 밝은 웃음소리를. 작고작은 오두막집을. 작고작은 세계를. 적고적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워하고, 슬퍼하고, 추억에 잠기고, 헷갈려하고, 혼동해하면서 기억을 찾았다. 레이가 준 작은 구슬을 흡수해 마침내 흩어져 있던
    모든 기억들을 다시 되찾은것이다.

    그리고, 레온의 그 말에 이젠의 동공이 커졌다.
    그리고, 침대옆에 쓰러져 있던 리이넨의 두 눈동자가 뜨였다. 리이넨은 이젠의 목소리가 들리자, 천천히 일어섰다.



    " ……이젠? "
    " 리이넨!! "



    리이넨이 비틀거리며 걸어오자, 레이가 검을 던지다시피 내려놓고는 리이넨을 향해 달려가 리이넨을 부축해주었다. 리이넨의 모습을 보자
    마자, 리이넨이란 이름을 듣자마자, 이젠이 인상을 찌푸렸다. 레온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이젠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검을 든 손을 떨군체로, 당당한 얼굴로 이젠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한치의 떨림도 없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말했다. 원래대로 레온이 돌아왔지만 조금은 변한걸 알수 있는 행동.



    " 형이 돌아가고 싶은 소중한 사람은 리이넨씨잖아요!! "
    " ……!! "




    이내 이젠이 검을 소환하더니, 에클레시아를 그대로 데리고는 성쪽으로 날아갔다. 레이가 황급히 달려나왔지만, 이미 에클레시아와 이젠
    은 성쪽으로 멀리 가버린 뒤였다. 레이가 아랫입술을 꽉 깨문체 주먹을 쥐었다. 레온은 힘이 없어 주저앉은 리이넨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 그러다가 고개를 들어 얼굴에 그늘이 진 레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말이 없었다. 바로 앞에서 놓쳐버렸다. 계속해서 놓치고 만다.
    아직은 약하단 증거. 계속해서 눈앞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놓치고 만다. 다시 되찾을수 있단 보장이 없다.

    에클레시아가 자신의 친구니까.
    그리고, 에클레시아 역시 여왕후보니까. 마족의 목적은 여왕의 씨를 말리려는것이 분명하다.




    " ……이제 나도 더 이상은 못봐주겠어 "
    " 레이? "





    레이가 중얼거렸다. 그러자, 레온이 놀라 일어나 레이를 바라보았다. 레이의 손에 빛이 생겼다.
    레이의 의지로 나타나는게 아니었다. 레이의 분노를 레이니온 검이 알아준 것이다. 오랜만에 나타나는 레이니온 검.
    선대여왕이 이 검으로 마왕을 죽이고, 현재 마왕을 몇백년동안 봉인했다던 검.

    노란 손잡이에 붉은색의 동그란 보석이 박혀있는 레이니온 검.




    " ……레온. 너는 나타나지마. "
    " 무슨소리야? "
    " 너가 원래대로 돌아왔단걸 알면은, 분명히 앨리스가 다시 너를 데려가려 할거야. "
    " ……나는 다시 레이곁으로 돌아올 자신이 있어. "
    " 나는 더 이상 아픔을 겪을 자신이 없어,레온. 이제는 다 지쳐가. "




    레이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끝까지 레온의 두 눈과 마주치지 않은체. 지쳐간다는 소리에, 레온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져갔다.
    레이는 이젠이 에클레시아를 데리고 날아간 현재여왕이 거주하는 성을 바라보았다. 현재여왕이 거주하는 성 앞에는 얼음감옥이 있었다.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레이는 레온에게 리이넨을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는 테라스에서 뛰어내렸다.

    놀란 레온이 달려나가 아래를 바라보았다.
    하얗고 커다란 성스러운 천족의 날개. 진정, 그녀의 분노가 컸단걸 실감할수 있었다.
    이렇게 많고 많은 성력을 느끼기는 처음이었다.

    한번도 이런 레이를 본적이 없었다.
    한번도 이런 레이를 느낀적이 없었다.

    그만큼 레이는 이곳에 와서 1년도 채 안된 시간에 모든걸 느꼈다는 뜻.



    레온 외에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다.
    레온 외에 많은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레온외에 다른 사람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둘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사람들이 있는 세계를 만났다.
    그리고는 그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아갔다.
    여왕으로써의 자태가 드러났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레이를 믿어주고 따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지금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녀는 지금 그 기대에 부응하려 하고 있다.




























    " 리이넨,도망쳐!! "
    " 안돼! 나만 여기서 도망칠수 없단거, 이젠 너도 잘 알잖아!! "
    " 널…데려오는게 아니었어. "
    " 이제와서 그런 소리 해봤자야!! 아직 살아남은 기사들도 있어! 같이 도망갈수 있어. 다 같이 살수있어!! 그러니까 같이가자!! "







    혼자 돌아갈순 없어. 내 이기심으로 이곳에 널 따라온거니까.
    나는 너랑 잠시도 헤어질수 없어. 너를 사랑하니까. 겉으론 티를 안내도, 무뚝뚝해도, 나는 너를 소중히 여기니까.
    그리고 너뿐만이 아니라 이때까지 함께했던 흑기사단 전체를 좋아하니까.
    이미 죽은 사람들은 어쩔수 없어도, 너와나머지 기사들만이라도 더 이상 죽게 할수 없어!!










    리이넨이 부상을 잔뜩 입은 이젠을 부축하면서, 살아남은 20명밖에 안되는 기사들을 이끌고 숲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쳐들어
    온 반격에 아무런 준비체제도 갖추지 못했던 흑기사단들 4분의3하고 반정도 넘게가 전사해버렸다. 리이넨도 죽을뻔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잠자던 리이넨은 누군가가 자신의 목을 조른다는 느낌에 일어났다. 마족이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거의 정신을 잃으려 할때즈음에 누군가가 그 마족을 베어버렸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땐 이미 많은 부상을 입어 피를 엄청나게 흘리고
    있는 이젠이 자신을 업고 남은 기사들을 데리고 걸어가고 있었다. 리이넨이 정신 차려 이젠을 향해 소리치자, 이젠이 피식 웃더니
    쓰러졌다.

    기사들과 리이넨이 그런 이젠을 흔들었고, 이젠은 거칠게 숨만 몰아쉬었다. 리이넨은 자신의 성력을 다해 이젠의 부상을 치료하려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성력이 듣질 않았다. 아마도, 마족들이 이 근처에 결계를 친듯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리이넨이 아니었다.
    리이넨은 자신이 신관이란걸 상징하는 겉옷을 찢어 이젠의 어깨와 다리를 지혈했다. 그리고는 될수있는데로 성력을 겨우겨우 짜내어
    피를 멎게했다.

    그리고 리이넨과 이젠을, 기사들이 보호하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살아남은 기사들이라 해도 다들 부상을 입었다.
    이렇게해서 언제까지 피신할지는 장담하지 못했다. 리이넨은 신관이라서 검술을 그렇게 잘 다룰줄 아는것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곳에선 성력도 못하니 짐밖에 못되었다. 하지만 그런 리이넨을 기사들은 불평하지 않았다.




    " 리이넨님!! 이젠단장님과 함께 먼저 피신하십시오!! "
    " 무슨 소리들을 하는것이냐!! 나와 이젠은 너희를 버리고 갈순 없다!! "
    " 안됩니다!! 리이넨님과 이젠단장님은 살으셔야 합니다!! "
    " 헛소리 지껄이지 마라!! "




    기사들이 리이넨과 말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리이넨은 절대 그럴수 없다며 소리높혀 반발했다.
    원래 평소때 기사들이라면 리이넨에게 기죽어 찍소리도 못했는데 오히려 화를 내는 리이넨에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리이넨은 그런 기사들이 이해가 안간다는듯이 계속해서 소리쳤다. 하지만 그런 리이넨을 계속해서 기사들은 보내려 했다.




    " 당신은 살으셔야 합니다!! "
    " 리이넨님이 죽으시면 무슨의미가 있는겁니까!! 지금 성쪽에서는 우리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
    " 그걸 리이넨님이 살으셔서 전해주셔야 하지 않습니까!!! "

    " 하지만 나랑 이젠, 달랑 둘이서 살면 뭐하자는 거냐!! 나는 너희들을 절대로 두고 갈수 없어!! 헛소리하지 말고 한시라도 빨리빨리
    움직여라!! 나에게 명령할 생각하지 마라!!! 나는 너희들과 함께 돌아간다. 돌아가지 못한다면 함께 죽겠다!! "




    그러자 기사들이 무릎을 꿇고 리이넨앞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당황한 리이넨은 이젠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기사들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기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점점 갈수록 리이넨의 두 눈에 눈물이 차기 시작했다. 기사들의 두 눈에도 눈물이 가득차고 있었
    다. 고개를 숙인체 울고 있었다. 한사람도 빠짐없이.

    그런 그들을 일으켜 세우는 리이넨의 눈에도 눈물이 가득했다. 절대로 일으킬수 없었다.
    그들의 마음은 굳은 의지로 결합되었다. 어떠한 경우가 있더라도 이 두사람만은 살리겠다는 의지.
    두 사람을 살리기 위해선 20명 전체가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겠다는 의지.





    " 부탁이다. 같이 돌아가자!! 나는 너희들을 죽게할수가 없단 말이다!! 나는 죄책감이란게 없는 놈인줄 아느냐!!? "
    " 저희들은 남을 지키는 기사입니다!! 이런곳에서 죽는게 아깝지 않습니다!! 당신들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들의 목숨이 필요하다면,
    우리들은 기꺼이 당신들을 위해 바칠겁니다!! 흑기사단에 입단했을때의 그때의 계약을 잊으신겁니까!? "
    " 닥쳐라!! 그딴 계약따위 파기하면 그만이다!! "
    " 나는 기사가 되는 동시에 남을 위하는 기사가 될것을 명심한다!!! "
    " 어떠한 일이 있어도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이 될것이다!!!! "
    " 나라를 위해서라면 목숨따윈 바칠것이니, 그것이 기사의 긍지와명예로다!!! "






    기사들 20명이 동시에 소리쳤다. 리이넨의 눈에선 눈물이 주체할수 없을정도로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렇게 흑기사단들은 마지막 이별을 하며 주체하지 못한체 눈물을 흘렸다. 다들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어떠한 누구라도 소중하지
    않은 자가 없었다. 각자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격려가 되었다. 서로에게 없어선 안될 존재였다.

    몇년을 함께했던가. 몇십년을 함께했던가.
    전쟁은 몇백년만에 일어났다. 그 평화로웠던 나날들중에서 이들은 늘 웃었다. 그리고 종국엔 울어버린다.
    언젠가 이런날이 올줄은 있을줄 알았다. 하지만, 이별까진 생각도 못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던 이들이 눈앞에서 하나둘씩 죽어나간다.





    " 리이넨님, 이 워프스톤을 쓰십시오!! "
    " ……무슨소리냐? "
    " 마물들이 저희들이 있는 곳을 알아챈것 같습니다. 대량의 사악한 기운이 이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
    " 그것은 단 하나밖에 없는 돌입니다!! 당장 성을 생각하시고 워프돌을 손에 쥐십시오!! "





    리이넨은 그런 그들을 멍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저 멀리 하늘에서 마족들이 벌떼처럼 날아오고 있었다.
    리이넨이 도저히 갈 생각이 없이 그저 돌만 바라보고 있었다. 기사들이 얼른 리이넨을 보며 가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쉽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돌아갈수가 없었다.

    여기서 돌아간다면 겁쟁이가 되는것이다. 비겁자가 되는것이다.
    더군다나 가족같은 기사들을 어떻게 두고 달랑 둘이서 도망가는가. 도망가지 않는다. 차라리 같이 싸워 명예롭게 죽는게 낫다.
    그래, 차라리 이들과 죽는게 낫다.




    " 리이넨님, 우리 흑기사단은 당신과 함께 한 나날들이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잊지 못할겁니다. 우리의 또 하나의 주군을. "
    " ……모두!! "
    " 얼른 가지 않고 뭐하는 거야, 워프!!! "





    그때 이젠이 일어나더니 돌을 같이 손에 쥐으며 워프라고 소리치는 동시에 손에서 돌을 놓았다.
    리이넨의 동공이 커졌다. 이젠은 워프되는 리이넨을 바라보며 힘들지만 마지막 미소를 지었다. 기사들도 놀란듯한 얼굴.
    리이넨은 워프되는 그 순간까지 기사단들을 외쳐댔다.





    " 안돼!! 나 혼자 돌아갈순 없단 말이다!!! "
    " …리이넨!! "





    이젠이 놀란 얼굴로 뒤를 바라보았다. 누군가가 리이넨을 향해 마법을 날렸고, 리이넨은 그 마법을 눈에 맞아버렸다.
    리이넨은 그렇게 워프가 되었고, 이젠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기사들도 언제 울었냐는듯 차가운 얼굴로 바닥에 착지하는
    마족들을 바라보았다.

    이젠은 검을 들고 소리쳤다.





    " 기사의 명예와긍지를 지켜라!!! "
    " 와아아!!!! "







    그리고 리이넨은 성문 앞으로 워프되었다.



























    " 레온… "
    " 네? "
    " 너는 레이님의 말데로 여기에 남아라. 나는 가야겠다. "
    " 하지만, 리이넨씨는 아직 몸상태가!! "
    " 모두들 자기들 몸도 성치 않은데 끝까지 나만 살렸어!! 이번엔 내가 살려줘야 한단 말이야!! "


    리이넨이 다소 상기된 얼굴로 레온을 밀쳐내고는 소리쳤다. 레온은 울듯한 얼굴로 고개를 돌린 리이넨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따듯한 미소
    를 짓더니 다가갔다. 그리고는 리이넨의 어깨를 잡고는 리이넨의 두눈과 마주쳤다. 리이넨이 당황해 하며 레온을 바라보자, 레온이 다시
    한번 활짝 웃었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 나랑 같이가요. 당신 마음 이해하니까. "
    " ……하지만 "
    " 괜찮으니까 얼른가요. 늦기전에. "


    그러자 리이넨이 두 손을 들어 두 눈에 얹다가 손을 내리고는 다시 원래의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이젠씨… "
    " …… "
    " 당신, 기억따위 잃지 않았잖아요. 왜 그런 뻔히 보이는 연극을 하는 거에요? "


    에클레시아는 이젠의 어깨에 들춰진체로 이젠에게 말을 걸었다. 에클레시아의 말이 정곡을 찔렀는지, 이젠이 움찔거렸다. 에클레시아는
    멍하니 이젠에게 납치당하면서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에클레시아의 말을 듣는 내내 이젠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 …왜 그런 길을 택했어요? 레이랑 레온, 그리고 지켜볼수밖에 없는 주위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몰라서 그래요? "


    이젠은 대답하지 않았다. 에클레시아의 말을 듣지 못한게 아니다. 에클레시아는 그런 이젠을 안타까워 하는 얼굴로 가만히 있기 시작했
    다. 그때였다. 엄청난 성력. 현대 여왕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강한 성력이 느껴졌다. 이젠이 여왕이 있는 성으로 가는걸 멈추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커다랗고 하얀 날개. 성스러운듯한 갈색의 머리카락에 황금안. 그 머리카락들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가히 여왕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 엄청난 성력과 엄청나게 큰 하얀날개.
    이젠은 멍하니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때 에클레시아가 손가락을 살짝 움직여 보았다. 움직여진다.
    분명, 레이는 이젠이 자신을 죽일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아니, 이젠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젠만큼은 죽게 내버려 둬서
    는 안된다.




    진실을 알아야 한다.





    " ……레이니온검? "


    이젠의 중얼거림을 들은 에클레시아가 고개를 돌렸다. 커다랗고 하얀 날개. 성스러운 힘.
    그리고 차가운 얼굴을 한 레이의 오른손에는 노란손잡이에 붉은보석이 박힌 레이니온 검이 들려 있었다.
    선대 여왕폐하가 가지고 있던 레이니온 검. 그 검으로 마왕을 죽이고, 현재의 마왕을 봉인했다는 위대한 힘을 가진 레이니온 검.

    레이니온검은 레이를 선택했다.
    레이도 레이니온검을 선택했다.

    레이의 분노를 레이니온검은 알아차렸고, 그래서 레이의 손에 다시 나타났다.



    " 안돼,레이!! 이젠씨를 공격해서는 안되!! "



    에클레시아가 이젠의 어깨에서 내려와 이젠의 앞에 두 팔을 벌리고 서서 소리쳤다. 하지만, 레이는 그런 에클레시아마저 차가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전쟁이 난무하고 있다. 이제 다른 학생들까지 위험에 처해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잘못.
    레온에게만 목매여서 다른 사람들에게 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었다.

    마족들이 이곳을 파괴하고 부수고 죽이고 있다.



    " 비켜 "
    " 레이!! 넌 왜 자꾸 후회할 짓만 하는거야!! "
    " 비키라고 했어. "
    " 못비켜!! 너는 강하지 않아!! "
    " 니가 죽어. "
    " 그래도 안비킬거야!! "
    " 이 레이니온검에 첫번째 피를 묻히는게 여왕후보라니. "




    검날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듯 만지며 피식 웃는 레이. 그리고는 검을 들고는 에클레시아를 향해 전진했다. 에클레시아도 실피시가 준
    레이피어를 꺼내 레이의 레이니온 검을 막았다. 레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에클레시아가 자신을 막으려 했던 적이
    있던가. 아니. 없다. 말로만 친구였을뿐, 이렇게까지 남을 위해서 한 적은 없다.

    또 울고 있다.
    에클레시아가 또 울고 있었다. 왜 이렇게 잘 우는걸까. 뼛속뿌리까지 여왕인 주제에 왜 자꾸 우는걸까.




    " ……강한것은 부숴지기 쉽단 말이야,레이 "
    " ……!! "
    " 너는…왜 그걸 모르는 거야… "




    에클레시아가 말을 하고 나는 동시에 레이의 동공이 커졌다. 이젠이 검을 들어 에클레시아를 베어버렸다.
    에클레시아가 피를 흘리더니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레이는 움직이지도 못한체 바닥으로 추락해버리는 에클레시아를 멍하니 바라
    볼 뿐이었다. 리이넨은 에클레시아가 죽는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으니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분명, 다른 기사들에 의해 구조 되겠지.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이젠을 바라보려 한 레이의 몸 여러군대에서 피가 솟구쳐 나왔다. 어느 순간, 이젠이 레이를 공격했던 것이다
    .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했다. 이젠이 이렇게 강했던가? 하긴, 마왕의 조각이니까.
    원래부터 자신이 마왕의조각이란걸 스스로가 알고 있었으니까.



    " 으아아아!! "




    레이가 몸을 부여잡고 소리쳤다. 레이의 커다랗고 하얀날개가 핏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하얀날개의 깃털들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
    었다. 이엔과 에녹이 어딘가를 향해 달리다가 레이의 비명을 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늘에서 하얀깃털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이엔과 에녹의 눈에 깃털이 떨어졌다. 두 사람이 손을 들어 깃털을 바라보았다. 그때, 핏방울들이 방울져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엔과 에녹의 표정이 굳어졌다.



    " ……하늘위지? "
    " 그런거같습니다. "
    " 가자. "




    이엔이 입으로 무언갈 중얼중얼 외우더니 땅을 박찼다. 그러자, 공중에 떴고 에녹은 자신의 날개를 폈다.
    두 사람이 하늘로 올라갔을땐, 이젠이 사정없이 부상당한 레이를 공격하고 있었다. 이엔이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검을 소환해 다짜고짜
    이젠을 향해 전진했다.
    놀란 에녹이 침착하지 못하고 흥분한 이엔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이엔이 더 빨랐다.

















    " 이엔님,안되요!! 흥분하시면!! "



    허점이 많다는 소리.



    " ……!! "
















    이엔도 이젠의 검부림에 당해버렸다. 어깨를 베여버린 이엔은 이를 악물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이젠을 바라보았다.
    이젠은 차가운 얼굴로 이엔을 바라보았다. 이젠을 계속해서 바라보던 이엔이 무언갈 이상한걸 눈치챘다. 이젠의 눈밑에는 반점이없다.
    레온같은 경우는 마왕의 조각이란 증표로 반점이 있었는데, 이젠은 없다.

    그렇다면 제정신이란 소리.
    제정신이면서 알고있는 사람들을 베고있다?



    " ……야, 너… "



    이젠은 이엔의 말을 기다리지 않았다. 검을 수직으로 들어 이엔의 등을 찌르려 했고, 검을 내리찍었다. 이엔의 동공이 커짐과 동시에,
    에녹이 자신의 검으로 이젠의 검을 막았다. 이엔이 뒤돌아 에녹을 바라보았다. 천계에서 유명한 검사, 에녹 크라나이.
    하지만 그런 에녹도 이젠이 버거워 보였다. 이엔은 재빨리 어깨를 붙잡은체 이젠의 곁에서 물러났다.

    이엔이 물러난걸 확인한 에녹도 검을 한번 크게 휘둘러 이엔의 곁으로 다가왔다.



    " 이엔님, 레이의 날개가!! "
    " ……뭐야,저거? 왜 날개가 자꾸 빠지는거야? "



    레이는 자신의 몸을 꼭 잡은체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한순간에 퍼진 진노로 인해 선대여왕과 같은 성력을 뿜어버렸다.
    한순간에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고 성력을 뿜어버리고, 날개를 펴버리고, 게다가 레이니온검의 영향으로 날개가 사라지고 있었다.
    날개가 사라진다는건 여왕으로써 선택받지 못한단 이야기.

    날개가 사라진다는건 성력도 사라진다는 소리니, 성력을 자신의 분노때문에 내뿜었던 벌을 받고 있다해도 과히 거짓이 아니었다.




    " 레이!! 분노를 가라앉혀!! "
    " 아빠……으아아!! "




    이엔이 다가가 레이를 안았다. 어느새 날개가 사라졌고, 레이는 여전히 고통스러운듯 이엔을 끌어안았다.
    이엔 역시 그런 레이를 꼭 안아주었고, 에녹은 다시 전진해오는 이젠과 검으로 대결하고 있었다.



    " 레이. 절대로 니 분노때문에 힘을 끌어내려 하지마. 물론 니 뜻데로 되는건 아니겠다만, 그래도 니 자신을 컨트롤해. "
    " …하아…하아…… "



    레이는 이엔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이엔이 또 다시 입으로 주문을 외우더니 자신의 손가락으로 레이의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레이의 몸이 차츰 진정되면서 날개없이도 뜰수 있게 되었다. 물론, 레이는 자신의 힘으로 뜰수 있다.
    하지만 성력이 무엇보다 많이 소멸해 힘든 상태.

    그걸 알고 있던 이엔은 레이에게 마법을 걸어주었다.



    " ……지금…몇시야? "
    " 어? "
    " 빨리……세시까지는…몇시간 남았어? "
    " 몇시간이 아니라, 몇분밖에 안남았는데? "
    " ……몇분? "
    " 갑자기 왜 시간을 물어보는거야!? "
    " 빨리!!! "




    이엔의 물음에 레이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소리쳤다. 그러자 당황한 이엔이 자신의 손목시계를 바라보더니 7분 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레이의 동공이 커졌다. 7분. 리이넨의 말이 머릿속에 계속 남아있었다.
    무엇하다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갔는지. 조금이라도…조금이라도 빨리 여왕이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세시간 반 뒤에, 신의 품으로 돌아갈 자는 현재 여왕폐하이시며, 신의 은총을 받을 자는 레이 샤인즈님 이십니다.」

    여왕이 죽고나면 여왕으로 계승하는건 자신.
    그리고 자신이 계승한뒤에 죽는건 실피시. 실피시 다음에 누가 죽을지는 알수없다.
    리이넨이 본 미래는 그것뿐이었다. 사실을 알고 있다 해도 리이넨은 그저 미소를 지은체 대답하지 않았다.



    " 폐하가…앞으로 5분뒤에 죽어. "
    " ……뭐? "
    " 리이넨은 신의 눈을 가졌으니까… "



    레이의 말에 이엔이 놀란 얼굴로 레이를 바라보았다. 레이는 두 눈을 질끈 감은체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어느정도의 죄의식과 어느정도의 고통스러움이 교차하고 있었다. 이엔은 그런 레이를 꼭 안은체, 궁전을 바라보았다.
    여왕과 여왕후보들 3명, 그리고 마족들이 서 있었다.



    " 앞으로 2분… "



    마족들 앞에는 앨리스가 서 있었다. 앨리스가 기다란 얼음검을 꺼냈고, 여왕후보들을 베기 시작했다.
    여왕후보들은 자신의 성력으로 여왕을 지키려 했지만 무리였다. 마왕과 그녀의 수하들을 어떻게 네명이서 이기겠는가.
    기사단들은 여왕의 명으로 학생들을 지키고 있다.

    여왕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엔, 자신의 추측이 맞노라면 아마도 몇일전 리이넨에게서 자신의 죽음을 들었던게 분명했다.



    " ……제로. "



    그리고 여왕이 여왕후보들 사이로 쓰러졌다. 이엔의 제로란 말에 레이는 움찔해 더욱더 이엔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이엔은 한숨을 쉬며 레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에녹이 이엔의 등으로 날라오면서 세사람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추락하는 내내,이엔은 레이를 계속해서 안고 있었다.

    바닥에 추락한 동시에 이엔이 일어나 에녹을 바라보았다. 피투성이.
    에녹의 날개곳곳이 찢겨져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데는 문제가 없어보였다.



    " ……에클레시아는? "



    레이가 이엔을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그러자, 이엔이 눈을감고 에클레시아의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에녹을 바라보았다. 에녹이 검을 집어들고 일어났다. 그런 에녹을 바라보며 이엔이 입을 열었다.


    " 잠시만 레이좀 부탁해. "


    에녹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레이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엔은 에클레시아의 기운을 찾았는지 어디론가로 뛰어갔다.



















    " 에클레시아,일어나!! "


    수풀로 떨어진 에클레시아를 흔들었다. 그러자, 에클레시아가 눈을 떠 자신을 바라보는 이엔을 바라보았다.
    에클레시아가 눈을 뜨자 다행이란 표정으로 살며시 웃었다. 그러자, 에클레시아의 표정이 조금 붉어졌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엔은
    에클레시아를 일으켰다. 일어난 에클레시아가 움찔하더니 휘청거려 엎어졌다.

    에클레시아의 다리를 만지작 거리던 이엔이, 에클레시아를 바라보았다. 에클레시아는 이엔의 시선을 피했다.
    그런 에클레시아를 바라보며 피식 웃어버리는 이엔.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겁이 났고, 긴장하느라 웃음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와버렸다. 에클레시아를 보자마자 두번이나 웃었다.

    " 창피한가보구나? "
    " 무슨!! "
    " 알았어. 레이가 널 걱정 많이하고 있어. "
    " ……이젠씨는요? "
    " 아직도 싸우고 있어. "

    에클레시아의 물음에 이엔이 대답해 주었다. 그러자, 에클레시아가 이엔의 어깨를 잡고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엔이 당황했는지 에클레시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결국엔 에클레시아가 다시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 이엔씨!! 이젠씨는 아니에요!! 마왕의조각이겠지만, 그래도!! 그래도 우리를 기억하고 있어요!! "
    " ……알고있어. "
    " 공격하면 안되요!! 이젠씨가 우리를 죽이려 해도 절대로 이젠씨를 죽이려 해서는 안되요!! "
    " 적이야. "
    " 이엔씨!! 적기사단의 적은 원수적인가요? 붉을적인가요!! "
    " 원수적이야. "
    " 그렇다면 이젠씨가 적인지 아닌지는 구분하실수 있잖아요!! "
    " 적이라고 단정지었어. "

    에클레시아의 외침에, 이엔은 짧고 간결하게 조용히 대답했다. 에클레시아는 두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더니 울기 시작했다.
    이 애는 왜 이렇게 자주 우는걸까. 안울때가 없다. 늘 보면 늘 슬픈표정이거나 울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울고 있지 않는가.
    이젠이랑 그렇게 친분이 두터웠던 것도 아닌데 왜 우는걸까. 왜 남을 위해 자꾸 우는걸까.
    그때, 이엔과 에클레시아가 흠칫했다. 뒤에서 누군가가 살기를 내뿜고 있었기에.

    천천히 손을 뗀 에클레시아와 천천히 고개를 돌린 이엔.


    " ……에클레시아. 살기를 내뿜는건 적에게 위협을 주려고 내뿜는거야. 이래도 넌 적이 아니라고 단정지을거냐? "
    " ……이젠씨 "



    이엔이 오른손을 들어 이젠을 향해 검을 소환했다. 왼손으론 에클레시아의 어깨를 감쌌다.
    에클레시아가 다리를 접지른 이상은, 에클레시아를 이곳에 두고 이젠과 싸울수가 없었다. 그러니, 에클레시아를 보호하면서 싸울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이젠과 싸우다가 이젠쪽에 서고, 이젠이 현재 자신이 있는 곳에 서게 된다면 죽는건 에클레시아 뿐이었다.

    그리고, 레이가 무척이나 불안한 눈으로 에클레시아를 걱정하지 않았던가.
    지금 추측해본다면 레이는 리이넨에게서 에클레시아가 죽는걸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에녹과 레이, 다른 기사단장들이 이곳으로 올때
    까지 버틸수밖에 없었다.


    " 이젠씨!! 도대체 뭣 때문에 계속 그렇게 싸우시려는 거에요!! "
    " 틀렸어. 저 녀석은 우리랑 싸우려는게 아니야. 죽이려는거지. "
    " ……어째서? "
    " 마족의 승으로 전쟁을 끝내고 싶어하는 거겠지. 그럼 이제 마족은 숨어서 살 필요도 없을테고, 위에있는건 늘 마족일테니까. "
    " ……말도안돼 "



    이엔은 식은땀을 흘리며 한치의 움직임 없이 살기를 내뿜는 이젠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젠이 검이 든 손을 치켜들었다.
    그리고는 이젠이 이엔과 에클레시아 쪽으로 달려왔고, 이엔은 에클레시아의 어깨를 꽉 잡았다. 에클레시아는 고개를 들어 이엔을 바라보았
    다.

    - 챙!

    검과 검이 부딪히는 날카롭고 예리한 소리가 울렸다.
    자신이 방해가 되고 있었다. 어차피 여왕이 되는건 레이일테고, 그렇다면 자신은 여기서 죽어도 된다.
    자신이 죽음으로써 이엔의 죽음이 멈춘다면은 여기서 죽어도 된다.

    그렇게 결심한 에클레시아는 이엔을 있는 힘껏 밀어버렸다. 놀란 얼굴로 밀린 이엔.
    그리고 이젠은 검을 들어 에클레시아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 그 순간 눈을 꼭 감은 에클레시아.
    이엔의 동공이 커졌다.


    " ……키엔,실피시? "
    " …아? "



    이엔의 말에 눈을 뜬 에클레시아는 자신의 앞에서서 이젠의 검을 막은 실피시를 바라보았다. 처음보는 차가운 얼굴.
    그러고보니 아침에 기사들이 실피시를 향한 말들이 떠올랐다. 전쟁에 검을 들고 나가면 사람이 180도 달라진다는 말. 정말이였다.
    키엔이 그 틈에 에클레시아를 안고는 이엔곁으로 다가왔다.
    키엔이 에클레시아를 안고 오자마자, 이엔의 표정이 순간 화난표정으로 바뀌더니 손을 들어 에클레시아의 뺨을 있는 힘껏 내쳤다.

    에클레시아의 고개가 돌아갔고, 당황해하는 키엔이 한번 더 때리려는 이엔의 손을 잡았다.
    에클레시아의 오른쪽 뺨이 붉게 물들었고, 이엔은 자신의 손을 저지하는 키엔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한번 더 에클레시아의 뺨을 세게 쳤다.


    " 뭐하는거야,이엔!! "
    " 냅둬!! 너는 내가 뭐로 보이냐!! "
    " …… "
    " 니가 죽음으로써 모든게 다 끝난다고 생각하는거냐!? "
    " …… "
    " 난 말이지, 나를 우습게 보는 사람이 제일 싫어!! 알아!? 내가 그렇게 너를 지키지 못할것처럼 보였냐!? 내가 그렇게 못미더웠냐!? "



    이엔이 소리쳤다. 에클레시아는 말없이 이엔의 말을 듣고 있었다.
    대충 무슨 일인지 아까 보면서 달려온 키엔은 더 이상 이엔을 말리지 않았다. 이엔이 더 이상 때리려 하지 않았기도 하고, 에클레시아가
    조금은 혼나야 한다고 생각했던 차원일까.



    " ……민폐를끼치니까 "

    " 민폐!? 지금 민폐라고 했냐!? 지금이 민폐야!! 너는 니가 자살할뿐만이 아니라, 나도 죽을수 있었어!!
    만일 이젠이 너를 안노리고 계속 나를 노렸다면은!! 너가 날 밀었을때 나는 아무런 방어도 못하고 죽어버릴수밖에 없었다고!!!
    키엔과 실피시가 없었으면 너하고 나는 정말로 죽었어!! 알기나 하고 행동하는 거냐!? 니 목숨이 그렇게 하찮아!?
    니가 남을 위하는 마음은 잘 알고있어!! 하지만 남을 위해서 목숨까지 포기하는 행동은 기사들만이 하는 행위야!! 니가 기사냐!?
    기사가 아니잖아!! 흑기사단이 어떻게 전사한지나 알고 있냐!? 야,이젠!! 니가 니입으로 말해보지 그래!! "



    흥분한 이엔이 이젠에게 다짜고짜 달려들었다. 실피시가 이젠의 검을 내리쳐 떨어트렸다.
    그리고 동시에 이엔이 이젠의 멱살을 잡았다. 키엔과 실피시가 당황해하는 얼굴로 그런 이엔을 바라보았다.
    에클레시아는 말없이 그런 이엔을 바라보았다.



    " 니입으로 말해봐!! 리이넨이 혼자 살았던건 니랑 흑기사단들이 명예와긍지를 지키기 위해서 리이넨을 살린거잖아!!
    자신들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그런데 니는 왜 살아있어!! 니가 살아있단게 죄책감이라면 그냥 죽어버리면 되잖아!!
    니 분노를 여기와서 풀 필요가 없는거잖아!! 내가 몰라서 가만히 있었는줄 아냐!? 니한테 당한 이 어깨가 욱씬욱씬거려!!
    니 마음도 욱씬욱씬 거릴 만큼 아프지!? 그럼 기억을 잊은척 하지 말란 말이야!! 마왕의 수하인척 행동하지 말라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니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혀야 속이 풀리겠냐!!
    리이넨을 만나고 싶었으면 만나고 싶었다고 말을 하란 말이야!! 니 바보냐!? 입이없어!?
    그때 흑기사단이 전멸할때!! 니네들은 안가려는 리이넨을 억지로 보낸거야!! 어줍잖은 기사도정신으로 말이야!! "




    그리고는 이젠이 이엔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엔의 입술이 터졌는지 피가 흘러내렸고, 이엔은 얼얼거리는 볼을 만졌다. 그리고는 피를 뱉더니, 주먹을 들어 이젠의 얼굴에 똑같이 날
    렸다. 이젠이 휘청거리며 뒤로 몇발자국 물러섰다.




    " 죽을각오로 하고 살란 말이야!! 왜 남을 위해서 니네들 목숨을 버리는거냐!!
    그렇게도 니네목숨이 하찮아!? 나는 말이지!! 우리 적기사단들은 말이지!! 처음부터 자신의 목숨을 버리겠단 계약따윈 하지도 않았어!!
    어이가 없었으니까!! 아마도 계약을 하지 않은건 우리 적기사단밖에 없겠지!! 자신들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란 차원에서 그런 계약따윈
    하지도 않았어!!! 죽을각오로 살란 말이야!!
    아무리 소중한 사람이 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해도 죽음을 두눈으로 똑똑히 봐!! 언젠가는 자신도 죽을테니까!!! "





    이엔의 외침이 숲에 울려퍼졌다.
    이엔의 말이 끝나자, 에클레시아의 두 눈에서 굵은눈물방울이 떨어졌다.



    " 니가 잘못한건 아는거냐? "



    이엔이 조금 흥분을 가라앉힌체 에클레시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실피시가 에클레시아의 등을 토닥여주고 있었고, 키엔은 여자를 때린 이엔
    은 처음보았기 때문에 당황한 얼굴로 이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에클레시아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엔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에클레시아 앞으로 다가와 한쪽 무릎을 쭈그려 앉아 처음으로 에클레시아의 눈에 손을 가져다대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러자 에클레시아의 얼굴이 다시 빨개졌고, 무언갈 눈치챈듯한 키엔이 어라? 소리를 내며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엔은 이내 자신이 때린 뺨을 쓰다듬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웃었다. 그러자 에클레시아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 이제 싸워야지 "




    키엔이 검을 들으며 말했다. 어느새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레이가 에녹을 부축한체 다가왔다.
    그리고 반대편 숲에선 리이넨과 레온이 다가왔다. 리이넨을 본 이젠이 움찔거렸다. 레이는 바로 앞에서 레온이 나오자 놀란얼굴로 레온을
    바라보았다. 레이랑 눈이 마주치자 레온은 말없이 시선을 다른데로 돌렸다.

    자신과의 약속을 어긴 레온한테 조금 화가났는지, 레이도 시선을 돌렸다. 그리곤 이엔과 에클레시아쪽으로 갔다.
    에클레시아는 레이가 오자 일어서서 반겨주었다. 레이는 에클레시아와 실피시가 무사한걸 확인하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리이넨과 눈이 마주쳤다.


    " ……리이넨 "
    " 운명을 거스르실 겁니까? "
    " 거스르는게 아니야. 바꿀수 있다면 바꾸는것 뿐이야. "
    " …… "
    " 레이… "



    이때 레온이 레이 앞으로 다가왔다. 레이가 리이넨한테서 시선을 돌려 레온을 바라보았다.


    " ……미안해,레이 "
    " 나는…만일, 너랑 또 헤어지게 된다면은 이번에는 자신이 없을거 같구나. "



    레이의 말에 레온이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나는 언제나 늘 니 곁에 있어 "


    그리고, 레온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모두가 검을 들었다. 이엔이 레이의 곁으로 다가오려 하자, 레이가 고개를 돌려 이엔을 쳐다봤다.
    그러자 이엔이 움찔하면서 당황해하자, 레이가 수상하단 눈으로 이엔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엔이 당황해하며 왜!? 라고 소리쳤다. 이내
    레이는 에클레시아를 바라보았다.

    에클레시아가 고개를 갸웃 거렸고, 이엔은 더 당황해했다.
    이내 레이가 고개를 앞으로 돌리면서 입을 열었다.


    " 현재여왕이 돌아가셨어. 다들 알고 있지? "
    " …… "
    " 지금부터 나 레이 샤인즈가 여왕이야. "
    " 저희들은 폐하를 지킬것입니다. "


    이엔이 경의를 표하며 대답했다. 그러자 레이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다들 의아해하는 얼굴로 레이의 뒷모습만을 바라보았다. 레이는 이내 입을 열었다.


    " 너희들의 목숨을 지켜. 한명이라도 죽는다면 나는 가만두지 않을거야. "
    " …… "
    " 그리고, 이엔과키엔은 에클레시아를 지켜라. 나머지는 나를 따라라. "
    " 폐하? "
    " 리이넨 "
    " 말씀하시지요. "
    " 나는 아무도 죽게하고 싶지 않구나. "
    " 소인도 마찬가지입니다. "


    리이넨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실피시와 에클레시아를 붙여놓으지 않는다면 실피시가 죽을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어느정도 실력이 있는 우수한 키엔과 이엔이 에클레시아의 곁에 있으니 안심하고 이젠에게 집중할수 있게 됬다.
    레이는 왠지 리이넨의 무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평소때랑 같은 무표정이지만, 그 무표정엔 근심과슬픔 불안과걱정이 담겨있었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시선이 리이넨에게 갔다.
    레이가 자신을 쳐다본걸 안 리이넨이 고개를 들어 레이를 바라보았다. 레이가 아무말도 없이 자신을 바라보자, 리이넨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 ……폐하. 저도 바꿀수 있다면 운명을 바꾸는게 옳은걸까요? "
    " 바꿀수 있을때 바꾸는거야. 옳고 그른건 아무도 판단하지 않아. 자신이 하는 일에 후회를 하지 않으면 되는거야. "
    " …… "
    " 그러니까,리이넨. "
    " ……? "
    " 후회하지 않게 지금 당장 실행해. "



    레이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오랜만에 본다.
    강인하고 자신만만한 웃음. 오만한 웃음.
    리이넨은 그런 레이의 웃음에 활짝 핀 웃음으로 답해주었다.




















    「 ……뭐야,꼬마 」
    「 이름이 이젠이지? 」
    「 …어떻게 알지? 」
    「 음……음… 」
    「 뭐야 」
    「 헤헤. 저기…그러니까, 나는 뭐…미래를 볼수 있거든! 그래서 당신하고 내가 만날걸 알았어. 」
    「 …하? 」
    「 그래서 당신을 마중나왔어. 」
    「 무슨…쓸데없는 소릴 하는거야? 」
    「 마족이지? 」
    「 알고있네. 」
    「 폐하도 내가 널 마중나간걸 알고계셔! 」
    「 ……빛의여왕이? 」
    「 응. 마침 흑기사단이란게 새로 생겼거든? 흑이니까, 너가 단장자리에 앉아도 될거야. 」


    「 리이넨 」
    「 아,이젠이구나 」
    「 요새…나를 보러오지 않아서. 」
    「 이젠은 기사장이니까 기사견습생들 훈련시키느라 바쁘잖아? 」
    「 거짓말하지마. 」
    「 ……어? 」
    「 뭐가 그렇게 무서워? 」
    「 ……원하지 않아서 또 미래를 보게 되었거든. 」
    「 그래서? 」
    「 이젠이…마왕의조각이니까……언젠가는…헤어질거아니야 」
    「 뭐야, 너 바보구나? 」
    「 무슨!! 」
    「 그렇지 않다면 미리 걱정할 이유가 없잖아? 나를 거둬준건 너야. 나를 살린것도 너야. 그러니 나는 널 주군으로 생각한다. 」
    「 ……주군? 」
    「 그래, 주군. 나는 네 곁을 떠나지 않아 」


    「 이젠!! 」
    「 리이넨? 」
    「 잘잤어? 」
    「 ……풉. 잘 잤어. 리이넨은? 」
    「 나도! 이젠,오늘은 어딜 구경시켜줄꺼야? 」
    「 하늘을 날아보고 싶다 그랬잖아. 」
    「 하지만, 이젠이 날개를 펴서 날면은 마족이란게 들켜버릴지도 몰라!! 지금은 폐하가 이젠의 기운을 성력으로 가리고 계시지만… 」
    「 아니야. 꼭 날개를 펴서 날수있는건 아니야 」
    「 아? 그러면? 」
    「 마법. 」


    「 리이넨, 너 답지 않게 왠 감기야? 」
    「 하아…이래뵈도…하아…하아……면연력이약한…8살의 아이라구… 」
    「 아프지마. 치유력으로 널 낫게 해주고 싶지만, 내 힘은 악한기운이라서 너가 다칠지도 몰라. 그래서… 」
    「 바보…괜찮아. 인간은 이런거 금방 털어내. 그러니까 이젠이 미안해할거 없어. 」
    「 …… 」
    「 이젠은 훈련에 열중해도되. 」
    「 그럼…나 갈게 」
    「 ……응 」


    「 너 바보야!? 이렇게 아프면 혼자있는게 외롭잖아!! 왜 가지 말라고 말을 못해!! 」
    「 하지만… 」
    「 쓸데없는 생각하지마. 」
    「 …… 」
    「 울지말고 자. 곁에 있어줄게 」
















    옛 생각을 하던 리이넨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힘없이 쥐던 검을 꼭 쥐었다.
    그리고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데 리이넨이 땅을 박차고 이젠을 향해 달려갔다. 이젠은 기다렸다는 듯이 검을 들었다.
    모두가 놀란 얼굴로 이젠과 리이넨을 바라보았다. 리이넨과 이젠이 가까워지는 찰나에, 이젠은 검을 높게 던져버렸다.
    리이넨이 놀란 얼굴로 이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멈춰지지 않은 발로 계속 달려나가다가 결국엔 검을 들더니 자신을 찔러버렸다.
    심장을 정확하게 찔러버린 리이넨.

    " ……리이넨? "
    " …거짓말,거짓말이야. 그치? "
    " 리이넨씨!! "
    " 리이넨님!! "
    " 야, 이 바보같은게!! "

    여러사람들이 놀란 얼굴로 소리치며 리이넨에게로 달려왔다. 하지만 리이넨 앞에서 다들 튕겨나가버렸다.
    바닥에 구른 이들은 영문을 모르체 당황해하며 리이넨과 이젠을 바라보았다. 이젠과 리이넨의 앞에는 스파크가 파지직 거렸다.
    아마도 이젠이 친 결계인듯 했다.
    이젠은 숨을 헐떡거리는 리이넨을 바라보았다.

    " 왜 그렇게 바보같은짓을 하는거야 "
    " ……하아 "
    " 어차피 너 나 안죽이려 한거지? 나도 너 안죽이려 했어 "
    " ……미안해…그때…나……혼자만…살아서……버리고……가서……모두에게…너에게……정…말……미안해 "

    이젠은 리이넨의 심장에 박힌 검을 빼내었다. 그러자 많은 피가 튀어나왔다.
    이젠은 가만히 리이넨을 끌어안았다. 리이넨역시 힘들었지만,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이젠을 감싸 안았다.



    " 예전에…내가 한말 생각나? "
    " ……하아…하아 "
    " 대답하지 않아도 되니까…듣기만 해 "
    " …하아……하아… "
    " 내가 마족이라서 내 기운으로 널 치료하면 너가 다칠지 몰라…하지만……내 목숨으로 네 목숨을 살려줄게. "
    " …하아…하아…하아… "
    " 그리고 만일 몸에 상처를 입으면은, 빛의여왕이나 다른 녀석들에게 치료를 부탁해. "
    " ……하아… "
    " 내가 여기 온건…앨리스와 레온을 따라서였었어. 하지만……마음 한구석에서는 너를 만나고 싶었어. "
    " 하아…하아… "
    " 그리고…니가 미안해할건 없어. 너를 떠나보낸뒤 우리는 열심히 싸웠으니까. 명예와긍지를 지켰어. "



    그리고는 이젠이 자신의 날개를 폈다. 커다랗고 까만 날개. 그리고 그 날개는 이젠과리이넨의 모습을 감싸주었다.
    다들 조용히 그 둘을 바라보았다. 이젠은 숨이 끊어질랑 말랑하는 리이넨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는 입맞추었다.
    이젠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리이넨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고, 이젠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이젠의 몸이 퍼즐조각처럼 흩어지기 시작했다.


    " ……나는 널 사랑한걸지도 모르겠구나. "


    이젠이 리이넨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 리이넨,정신차려. 리이넨!! "
    " ……아 "


    키엔이 리이넨을 흔들어 깨웠다. 그러자, 리이넨이 눈을 한번 떴다 감더니 이내 다시 떴다. 눈을 뜨고 보이는건 키엔의 얼굴뿐이었다.
    더군다나 숲이었는데 너무나 고요했다. 피비릿내가 이맛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피가 이곳저곳 흩뿌려져 있었다. 더군다나, 키엔도 그다
    지 상태가 좋은편은 아니었다.

    왜 키엔 혼자 이곳에 남아있는가.
    왜 자신은 키엔이랑 단둘이 있는건가.

    " ……나머지 사람들이랑 폐하는? "
    " 너…아까일 기억나? "

    키엔이 조금은 주저하는 얼굴로 입을 열어 물어보았다. 그러자, 리이넨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잊고 싶다고 해도 잊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잊을수도 없다. 키엔은 이내 리이넨의 손을 잡고 일으켜 주었다. 리이넨은 키엔의 손을 잡고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그리고 다행인건 시체도 없다. 아직까지 아무도 죽지 않았다는 소리.

    " 그래서, 폐하랑 나머지 사람들은 어디있는거야 "
    " …싸우러갔어. "
    " ……너는 왜 여기있는건데? "
    " 여기 남아서 너를 지키라고. "
    " …… "

    키엔도 조금은 화가난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같이 싸우고 싶었는데. 이래뵈도 청기사단장이 아니던가.
    대대적으로 이름있는 아이루스家가 늘 맡아오던 청기사단장인데, 폐하가 된 레이는 자신을 여기에 남겼다. 다른 사람이 남을수도 있었는데
    , 왜 하필 자신보고 남으라고 한지 몰랐다.

    그렇다고 리이넨이 싫은건 아니다. 다들 개인적으로 친분은 있으니까.
    정신잃은 리이넨을 업고 왕궁으로 가는건 솔직히 위험했다. 그렇다고 리이넨을 두고 갈수도 없고, 모두가 여기에 남아있을수 있는 노릇도
    아니었다.

    " 아직 아무도 안죽었지? "
    " 나도 몰라. 여기에서 다들 왕궁으로 갔을땐 한명도 안죽었어. "
    " 그런데…너 왜 그렇게 다친거야?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잖아. "
    " 마왕의 수하들이 이곳으로 떼지어 덤볐어. "

    키엔이 아무것도 아니란듯,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소매로 닦으며 말했다. 하지만 상처는 컸는지 피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리이넨이 빤히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키엔의 머리에 가져다대려 했다. 그러자 키엔이 그런 리이넨의 손을 잡고 저지시켰다.
    리이넨이 의아한 얼굴로 키엔을 바라보자, 키엔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 앞으로 싸우느라 성력이 계속 남아나질 않을텐데 쓸데없는데 성력을 쓰려 하지마. "
    " …… "
    " 섭섭하게 생각하지는 말고. 싸울수있겠어? "
    " 응. "


    키엔이 갑자기 리이넨을 빤히 바라보다가 등을 돌려 쭈그려 앉았다. 리이넨이 뭐냐라는 얼굴로 키엔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러자 키엔이 무안했는지 얼굴을 붉히며 업히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리이넨의 얼굴이 빨개졌다. 한번도 이런적이 없던 키엔이, 그리고
    이젠 말고는 등에 업혀본적이 없던 리이넨이 그런 키엔을 사양했다.

    그러자 키엔이 고개를 돌려 리이넨을 째려보았다. 리이넨이 당황해하며 키엔을 바라보자, 키엔이 입을 삐죽 내밀고는 중얼거렸다.


    " 남자의 체면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다니. "
    " ……윽 "



    키엔의 말에 리이넨은 어쩔수 없단 얼굴로 키엔의 등에 업혔다. 그리고, 키엔은 빠르게 숲을 달리기 시작했다.
    숲의 기운이 점점 죽어간다. 숲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마왕과빛의여왕의 전쟁의 피해자는 마족과천족뿐만이 아니다.
    모두가 다 피해자다.


    " 키엔,부탁이 하나 있는데… "
    " 뭔데? "
    " 잠시, 기도를 드리고 싶어. "
    " 신따위는 없잖아. "
    " 그래도… "
    " 쳇 "



    키엔이 앞으로 쭉 달리다가, 샛길로 빠져 다른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리이넨은 키엔의 등에 업혀 달리다가 고개를 뒤로 돌려 숲을 바라보았다.







    「 안녕,이젠… 」

















    " 레이님!! 이제부터 당신이 빛의여왕이 되셨습니다!! "



    레이가 일행들과 같이 레이니온 검을 든체 왕궁으로 들어오자 살아있던 몇몇 신관들이 레이를 붙들고는 소리쳤다. 그러자 레이는 이미 다
    알고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왕궁을 둘러보았다. 대부분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죽어 있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많은 피해가 없는듯 했다.

    다들 상처가 깊고 심하고 피도 많이 흘렸지만, 성력을 자신의 몸을 치유하는데 쓸수 없다는 일념 하나로 치료하지 않았다.


    " 이제부터 어떻게 하는거지,폐하? "


    이엔이 단추를 하나 풀어헤치며 물었다. 그러자, 레이는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우선은 마왕을 찾아야 한다. 마왕을 찾아 봉인하면 이 전쟁도 끝나리라. 남는건 상처와고통, 그리고 슬픔과눈물일지 모른다.
    전쟁이 끝나면 괴로운 모든것들을 치유해야 한다.

    그때였다. 가만히 서 있는 레이를 향해 적기사단장 이엔을 중심으로 하여 녹기사단장 실피시 라이즈, 여왕후보 에클레시아 헬 아이리크,
    마왕의 조각 레오니스 크레벨, 천계제일의 전사로 이름을 떨친 에녹 크라나이.
    이들 다섯명이 레이를 향해 경의를 표했다.

    한쪽 무릎을 꿇고 오른손을 왼쪽가슴에 올리고 고개를 숙였다.
    레이는 그런 다섯명을 바라보았다. 이젠을 제외한 나머지는 아직 다 살아있다.


    " 다들…끝까지 열심히 해주길 바래. "
    " 폐하의 명이라면. "


    그리고 동시에 창문이 깨졌다. 레이가 레이니온 검을 들고는 공격태세를 취했다.
    나머지 다섯명들도 아픈몸을 이끌고는 검을 치켜 세웠다. 마기는 느껴진다. 하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수록 더욱더 당황해하면 안된다.

    " 움직이지 말고 주위를 경계하도록 해라!! "

    레이가 소리쳤다. 다들 눈동자를 굴리며 주위를 경계했다.
    갑자기 지반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다들 중심을 잡지 못했다. 엄청나게 세게 흔들렸고, 에클레시아가 비틀대다가 큰 창문쪽으로 움직여
    바닥으로 떨어지려 했다.

    실피시가 제일 먼저 발견하고 에클레시아의 손을 잡았다.

    " ……!! "


    밑으로 떨어지려는 에클레시아의 아래에는 날카로운 얼음결정인 검을 들고 있는 앨리스가 피식 하고 웃고 있었다. 에클레시아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었다. 실피시의 동공이 커졌다. 있는힘껏 에클레시아를 들어올려 에녹쪽으로 던졌고, 에녹은 반사적으로 날아온 에클레시아
    를 안고 뒹굴었다.

    그리고 지반이 심하게 흔들려 에녹이 에클레시아를 껴안은체 바닥체 밀착했다.


    " 안돼!!! "


    레이가 실피시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에클레시아를 던져 올린 다음, 실피시는 그 반동으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아래로 추락했다.
    그리고 위로 날아오른 앨리스는 얼음결정인 검으로 실피시의 배를 찔렀다. 높게 치솟은 실피시의 몸. 그리고 그 아래에서 차갑게 비웃는
    앨리스.

    모두의 동공이 커졌다. 무엇보다 제일 놀란건 에클레시아 였다.
    자신의 뒤에 앨리스가 있던걸 먼저 알아챈 실피시가 에클레시아를 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던졌던 것이다.
    에클레시아가 벌떡 일어나 실피시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런 에클레시아의 손을 잡아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아 검을 들고 앨리스를
    노려보는 이엔.

    에클레시아는 이엔의 몸에서 버둥거렸지만, 이엔은 절대로 에클레시아를 놓아주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의 딸, 레이는 이 상황을 알고 있었을게 분명했다. 그러니, 아까부터 자꾸 에클레시아를 찾으며 불안해하지 않았던가.
    자신과 키엔보고 에클레시아를 지키라고 명령하지 않았던가.


    " 한명제거. 남은건 여왕, 너를 포함한 다섯명인가? "


    앨리스가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
    레이는 조금은 무덤덤한 표정을 한체 검을 치켜들었다. 레이니온의 검이 더욱더 빛나보이는듯 했다.
    그리고 레이니온 검을 들은 레이의 모습은, 가히 선대 샤인즈폐하와의 모습과 똑같았다. 갑자기 바닥까지 길어진 갈색의 머리카락에 황금
    눈동자.

    자신의 오빠를,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을 가차없이 죽여버린 샤인즈와 똑같은 모습.
    그렇기에 앨리스는 용서할수 없었다.


    " 또 다른 나인 이젠을 죽이고, 이제는 너의 소중한 아이도 죽일참인가? "
    " 글쎄. 너에게 돌아가는것보단 이롭게 죽는게 낫겠지. "
    " 레이 말이 맞아. "


    레온이 무표정으로 대답했다.
    어차피 끝까지 함께할수 없는 운명이라면, 고통과슬픔을 주기보다는 희망과웃음을 줘야겠지.
    레온의 말이 앨리스의 표정은 극도록 차가워졌다. 그 표정은 화가난다는 표정이 아니다. 레이는 알고 있다. 저런 표정.

    한때 레온이 없었을때 자신이 짓던 표정이 아니었던가.


    누군가가 자신의 곁에 없어 쓸쓸하고 슬프고 외롭다는 표정.
    그 감정을 깨닫지 못해 자기자신에게 화가난다는 어리석은 표정.




    " 각오해라,빛의여왕!!! "
    " 너의 어리석은 행동을 탓하며 봉인이나 당해버려라!!! "




    앨리스의 얼음결정의 검과 선대마왕을 죽였던 레이의 레이니온검이 챙,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
    나머지 사람들도 도와주려 했지만, 어디선가 떼지어 나타난 마물들을 처리하느라 레이를 도와주지 못했다. 레온과 에녹은 울고불며 난리치
    는 에클레시아를 안고 있는 이엔의 좌우로 서서 도와주고 있었다.





    " 한때는 믿었다. "
    " 그럼 계속 믿지, 왜!! "
    " 한때는 믿었어!! 하지만, 배신한건 그쪽이 아니던가!! 나는…나는!! 너희 여왕의 씨앗을 말리려고 온거야!! "
    " 어리석은 소리좀 지껄이지마!! "
    " 닥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 슬픔을 너희들은 똑똑히 제값을 치뤄야해. 그걸로 너희들의 죄값이 사라지는거야!! "
    " 어차피 이번 승리는 천족이야. "
    "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거냐. "
    " 왜냐면……너는 혼자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잖아? "




    레이의 말이 정곡을 찔렀는지 앨리스의 표정이 극도록 굳어졌다. 원래는 앨리스도 혼자가 아니었다.
    자신의 곁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달콤한 나날을 보냈다. 적어도 오해가 있기 전까지는.
    설령 오해라 했더라도, 그 사실이 오해란게 알았더라도, 앨리스 자신은 천족과 빛의여왕을 용서하지 못한다.
    적어도 빛의여왕의 자식인 레이 샤인즈라도 죽여야 겠다는 증오.

    그 오해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죽어버렸고, 자신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봉인당해버렸다. 요 몇백년동안.







    「 오라버니! 」
    「 앨리스, 그러다 넘어질지도 모르니 뛰지 말거라 」
    「 괜찮아요! 저는 오라버니곁에 얼른 있고 싶으니까요 」







    혼자.
    언제부터 혼자였던가.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증오심을 가지고 있었던가.

    슬픔.
    언제부터 슬픔을 가지고 있었던가.

    배신.
    언제부터 배신이란 아픔을 가지고 있었던가.

    눈물.
    언제부터 눈물이란 상처를 지니게 된건가.






    「 오라버니, 저는 이 세상이 계속해서 평화를 유지했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마족들이 조금은 차별대우를 받지만 공존하는 세상이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






    야속하고 야속하다. 너무나도 가슴이 욱씬욱씬 거린다. 왜 저런 아이따위에게 휘둘려야 하는가. 왜 나는 스스로를 더욱더 상처주고 있었
    던 건가. 이 세상이 야속하고 억지스럽다. 너무나도 억울하다. 자신과 오라버니는 사랑하면 안되었던가.
    이 세상은 공존하면 안되었던가.

    너무나도 작고작은 소망이었는데, 그 작고작은 소망조차 바라면 안되었던 건가.
    신이란 존재는 도대체 이 세상을 만들어서, 천족과 마족을 만들어서 무엇을 바랬던 것인가. 태초부터 만들지 않았던게 나았으리.



    마족은 감정이 없고, 어찌 천족에게만 감정을 주었던가.
    어찌 천족에게는 빛을 주고, 마족에게는 어둠을 주었던가.
    왜 천족에게는 웃음을 주고, 마족에게는 상처를 주었던가.








    " 왜 그래, 앨리스? 울것같은 얼굴로 무얼 생각해? "
    " ……나를 혼자로 만든건 네녀석의 엄마였어. 똑같은 얼굴, 똑같은 성격. 마음에 안들어. "
    " 처음부터 맘에 들었던가, 그대는? "



    마음에 들었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으니까.
    봉인에서 풀리자마자 들은 소리가 그 소리였으니 기뻤어.
    오라버니가 금방이라도 살아 돌아 올것처럼 기뻤어.

    하지만 너는 너의 슬픔으로 인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다가 결국엔 주위사람들이 다쳐가자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나는 그런 너의 이기심이 싫어.
    너의 생각 하나로 세상이 바뀌지 않아.
    세상을 그토록 만만하게 보고 있던가.







    " 나 마왕 히스 앨리스가 죽는다해도, 네녀석을 데리고 죽겠어!!! "






    앨리스가 자신의 얼음결정석인 검을 바닥에 깊숙히 박으며 소리쳤다. 강대한 어둠의 기운이 이 빛의궁전을 휩싸았다.
    두 팔로 얼굴을 감싸고 두 눈을 감아버린 레이. 앨리스와 한 공간에 같이 있던 이엔,에클레시아,에녹,레이, 그리고 실피시의 몸도 같은
    어두운 공간으로 떨어졌다.




























    " 리이넨,저길봐… "


    한참을 신전에서 두손모아 기도하고 있던 리이넨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부른 키엔이 심각한 표정으로 빛의궁전을 바라보며 말했다. 키엔의
    말에 눈을 뜨고 기도하는걸 멈춘 리이넨은 빛의 궁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빛의궁전이 얼어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유난히도
    검은 오오라가 맴돌고 있었고, 강대한 악한기운이 겉돌고 있었다.

    더군다나 얼어붙은 빛의궁전에는 스산한 기운이 맴도는걸 강조하기라도 하듯, 위에는 먹구름이 잔뜩 떠있었다.


    " 저기엔……우리를 뺀 나머지가 다 있어. "
    " 조금만 기달려. 나는…기도를 마저 해야해. "
    " ……누구에게 뭘 바라고 기도하는거지? "
    " 키엔. 너는…너의 선조가 자랑스러우냐? "
    " ……이케리우스 아이루스를 말하는거야? "




    이케리우스 아이루스.
    이엔의 절친한 친구이자, 현재의 키엔처럼 청기사단의 기사장을 맡고 있었다. 대대로 여왕을 호위하는 성기사단중 청기사단을 맡고있었다
    . 이케리우스는 키엔의 선조. 키엔은 어려서부터 검술을 배웠고, 늘 검술을 배우면서 아버지를 비롯한 집안사람들에게는 이케리우스의
    칭찬을 들으면서 컸다.

    끝까지 세상을 위해 싸웠던 가장 용맹스러웠던 아이루스家의 이케리우스.
    자신의 몸을 바치면서 세상을 지켰고, 여왕이 마지막힘을 다하기까지 지켰다고 늘 들어왔다.
    어렸던 키엔은 늘 커가면서 이케리우스를 존경해왔다. 자랑스러워했다. 언젠가는 자신도 그렇게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슴에 가득
    품은체 자랐다.

    그런 이케리우스를 리이넨은 어떻게 아는가.
    그리고, 리이넨은 왜 갑자기 자신에게 그런걸 물어보는가.


    " 이엔에게 하나뿐인 절친한 친구였지. "
    " ……이케리우스 조상이? "
    " 그래.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족과마족이 경계를 깨고 싸웠다고 알고있지. 하지만 아니야. 천족과마족의 경계선에 서 있던 사람들이 불러
    일으킨 사건때문에 전쟁이 일어났어. 결국엔 가해자도,피해자도 없던 아무런 의미없는 전쟁이었지. "



    아무런 의미없는 전쟁.
    가해자도,피해자도 없는 무의미한 전쟁.
    단순히 공존하는 세상을 싫어한 경계선에 서 있던 자들의 지루함에 놀아난 천족과 마족들.
    아직도 그 경계선에 서 있던 자들이 누군지는 모른다.



    " 그 경계선에 서 있던 자들의 음모를 알아챈건 다름아닌 이케리우스, 너의 선조였다. "
    " ……뭐? "
    " 이케리우스는 그걸 이엔에게 전했고, 우연히 알게된 이엔은 선대여왕과 사랑을 나누고 있었기 때문에 납치를 당했다.
    그리고 마계에 있던 앨리스는 선대여왕이 보낸 가짜편지를 받고선 마계를 나오면서 납치를 당했다. 이엔은 마계의 깊은 어둠속에 갇혔고,
    앨리스는 얼음감옥에 갇혀버렸어. "









    아무도 몰랐던 그들의 슬픈 사랑이야기. 그들의 슬픈 우정이야기.
    단순한 지루함으로 번져진 거의 500년 가까이 다된 전쟁. 이제, 그 전쟁은 끝내야 한다. 그 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자는 레이 샤인즈.
    그리고, 여왕의 자리에 설 자는 레이 샤인즈가 아닌 에클레시아 헬 아이리크.

    리이넨의 이야기를 계속 멍하니 듣고 있던 키엔이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리이넨을 바라보았다. 리이넨의 눈색이 칙칙했다.
    어쩐지, 리이넨이 너무도 차분했고, 그 일에 대해서 아는게 신기했다. 아마도 또 신의 부름을 대신 전해주는 거겠지. 그녀는 신에게 사랑받
    는 유일한 신관이니까.

    미래를 볼수 있는 눈을 받았다.
    죽음을 볼수 있는 눈을 받았다.
    그런 그녀도 힘들고 슬프고 괴로웠겠지.








    " 현재 여왕자리에 서 있는 레이님은……마왕 앨리스를 봉인하면서 같이 봉인당할거야.
    그리고 여왕자리에 서게 되는건, 여왕자리를 포기한 에클레시아님. 남는건 누구일까. 웃는건 누구일까. 우는건 누구일까.
    이 전쟁의 종지부를 찍을 자는 레이님. 그리고, 이 전쟁의 오해를 풀 자는 에클레시아님.
    이제 몇백년간에 걸쳤던 길다면 긴 시간, 짧다면 짧은 그 시간의 전쟁이 끝날때가 다왔어. "








    그리고 리이넨이 옆으로 고꾸라지더니 쓰러졌다.
    키엔이 당황해 리이넨에게 달려가 리이넨을 흔들었다. 하지만, 리이넨은 미동이 없었다.
    그때 키엔의 앞에는 포니테일로 묶은 검푸른색의 머리카락에 검푸른 눈동자. 키엔과 흡사한 외모.
    가히, 키엔이 키엔 자신이라고도 착각할만큼 너무나 똑같았다.

    하지만 옛날의 청기사단복을 본 키엔은, 이자가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했던 선조 이케리우스 아이루스란걸 알아차렸다.
    이케리우스는 키엔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놀란표정의 키엔이 일어서서 이케리우스를 바라보았다.





    " 훌륭한 기사장이 되었구나 "

    " ……이케리우스님? "
    " 키엔. 리이넨의 말을 다 들었지? "

    " …네 "
    " 내가 이제 너에게 진실을 보여주겠어. 내가 보았던 모든 진실을 너가 다시 보게 되는거야. "

    " ……모든 진실을? "
    " 그리고 그 진실을 다시 새로 계승할 여왕에게 전해. 그것이 너의 임무. "

    " 내가 전하면 전쟁은 종지부를 찍게 되는 건가요!? "




    사라지려는 이케리우스를 향해 뛰어가며 소리쳤다. 그러자, 이케리우스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케리우스가 사라진 자리에는 기다란 롱소드가 공중에 떠 있었다. 희귀하게 생긴 검.
    어찌보면 레이니온 검과 비슷한 형식의 검이었다.

    노란색의 손잡이에 가운데에는 붉은보석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검날의 형태는 삐죽삐죽한 형태로 희귀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검을 조심스레 집는 순간 번쩍했다.



    " ……!!! "


































    " ……일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
    " 물론입니다. "



    포니테일로 묶은 검푸른색의 머리카락에 검푸른 눈동자를 가진 청기사단장 이케리우스가 우연히 길을 지나가다가 어떤 사람들을 발견하고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케리우스는 무언가 불긴한 느낌이 들어 벽에 몸을 숨긴체 다섯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 ……저사람들은 경계선에 있는… "

    왜 갑자기 경계선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던 다섯사람이 모여서 쑥덕쑥덕 거리고 있는걸까. 그것도, 빛의궁전 주위에서.
    점점 더 불긴한 생각에 이케리우스는 계속해서 그 다섯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 여왕의 총애를 받은 이엔 리프크네를 납치해,너희 둘은. 그리고 우리 셋은 마계로 가 마왕의 동생 앨리스를 납치하겠다. "
    " 그럼 전쟁이 일어나는걸까요? "
    " 이 평화는 깨지게 될거야 "
    " ……뭐? "



    너무나도 예상밖의 이야기를 들은 이케리우스가 저도 모르게 큰소리를 냈다. 다섯사람은 이케리우스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이케리우스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이케리우스는 그전에 입을 막고 벽뒤로 몸을 숨겼다.
    하지만 다섯사람은 이케리우스가 있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걸어오고 있었다. 기척을 숨기고서.

    인간인 이케리우스는, 인간도 신도아닌 자들의 기척을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이케리우스는 자신의 주변에 햇빛이 갑자기 안비친
    다는 생각에 고개를 들었다. 놀란 이케리우스의 얼굴,그리고 웃고있는 경계선의 다섯사람들.

    순식간에 이케리우스는 자신의 롱소드를 꺼냈다.
    검날이 삐죽삐죽한 희귀한 형태의 노란손잡이에 붉은보석이 박힌 롱소드. 그 검에는 신성한 기운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고작 인간의 평범한 검으로 경계선의 다섯사람을 이길수는 없었다. 청기사단장이라도 이길수 없었다.

    그 다섯사람과 칼부림을 겨루었다.
    겨루는 내내 이케리우스는 계속해서 검에 스쳤다. 점점 숨도가빠져 왔다.
    이 상황에서 이케리우스는 여왕과 이엔의 생각밖에 나질 않았다. 오랜시간이 지나서야 두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그리고 여왕이 뱃속에는 그 두사람의 아기가 커가고 있었다.

    이 경계선의 다섯사람들 뜻대로 둘수 없었다.
    목숨을 다해서라도 이 다섯사람을 죽여야만 했다. 안그러면 모든것이 어둠에 집어삼켜질게 뻔했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추즉하면은 아마도 여왕과 마왕의 소중한 사람들을 납치해 서로가 납치했다고 말해 오해를 불러일으켜 모든걸 되돌릴
    수 없게 만들게 분명했다.

    그렇다면은 정말로 큰 일이다.
    모두가 평화에 젖어있다. 마계처럼 경계하지도 않는 이런 곳이 전쟁이 일어나면 전사하는건 이곳 왕궁밖에 없었다.
    그리고 울지도 모른다. 모두가.




    " 당신들의 뜻데로…하아…하아……절대로 내버려 두지 않겠어!! "
    " 웃기는군. 고작 인간주제에. "
    " ……하아…하아……전쟁은…일어나서는 안돼!! "




    그런 이케리우스가 가소로웠는지 한 남자가 자신의 검을 빼들더니 빠른 스피드로 이케리우스의 얼굴앞에 섰다.
    놀란 이케리우스의 얼굴이 이내 고통스러운 얼굴로 일그러졌다. 이케리우스의 배를 통과한 롱소드가 햇빛에 반짝여 빛나고 있었다.
    햇빛에 반짝여 빛나는 이케리우스의 붉은피가 더욱더 선명하게 붉어보였다.
    이케리우스의 입에서 대량의 피가 쏟아져나왔다.

    남자는 씨익 웃더니, 이케리우스의 턱을 잡았다.
    두 무릎을 꿇고 상체만 일으켜져 있는 이케리우스의 시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런 이케리우스를 바라보며 남자가 말했다.




    " 이제부터 평화는 사라지게 될것이야 "
    " ……안돼…평화는……지속되야해… "
    " 이 평화가 지속되면 뭐가 좋은거지? "
    " 평화가……지속되야해…모두가…고통받지……않는……삶을…살려면……. "
    " 그런 웃기지도 않은 소릴 하지마라. "




    그리고 자신의 롱소드를 돌려서 이케리우스의 배에서 빼내었다. 검붉은피가 촤악 소리를 내며 뿜어져나왔다.
    이케리우스의 동공이 커졌다. 입에선 쉴새없이 검붉은피가 뿜어져나왔다.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다. 두 눈은 점점 감기고 있었다.
    다섯사람은 그런 이케리우스를 비웃더니 이내 사라졌다.

    분명, 이엔과 앨리스에게 가는게 확실하리라.
    이케리우스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차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햇빛이 너무나도 눈부셨다.
    이런 화창하고 맑은날에는 도저히 있을수 없는 불긴한 기운이 다가오고 있었다.



    " ……기뻐했는데… "


    「 이케리우스, 폐하와 내 사이에 아이가 생겼어! 아마도 딸일거라고 폐하가 그러셨어!! 이름은 뭐로 지을까? 」
    「 아들이면 어떻하게? 너무 조바심 내지 말라고. 」
    「 이케리우스, 지금 친구를 질투하는건가? 그렇게 부러우면 녹기사단장 에르나이 라이즈와 엮어줄까? 」
    「 무슨 헛소릴!! 」
    「 얼굴이 빨개졌네? 아니면은 신관이랑? 」
    「 신관은 결혼하지 못해!! 」
    「 킥킥,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진거야!! 」


    " ……이엔…이엔…… "



    이케리우스가 한쪽팔을 겨우 들더니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는 이를 악물고는 배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체
    일어섰다. 그러자 피가 투둑 소리를 내며 더 땅을 붉게 적셨다.


    " ……하아…하아…… "


    여기서 주저앉을수는 없었다. 명색이 청기사단을 이끄는 기사장인데, 여기서 경계선의자들에게 죽음을 당할수는 없었다.
    진실을 알고 있는 한 가능한 빨리 이엔과 폐하에게 이 사실을 전해야 한다. 그럼 폐하가 마왕에게 그 사실을 전하면 전쟁은 막을수있다.
    빨리, 가능한 빨리 이엔에게.


    " ……하아…하아………하아…워프!!! "


    이케리우스가 자신의 피를 묻혀 바닥에 워프존을 그리더니, 소리쳤다. 소리치는 이케리우스의 입에선 다시 붉은피가 뿜어져 나왔다.









    " ……이케리우스? "
    " 이엔!! 당장…당장,폐하에게 가!! "
    " 왜 그래!! 무슨일이 있던거냐!! 누가 널

댓글 6

  • 체리 보이 삼장♡

    2007.07.07 19:27

    악 분위기가 왜이리 암울해여 ;ㅅ;
    막 다들 죽어버리고 ........... 리이넨이랑 이젠씨
    어떡해 ;ㅅ; !!
  •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2007.07.08 14:07

    아아, 이젠 멋지게 죽었구나아아..
    난 너가 자랑스럽다아아, 크흐으윽<-타아앙
    근데.. 무지 길다.. 다 읽다가 눈 빠지는줄 알았어-_-!!!
    이거이거 키엔에게 큰 임무가 생겼는데에에??
    근데 난.. 분위기가 암울 하기보다는.. 흥미진진한데.. ??;;
  • [레벨:24]id: Kyo™

    2007.07.10 09:36

    결국 예언(?)대로...
    진실이... 여기저기 비틀려 있었던 거네ㅡ
    휴우ㅡ 검은 공간으로 떨어진 이들은 어떻게 되려는지...
  • [레벨:7]id: 크리스

    2007.07.10 21:57

    헐, 그럼 그 다섯명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된 거란 말야?
    이런 죽일놈들의 다섯명.
    왜 그딴 짓을 해서 천계, 인계, 마계를 다 이 꼴로 만들어<
  • [레벨:8]id: 가리가리

    2007.07.12 20:28

    -_-......어째 기사들이 제일멋져-_-ㄲㄲㄲㄲㄲㄲㄲㄲ
    맨처음에 이엔이 에클레시아 뺨때릴때저자식 미친 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완전 발광할때 멋있었어 -_-,
    늦게 읽어서 죄송-_-
    그래도 오늘 모의쳐서 컴퓨터몰래중 -_-ㄲㄲ
  • [레벨:5]id: 이엔[EN]

    2007.07.16 22:39

    앨리스가 정말 귀신같이 나와.....ㄱ-........<
    키엔은 뭐.. 레벨업인가요-_-?! <님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4006 세츠군z 449 2007-07-08
4005 체리 보이 삼장♡ 456 2007-07-08
4004 체리 보이 삼장♡ 428 2007-07-07
4003 세츠군z 490 2007-07-07
세츠군z 439 2007-07-07
4001 도둑 703 2007-07-05
4000 세츠군z 501 2007-07-04
3999 체리 보이 삼장♡ 617 2007-07-04
3998 세츠군z 1032 2007-06-30
3997 세츠군z 639 2007-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