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피의 꽃 : 둘째장 (2-3) - 네 곁에 내가 있어주지 못해 제일 미안해
  • 조회 수: 678, 2008-02-06 05:54:35(2007-06-03)









  • 저체온증 (hypothermia)

    36,5℃의 '부족함'
    그저표현못할 '허전함'
    늘공존하는 '쓸쓸함'
    닫혀져만가는 '마음의문'
    늘어만가는 '생각의잣대'
    움츠려드는 '용기'
    그래도보고픈 '욕심'



































    네 곁에 내가 있어주지 못해 제일 미안해





























    내가 눈을 떴을때 에클레시아는 퉁퉁 부은 눈으로 날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에클레시아 뒤로는 벽에 기대어
    서서 자고 있는 리이넨이 보였다. 마지막으로 보인건……레온이 아닌, 적기사단장 이엔 리프크네.
    한 아이가 보이질 않는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분명 검은머리에 잘 어울리는 투명한 붉은눈동자를 가진 아이가 서 있
    어야 하는데.


    그런데, 정작 그 아이가 누군지 모른다.




    " 일어났니, 레이? "
    " ……에클레시아. 왜 울었어? "
    " 그냥 "
    " …… "





    애써 웃어 보이는 에클레시아의 얼굴이 뭔가 슬퍼보인다. 그리고, 나에게 뭔가 숨기는거 같아 보이는 얼굴.
    괜한 쓸데없는 생각일까?



    「 잘 잤어? 」




    ……?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어……. 검은머리에 투명한 붉은눈동자가 잘 어울리는 남자아이가……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내게 아침인사를 했어…. 누구지? 그 아이……그 아이는, 왜 여기에 없는 거지?

    내가 두리번 거리자, 에클레시아가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왜? 걱정할게 뭐가……있는데?




    " 레이, 왜 그래? "
    "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닌데……너, 왜그렇게 날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봐 ? "
    " ………걱정되니까 쳐다보는거잖아. 레이, 너 이상해. "




    내가…이상해?
    내가 보기에는, 이상한건 내가 아니라 ……너같아.




    " 일어나셨습니까, 레이님 "
    " 아…리이넨 "




    웃는다. 리이넨이.
    내가 보고 싶었던 미소는 저 사람의 미소가 아니야.
    내가 보고 싶었던 미소는 ……분명 기억나지 않는 검은머리에 투명한 붉은눈동자가 잘 어울리는 남자아이.

    그래, 분명 내가 보고 싶은 미소는 그 아이의 미소야.
    그래, 분명 내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사람은 그 아이야.





    ……이름이 뭐지?
    왜 기억이 안날까.
    꿈을 꾼 걸까?
    꿈을 꾼게……이리도 생생하나?






    " 꼴찌, 왜 그래? "
    " …… "



    평소의 이엔이다.
    아? 평소의……이엔이라고?
    뭐야. 평소가 아닌적이 있었나? ……나, 뭐에 대해서 안심한거지?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 ……가 "
    " 뭐? "
    " 다 나가……나가라고. 내 말 안들려!? "





    왜 흥분하는 걸까.
    왜 화를내는 걸까.

    저 사람들은 잘못한게 없잖아.




    - 탁.



    문이 닫힌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고요한 방안. 고요한 내 시간.


    ……생각해야 해.
    그 아이가 누군지.
    왜 그 아이가 보이질 않는건지.



    ……기억해보자.
    그 아이가 누군지.
    왜 그 아이가 보이질 않는건지.





    실존했던 아이일거야. 그래, 분명히 실존했던 아이일거야. ……나하고 그 아이는 친했어. 그 아이가 나에게 아침인사
    를 해주었던 생각이 스치듯이 지나갔으니까. 그러니까……친했을 거야.
    아, 저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그 아이가 누군지.


    그럼……물어보면 되는거지?




    그래……물어보면 되잖아.
    근데……왜 망설이고 있는거지?



    진실을 알기가 두려운 거야?
    알고 싶어하잖아.
    그런데 ……왜?



    나가자. 움직여보는거야.










    이 문너머의 세계로 나가서, 진실을 찾아서, 그 아이를 찾아내는 거야.
















    " ……레온을,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
    " 기억하지 못해. 내가 다 지워버렸으니까. 레온에 대한 기억을 전부 다 지워버렸으니까. "
    " 확실한가요? "
    " 확실해. 너라면 몰라도, 여왕후보꼴찌같은 애가 간단히 깰 마법이 아니라구. "




    에클레시아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이엔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말라는 얼굴. 그러나, 왠지 에클레시아는 아
    까 레이가 일어나자마자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누군가를 찾는듯한 행동이 몹시도 걸렸다.

    그리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정상적으로 행동했을텐데.
    왜 나가라고 흥분한걸까. 분명, 레이는 의식적으로 레온을 기억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늘 누군가가 옆에 같이 했는데, 그 누군가가 없으니까 허전함을 느낀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 그래도, 나는…… "
    " 에클레시아양. 저는, 레이님이 충격받은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이엔님을 믿고 싶군요. "
    " 리이넨씨…… "

    " 이 아가씨는 무슨 걱정이 이리도 많은거야? 너는 어제 날 믿고 날 불렀잖아. 믿고서 부른게 아니었나? "



    " ……믿었어요. "

    " 그럼 앞으로도 쭈욱 믿어. "








    " 레오니스 크레벨…… 그게, 내가 찾던 아이지? "

    " ……!! "





    순간적으로 들린 레이의 목소리에, 리이넨과 에클레시아, 그리고 이엔이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갈색머리에, 슬퍼보이면서도 공허해보이는 듯한 황금안.
    레이 샤인즈였다.

    소리도 안나게 문을 열어 조용히 나온 그녀를 아무도 몰랐었다.
    그래서 다들 말을 막했었다.






    " 왜……멋데로 기억을 지워? 기억을 돌려줘 "





    레이가 이엔을 차갑게 직시하며 말했다. 그런 레이를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엔.
    그리고는 이엔 역시, 자신의 푸른 눈동자로 차갑게 레이를 직시했다. 두 사람 사이에 서서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는
    에클레시아와 무표정으로 방관하듯이 서 있는 리이넨.

    그러나, 리이넨은 무표정으로 방관하듯이 서 있었지만 레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클레시아는 리이넨의 옆에서 이엔과 레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 기억을 돌려주기 싫다면? "
    " 난 내 기억 지우라고 말한 적 없어. "
    " 기억을 돌려준다고도 말한 적 없어. "

    " 까불지마, 이엔 리프크네 "
    " 너야말로 까불지마. 여왕후보라서 봐주는걸로 알아. 넌 지금 민폐를 끼치고 있어. 알기나 하냐? "

    " ……뭐? "

    " 넌 지금 침대에 누워있기만 하면 되. 니 변덕에 우리가 말없이 따라줬으면, 너도 잠자코 내말 따라. "




    이엔이 레이의 손목을 낚아채듯이 잡더니, 방문을 거칠게 열었다. 그리고는 레이를 침대로 던지다시피 내려놓았다.
    침대에 얼굴을 파묻은 레이가 다시 고개를 들더니, 이엔을 노려보며 일어났다. 그리고는 이엔을 지나쳐서, 따라 들어온
    리이넨의 멱살을 잡았다.

    리이넨은 무표정으로 자신의 멱살을 잡은 레이를 바라보았다.




    " 돌려줘!! 내 기억 어떻게 한거야!! 내 명령을 따르란 말이야, 리이넨!! "
    " ……그 명령은 못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
    " 왜 니네 멋데로 행동하는거야!! 어째서!! 눈을뜨자마자 그 아이가 안보였어!! 나에게 아침인사를 늘 건네주든한 그
    아이가 없었다구!! 검은머리에, 투명한 붉은눈동자를 가진 그 남자아이가 안보인다구!! "




    레이가 소리를 지르며 리이넨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절대 놓지 않았다.
    레이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이넨이 명령을 듣질 않자, 무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레이는 리이넨의 멱살을 잡은 두 손을 힘없이 떨구었다.

    에클레시아는 다시 넘쳐 흐르려는 눈물을 막기 위해, 뒤돌아섰다.







    " ……레오니스 크레벨……. 그 아이에 대한 기억이……하나도 없어…….
    기억하고 싶은데……누군지 알고 싶은데……알수가 없어. ……허전하다구. "






    결국엔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레이. 그런 레이의 모습은 본적이 없던지라, 리이넨은 한쪽 가슴이 저려오는걸 느
    꼈다. 자신의 주군이, 늘 강한 모습만을 보여만 왔는데 오늘따라 강한 모습을 보이질 않았다.
    오늘따라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여주질 않았다.

    웃질 않는다.
    울고 있다.


    너무나도 슬프게 울고 있었다. 보는 사람이 다 안쓰러워질 정도로. 보는 사람이 같이 울어주고 싶을 정도로.






    " 그게 니 진짜 모습이야. 넌 하나도 강하지 않아. "






    이엔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에클레시아는 문 뒤에서 주저앉아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입을 막은체 울고 있었다. 리이
    넨은 무릎 한쪽을 구부려 앉아 레이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어찌됫든, 자신이 모시기로 한 주군이기에.
    어찌됫든, 지켜주기로 약속 한 아이이기에.

    모든걸 말해줄수 없어도,
    모든걸 알려줄수 없어도,
    그게 다 그 아이를 위함이기에.


    리이넨은 하고 싶은 말을 삼켰다.



    그리고는, 레이의 행동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레이가 뒤돌아 서 있는 이엔의 발을 향해 움직였다. 천천히 기어가다시피 해, 오른손을 뻗어 이엔의 발을 잡았다.
    이엔은 자신의 발에 손의 감촉이 느껴지자 놀라 고개를 뒤로 돌려 바라보았다.

    부들부들 떨면서 우는 레이가, 눈물이 가득 묻은 손으로 이엔의 발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흐느끼고 있었다.
    이엔이 말없이 그런 레이를 바라보자, 레이가 목소리를 떨며 겨우겨우 힘겹게 입을 열기 시작했다.




    " ……돌…려줘……기억……돌려줘………제발…부……탁이야. ……니가…원하는건………모두……다……할게……그러
    니까………알려줘……돌……려줘………. 레…오니스……크레벨……그 아이……기억……돌려줘…….
    지우질……말아줘……가져가지……말아줘………. …………뺏질……말아줘…… "




    그런 레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에클레시아는 더욱더 흐느껴 울었다.
    그리고, 리이넨은 그런 레이를 보며 더 이상 달래주지 않았다. 창문쪽으로 다가가, 창문을 열고 얼음감옥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자신의 주군의 나약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그건 자신의 주군의 강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정말로 아주 강한 모습.


    여왕이 자신보다 낮은 위치의 기사단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부탁하는건, 자존심문제.
    그런 자존심을 버리고, 이엔의 발을 붙잡고 부탁하고 있었다.



    그것이 진정한 강인함이 아님 무엇이리.







    " 무슨 추태야, 여왕이 될 자가. "
    " …… "
    " 당장 눈물닦아. 여왕은 그렇게 눈물 흘려선 안돼. 넌 강하다면서? 그건 역시 거짓말이었던 거야. "


    " ……약해도……좋아. ……너는…감정……이란것도……없는거냐?…….
    ……나중에…아주……나중에라도………너에게……소중…한……사람이……생기면은……넌……나보다………더…추…태를…
    보일지도……모르는…일이야. ………차가운…인형같은……놈아…… "





    그리고, 레이는 고개를 숙였다.
    이엔의 발을 잡은 손을 놓았다.

    마지막으로, 레이는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 그런 일은 절대로 오지 않아. 소중한것따윈 애초부터 없었으니까. "





    그렇게 차갑게 내뱉는 이엔의 모습이, 어딘가가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다.





























    " 뭐하는 거에요, 이엔씨!! "
    " 기억을 지우려는 거야. 왜, 안돼? "
    " 안돼요!! 왜 멋데로 기억을 지우려는 거에요!! 멋데로 레온까지 죽여버리고……뭐든지 다 자기 멋데로야!! "



    에클레시아가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는 레이 앞에 두팔을 벌린체 레이의 기억을 지우려는 이엔을 막고 있었다.
    이엔은 차갑게 웃으며, 에클레시아를 지나쳐 레이의 이마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무어라고 주문을 외우자, 이엔의 손이
    빛나기 시작했다.

    하얗게 빛나는 동그란 구슬이 이마에서 올라왔다. 그리고, 그걸 이엔이 집으려 하자 에클레시아가 참지 못하고 이엔을
    밀어버렸다. 자신을 밀은 에클레시아를 보더니, 이엔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 밀을거면 세게 밀어야지. 그렇게 약해가지고선 뭘 지키겠어? "
    " 함부로 레이를 건들지 말아요, 이엔씨. 왜 지우려는 거죠? "
    " 그럼, 너는 왜 지우지 않으려는 거지? "

    " 레이의 기억을 지울 권리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레이도 기억을 지우는걸 원하지 않을거에요!! "


    " 그럼, 너는 앞으로 여왕이 될 자가 그런 사사로운 추억에 얽매여 슬픈표정으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 ?
    이건 다 미래를 위해서야. 나는 어리석은 감정에 휩쓸려 그런 어리석은 여왕이 되는걸 바라지 않는다. 그게 잘못됬나?
    나는 오히려 그런 나를 막는 니가 잘못됬다고 생각해 "




    - 찰싹
    에클레시아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이엔의 뺨을 때렸다. 고개가 돌아간 이엔의 뺨이 붉어져있었다.
    그런 이엔을 바라보며, 에클레시아가 자신의 손바닥을 감싸며 중얼거리듯이 입을 열었다.




    " 정말로…당신은 너무 이기적이야……. 뭐든지……정말…다……자기멋데로……생각하고……자기멋데로……하려해.
    당신……쿄우씨랑…왜 그렇게……멀어졌는지 알아? ……당신이……이기적이어서그래.
    당신 멋데로 생각하고, 당신 멋데로 행동하니까!! 쿄우씨가 감당하지 못하고 당신곁을 떠난거야!!
    당신과 같은 기사단인걸 후회하면서!! 당신을 만난걸 후회하면서!! 그래서, 신관복을 자주 입는 거라고!! "




    - 찰싹
    이번엔 이엔이 에클레시아의 뺨을 때렸다. 그리고, 이번엔 에클레시아의 고개가 돌아가 있었고 돌아간 뺨이 빨갰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온 리이넨.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는지, 리이넨은 에클레시아의 곁에 서더니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어리석은 짓은 그만둬. "
    " 너도 그 어리석은 여왕후보 편을 드는거야? "
    " 나는 미래를 보는 자. 어차피, 레인님은 다시 기억하게 되어있어. 당신이 다시 돌려줄거라고. "

    " 하하하, 하하하하. 내가 돌려줘? 내가? 웃기지마. 나는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아. "



    " 언제쯤 당신의 그 삐딱한 성격이 돌아올까. 언제쯤……당신이 다시 정신 차릴까. "






    그러고 보니 이엔은, 이런일이 있기전에는 레이에게 장난도 잘 걸었다. 막 말하는 못된 점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
    까지나 장난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와는 너무나도 사뭇다른 표정, 사뭇다른 성격, 사뭇다른 태도였다.

    진실을 보고 있는 자는 리이넨이었고, 미래를 보고 있는 자 역시 리이넨이었다.
    그리고, 엿보는 자 역시 리이넨.





    결국 모든걸 알고 있던 것은 리이넨 에실레스였다.



    이렇게 되리란것도 알고 있는게 리이넨이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의 끝도 리이넨은 알고 있을게 분명했다.










    " 정신차리라고? 이런 종국에 어떻게 제정신으로 버티지?
    종국에는……당신도 변했잖아?
    당신은 이젠과 같이 에클레시아양을 여왕으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어. 하지만, 무엇때
    문 인지는 몰라도 당신은……저 아이를 택했어.

    마족과천족, 그리고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어리석을 발언을 한 여자를 말이야. "






    어쩐지 오늘따라 이엔의 푸른빛나는 머리와 푸른눈동자, 그리고 그 차가움을 더해주는 은테안경이 더욱더 고독하고 외로
    워 보였다. 왜 저렇게 변한건가. 무엇이 저렇게 변하게 한건가.
    그러고보니, 이엔은 선대여왕과의 안목이 있었다. 아무리 천족이라지만, 그렇게 오랜세월동안 나이를 먹지않는 모습이라
    니.

    더군다나, 리이넨이 처음들어왔을때도. 쿄우가 처음 들어왔을때도.


    이엔은 쭉 저상태가 아니었는가.





    이엔 리프크네는 누구인가.
    적기사단장은 누구인가.

    지금 자신 앞에 차갑게 서 있는 저 자는 누구인건가.
























    왠지 모르게 쓸쓸하다고 하면……믿어줄래?
    왠지 모르게 슬프다고 한다면……믿어줄래?

    니가 없어서 이러는거 같다고 한다면…믿어줄거니?




    너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니?

    늘 같이 하겠다고 했으면서, 왜 너는 안보이는 거니?
    왜…내 곁에 없는 거야?





    소녀는 침대에 다시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억나면서도 기억나지않는 검은머리에 투명한 붉은눈동자가 잘 어울리는 남자아이를
    생각하면서 소녀는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그런 소녀를 바라보며, 다른 여왕후보인 에클레시아가
    그런 소녀의 등을 토닥여 줍니다.


    에클레시아는 알고 있겠지요.
    어떠한것으로도 날 위로하지 못한다는걸.



    왠지 무언가가 너무 허전하다는 걸.




    적기사단장 이엔 리프크네라는 사람은,
    그 아이에 대한 저의 모든기억을 지워버린거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음의 문이 닫혀집니다…….
    생각의잣대가 늘어갑니다…….
    말료표현못할 허전함이 생깁니다…….



    그리고 용기가 움츠러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리움만 늘어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 남자아이에 대해서.






















    「 레이… 」



    목소리가 들립니다. 나를 부르는 목소리.
    나는 애타게 부릅니다……. 이 목소리가, 그 남자아이인거……맞는거겠죠?



    「 울지마…왜 그렇게 슬프게 울고 있는거야…?
    나에 대해서 잊었다 해도……그렇게 울면 안돼……. 여왕은…강해야 하니까.

    ……미안해,레이.

    네 곁에 내가 있어주지 못해서 정말로 미안해…… 」








    " 하……하…… "
    " 레이? "


    " 니가 미안한게 뭐가 있는데……니가 나한테……뭐가 그리 미안한건데…… "






    검은머리에 투명한 붉은눈이 어울리는 남자아이도 우나 봅니다.
    흐느끼는 소리는 아니더라도, 눈물이 떨어지는 아름다운 소리가 들립니다.

    아마도……
    그 아이도 나랑 같은 심정이겠지요.
























    " 울지마……울지마,레이…….
    나를 잊은게…차라리 잘 된 걸지도 모르잖아.

    ……레이……보고싶은데, ……보고싶은데, 참아야할거같아…….



    애초에……
    너와나는……만나면 안되었어……… "




















































    ……보고싶어.












































































    「 버리고 오너라 」
    「 싫어! 왜 할머니는 그렇게 차가운거야? 나한텐 잘해주면서, 왜 레온을 싫어해!? 」
    「 마족때문에 니 어미와 아비를 잃었다. 그런 마족을 좋아해야 하는거냐? 」

    「 레온이 죽인것도 아닌데, 할머니는 정말 바보야!! 」




    나는 정말로 너를 데리고 오면 안되었던 걸까?
    나는 정말로 너를 주으면 안되는 거였던 걸까?


    하지만……
    너가 우는 소리가 나에게 너무 슬프게 들렸어.



    마치,
    누군가를 잃어버려서 우는거 같았어.



    그러다가, 너는 날 만났지.
    그리고 나를 보고 웃었어.


    잃어버린 사람을 다시 찾았단 듯이.




    그때의 그 행복했다고 생각한 아름다운 미소를 다시는 볼수 없었지만……






    나는 정말로 너를 데리고 오면 안되었던 걸까?
    나는 정말로 너를 주으면 안되는 거였던 걸까?





    「 마족과 인간은 애초부터 어울리지 못해 」
    「 할머니가 너무 바보인거야. 틀에 박혀 살지말라구. 레온은 참 좋은 아이야 」

    「 분명 너는 후회할게야. 할미말을 안들어서, 네 눈에서 피눈물 흐를 날이 올거야 」



    「 누구 좋으라고 피눈물을 흘려? 」






    분하지만…
    할머니, 당신 말이 맞았어.

    나는……데려오면 안되는거였는데.
    나는……주으면 안되는 거였는데.




    애초에……
    그 울음소리를 들어도, 못들은척, 안들린척 해야 했는데…….


    애초에……
    마중을 나가면 안되었어.








    「 흐아아앙, 흐아앙 」
    「 …너 누군데 그렇게 울어? 」
    「 아…너는……」




    날 보자마자 환하게 미소지었지.
    날 보자마자 다시는 볼수 없을 미소를 지어주었지.

    니 미소를 보는 순간,
    나는 널 데려가기로 마음먹었어.
    나는 널 주워가기로 마음먹었어.



    내가 먼저 발견했으니까,
    내가 너를 마중나갔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널 가져도 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분하지만……
    할머니의 말이 맞은거 같았다.




    내가 너를 다시 버리고 왔더라면은,
    이렇게 슬피 울 날이 없었을 텐데.

    내 안에 있던 용기가 움츠러 드는 날도,
    쓸데없는 생각의잣대가 늘어갈 날도 없었을텐데.




    너가 없었더라면……
    나는 이리 되지 않았을거야.



    너가 없었더라면……
    내가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너는 나한테 사과할 필요가 없었을거야.
    나는 너한테 사과를 들을 이유가 없었을거야.









    「 레이야!! 」
    「 레온!! 」
    「 다녀왔어! 」
    「 어서와,레온!! 보고싶었어!! 」
    「 나도, 레이가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





    다시는 그 어린날의 추억을 회상할수 없어도.
    다시는 그 어린날의 기억을 찾을수가 없어도.


    나는 행복했노라고,
    나는 행복했을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 이엔씨 "
    " 응 "
    " 레이의 기억을 돌려줘요. 저대로 두면은 레이가 미쳐버릴거 같아요. "
    " 거절할거 잘 알잖아 "
    " 하지만 이엔씨는 그렇게 감정이 없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내가 어렸을때부터 당신을 보왔어요. "

    " 나도 널 어렸을때부터 보았어. 보았는데, 너 남을 챙길줄 아는 아이가 아니잖아 "




    새벽, 초승달아래에서 연못을 바라보는 이엔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입을 여는 에클레시아.
    어쩐이 입을 여는 에클레시아의 모습은, 이엔과 똑같이 쓸쓸하고 슬프고 고독해 보였다. 두 사람만의 고독,외로움,슬픔.




    " 사람은 바뀌는 거에요. 레이가 나한테 소중하다고 했으니, 나한테도 레이가 소중한거에요. "
    " 그건……틀리잖아? "
    " 무슨 소리죠? "

    " 대가를 바라는 거야. 누구한테 자기 자신이 소중하지 않으면은 자기자신한테도 소중한 사람은 없는거야. "

    " 무슨 소리를…! "


    " 가령, 이러면 어떨까?
    레이랑 너랑 대치할 날이 왔다고 해봐. 너희 둘은 서로를 향해 검을 들었어.
    이때, 너희는 서로를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때 너희는 살기위해 검을 들었겠지. 여왕이 되기 위해 검을 들었겠지.
    이런거야. 너가 그아이를 소중하다고 생각해도, 그 아이는 너를 소중하다고 생각지 않기에 너를 죽이겠지.
    그리고, 그 아이가 너를 소중하다고 생각해도, 니가 그 아이를 소중하다고 생각지 않기에 그 아이를 너가 죽이겠지.


    대가야. 쉽게 말하면은, 그저 상부상조 하는 거라고. "





    이엔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엔의 진심이 아닌거 같았다.
    가장 잘 알고 있다. 에클레시아는.

    원래부터 성격이 차갑고 남을 좋아라 하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기에, 에클레시아는 주위사람들이 다 싫어했다.
    그저 인형처럼 키워졌다. 감정을 모르는 그런 인형같은 아이. 그래서 슬프고 쓸쓸하고 고독했다.
    그럼에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갑자기 숙제를 물어보러 레온과레이가 나타났다.
    그 뒤로 만남이 잦아졌다.


    종국엔 그녀를 위해 여왕자리를 포기했고,
    종국엔 그녀와 친한 친구가 되었고,
    종국엔 그녀에게서 소중한사람이란 말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좋아라하는 감정이 없던 에클레시아는
    친구를 알게되고
    사랑을 알게되고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 이엔씨도……한때 그랬던 적이 있지요.
    지금처럼 차가웠던 적이. 그때는……선대 여왕이 죽었던 때라고 들은적이 있어요.
    그리고…당신이 왜 선대여왕에 대해서 그렇게도 집착이 심한지, 그렇게도 흥분을 잘하는지 알게 되었구요.
    이엔씨는……그 사람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된거죠? 그 사람이…이엔씨를 버린거라고 생각한거죠?

    이엔씨에겐 그 사람은 스승과 같은 존재. 형과 같은 존재.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는데,
    이엔씨를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 선대여왕이 이엔씨를 떠나버리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버리자……

    이엔씨는 버림받은거라고 생각한 거죠? "






    에클레시아의 말을 말없이 들어주는 이엔. 그런 이엔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슬프다고 동요하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 그러지말아요…. 마음의 문을 닫아서는 안되요.
    당신과 같은 슬픔을 레이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 누구보다 제가 잘 알아요.
    하지만……그건 잘못된 방식이에요. 무슨 고난이든간에 그건 다 겪게 되있어요. 사람마다 슬픈 과거가 있듯이.
    그러니까, 세상을 향해 한발자국 다가가요. 세상을 알기위해 한발자국 다가가요.

    겁난다면……
    뭣하면, 제가 곁에서 도와드릴게요.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수 있도록.
    제가 아니더라도, 리이넨씨나 쿄우씨…그리고 레이나 레온이 도와줄거에요.



    나는…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은 정말로 행복할거라 생각해요.



    공존하는 세상이 와야,
    마왕과여왕이 서로를 사랑했어도 헤어지는 일이 없잖아요.



    가령, 레이와레온같은 경우라든지.
    레이는 레온 하나 때문에 공존하는 세상을 만든다고 했었어요. 필사적이었죠.


    하지만 목표를 잃은 레이가, 정말로 잘 할지 의문이에요.





    나는 당신이 기억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고…진심으로 생각해요. "







    에클레시아가 고개를 숙여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그런 에클레시아를 보더니, 이엔이 빙그레 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
    다. 어느 누가 자신의 마음을 이토록 헤아려 주었는가. 너무나도 정곡을 찌르는 말.

    그리고, 어찌보면 자신을 구제해주는 말.


    기다리고 기다렸던 말을 에클레시아가 해준거나 다름없었다.







    " 당신같은 여왕도 존재했으면 좋으련만.


    돌려드리도록 하지요.
    하지만……당신이 돌려줘도 된다고 생각할때 돌려주면 좋겠군요.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하얗게 빛나는 투명한 구슬을 에클레시아의 손에 얹어주며 말했다.
    그런 이엔을 보며, 에클레시아가 얼굴을 붉히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해와 이해가 만나면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듯이, 무언가 하나가 나오기 마련.

    그것 또한 대가라면 대가.
    대가가 아니라면 無대가.




    에클레시아는 이엔을 보며, 다시한번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런 에클레시아를 바라보는 이엔의 표정은 부드러웠다.


    그리고, 무언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두사람은.
    그래, 적어도 에클레시아랑 이엔은 서로랑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었다.
    아침해가 떠도 할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듯이, 할 이야기는 산더미같았다.




    - 푸욱




    그래, 아침해가 떠도 다 못말한 이야기가 산더미 같았다.







    " ……이엔씨!! "






    뒤로 쓰러지면서 이엔은 웃고 있었다.








    " 안돼!!! "







    뒤로 쓰러지는 이엔의 손을 잡으며, 품에 안은 에클레시아.
    도대체 누가 이엔을 공격한걸까.
    적은 아직도 주위에 있다.



    당황하지 마, 에클레시아.
    성령제를 외워. 성령나무가 없어도 한번 해보는 거야.
    성스러운 결계를 쳐야해.


    이엔씨의 체온이 너무 빨리 내려가고 있어.
    안돼, 절대 이사람을 죽게해서는 안돼.
    이엔씨를 절대 죽게 해서는 안돼!!






    " 무슨일이야? "
    " ……레이 "
    " 그 사람……옷이 원래 붉었었나? "
    " 레이……레이…… "

    " 걱정하지마. 내가 있잖아. "






    ……레이가 아닌거 같아.
    아까까지만 해도 울다 지쳐 잠이 들었는데, 어떻게 저런 미소를 지을수 있는거지?
    당당한 태도를 가지고,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어.

    어떻게 저렇게 빨리 회복한거야!?



    ……구슬이 없어.
    언제 레이한테 간거지!?






    " 생각해서라면, 이엔을 죽게 만들고 싶어. "
    " ……!! "
    " 그게 나의 진심이자 바램. 허나, 너가 우는 모습은 다시 보고 싶지 않아 "
    " 레이…… "
    " 나의 기억을 되찾아 준건 너니까. "
    " …… "


    " 하지만, 기억을 되찾자마자 눈에 보인게 너라니……유감이야. 레오니스 크레벨. "






    레오니스…크레벨?




    - 타악



    그래……
    창틀에 발을 올려놓은, 검은머리에 투명한 붉은눈이 어울리는 남자는…
    레오니스 크레벨, 너밖에 없었지.






    어째서……이엔씨를 다치게 한거야?








    " 날 막지 않아줬으면 해, 여왕님 "
    " 전에와는 또 다른 성격. 자아를 갖고 있는거니, 레온? "
    " 레이, 날 막지마. "

    " 네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했어. 레온. "
    " 나도 미안해. 네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정말…미안해 "







    " 너는 현재형. 그리고, 나는 과거형.
    그때 너를 줍지 말았어야 했었어. 그때 너를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었어.

    ……마중나가지 말았어야 했었어 "












    ----------------------------------------------------------------------------






    찌밤
    태그존나시러여
    20분한거
    키잘못눌러서날라갔거든여
    소설은메모장에적어서안날라갔지만<
    그래서다시20분했어여
    찌밤찌밤.....




    내일부터시험기간이에여
    그래서소설올리기힘들거같아여
    어쩌다한번 한두편정도는올릴거에여
    노력해서.

    그러니재촉하지말구염.
    시험은 7월 4,5,6일날에봐여.


    좀참으세혀.
    요번시험끝나면
    땡이다!!


    .........아고등학교원서.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럼다음에봐여!!

댓글 7

  •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2007.06.03 23:59

    넌 기말고사 대비이지만
    난 모의고사 대비이구나.. 왠지 슬프다 -_-
    중딩이 그립구나아아.. 크흐으윽
    근데 왠지 에클레시아 은근히 설교 잘한다.. <-설교로들린다
    천족주제에 마족에게 저렇게 어이없게 당해도 되??? -_-
    한방에 푸우우우욱......................<<<
  • 체리 보이 삼장♡

    2007.06.04 16:46

    벌써원서쓰니 ........
    무튼 이번에도 기대 /ㅅ/ 나 에클레시아 팬될것 같아 <-
    언니너무멋져여 꺅 <-
  • [레벨:5]id: 이엔[EN]

    2007.06.04 18:34

    헐, 나 여기서도 죽어 -_-?!
    ........설마 ㄱ-..............<
    근데 뒤로 쓰러지면서 웃는다는게 좀 미친거 같음. <쳐맞기
    아니 내 캐릭 왜저래 OTL
    아무튼 잘 읽었음. 근데 레온 어서 살아나서 돌아온거냐 -_-+
  • [레벨:7]id: 크리스

    2007.06.04 21:21

    어머, 이엔 너 천족이라매.
    근데 마족한테 한방에 당해도돼?
    이거야 원 천족이 강한건지 마족이 강한건지.
    아, 마왕의 조각이라서 강한건가?<
    근데 난 뭐냐.
    기억 뺏겼다가 다시 돌아오자마자 레온이 이엔녀석을 푹 찌르고<
  • [레벨:3]id: oO天留魂Oo

    2007.06.04 23:48

    어잌후......이엔씨 찔린건가요?!
    에클레시아.....멋져요+ㅁ+(번쩍)!!!
    리이넨은 뭐든지 알고있군요(씨익)......
  • [레벨:8]id: 가리가리

    2007.06.06 13:47

    처키, 난 고1이 부러워-_-........
    아 진짜 기말-_- 다 때려치우고 싶지만 대학을 생각..ㄱ-
    근데 이제 뺨까지 때리냐 ㄱ-.........................
    존나 세게 나가는데 에클레시아 완전 청순가련해여-_-ㄲㄲㄲ
  • [레벨:24]id: Kyo™

    2007.06.11 23:18

    워매, 이게 왠 난리;
    레온이 결국 나타났네ㅡ
    히야... 에클레시아, 왠지 즐거워 보이는 듯한...? (물론 고생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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