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장지구(天長地久) 二十四 암호를 푸는것보다 어려운.
  • 도둑
    조회 수: 457, 2008-02-06 05:53:42(2007-03-10)












  • 세상엔 여러가지 비밀이 있다.
    하지만, 비밀은 알려지면 안되는것, 혼자 가지고 있는 비밀이면, 영원히 말하지 않게 되는것.
    이 가지고 있는 비밀이면, 둘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은 알아서 안되는게 비밀이다.
    그래서, 세상은 가지각색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비밀의 문자로 봉인시킨다.
    그것은 '암호'라고하는 지켜야하는 비밀을 은밀히 밝혀주는 그런 것이다.





















    "아주 닭털을 날린다, 날려."


    천월이 투덜거렸다. 그렇다고해서 천월의 주변에 정말로 털을 날리진 않는다.
    닭털은 커냥, 나뭇잎도 날리지 않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먼지가 공중에 퍼져있을 뿐이다.
    이런 외딴 숲에서 닭털을 날린다니? 의심을 해야하는 말이었다.
    게다가 만약 닭털을 날리려면, 그 곳에 닭이 있어야하나, 두명의 아익인 빼고는 날개를 가진것은 없다.
    그렇다고, 천화와 연원이 아익인의 날개를 활짝펴서 '푸드득'하고 나는것도 아니었다.
    날개는 그들의 등에서 보이지도 않았다. 또한, 깃털도 날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천월은 왜 '닭털'이 날린다고 하는것일까?


    "부러우면 부럽다고 하게."


    천월이 못마땅했는지 옆에서 살짝 핀잔을 주는 신휘였다.
    언제나 냉철하고 이성적인것을 중시하는 신휘이다.
    천월은 그런 사내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해할 리가 없다. 왜냐하면, 자신의 경험으로는 신휘는 완전 숙맥이었다.
    여러 사람들에게 들은바에 의하면, 여자와는 말 그대로 '담'을 쌓은 사람이었다.
    어릴때부터 청룡이 되기위해서 준비해왔기에 자신을 돌보는 시비나 유모와 같은 사람들 외엔 여자란걸 만난적이없다.
    물론, 그 후엔, 유하도 만났고, 여러 여성들도 만났다.
    신휘의 말에 천월이 눈을 가늘게 뜨며 신휘를 째려보며 말했다.


    "흥, 그럼 넌 안부럽냐? 자고로 남자라면 부러울걸?"


    천월이 반장난으로 물어보았다. 하지만, 신휘는 잠시 말이 없어졌다.
    신휘의 반응에 천월은 뭔가 일이 생겼다고 확신했다.
    조심스레 신휘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신휘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었다.
    볼이 붉으스러운 빛을 띠었고, 살짝 땀도 흘렸다.
    천월은 신휘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확신을 가졌다.
    드디어 놀림감이 생긴건가! 동료가 연애문제로 고민하던 말던, 놀려먹을게 생겨서 기쁜 천월이었다.
    확신이 생긴 천월은 재빨리 질문공격을 시작했다.


    "아아 ─ 나의 친구이자 일생의 동료인 신휘여, 언제나 푸른빛을 뿜으며 고상한척 지적인척 다하며 여자에게 눈꼽만큼도 관심없다는 듯이 말했던 나의 친구의 신휘여, 그대의 얼어버린 눈밭을 어느 여인의 숨결로 녹여버린것인가? 아아, 고상한척 지적인척하며 잘났던 우리 신휘가 드디어 사랑에 빠졌구나!"


    "그렇게 큰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된다네!"


    과장과 과장이 포장되어있는 천월의 말에 신휘가 소리쳤다.
    신휘는 뭐씹은표정이 되었다. 하필 알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가 알아버린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그는 아직 구체적인 상대가 누군지는 모른다고 생각하는 신휘였다.
    하지만, 1분도 지나지 않는 시간안에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걸 깨달았다.


    "연원이네 군사가 조금 이쁘긴 이쁘지."


    "푸우우 ─ ㅅ 콜록,콜록."


    모를거라고 생각하고 살짝 여유를 가지며 마시던 물을 모두 뿜어냈다.
    여행중에는 식수와 식량등은 필수품이다.
    그런데 그런 물을 모두 뿜어내자, 천월이 살짝 핀잔을 주었다.


    "쯧쯧, 아까운물 다 버리면 어떡하나? 게다가 입으로 뿌리다니, 더럽군."


    천월의 말을 못들은건지, 아니 들어도 무시해버리는건지,
    신휘는 천월의 어깨를 살포시 잡으며 말했다.


    "…언제부터 알았지?"


    신휘의 말에 천월은 살짝 헛기침을 하고는,


    "천화가 한참을 고민하고 있자, 장사꾼이 넌시레 말을 꺼낸다.
    '에이, 아가씨. 정 고르기 어려우면, 옆에 낭군님한테 골라달라 그래!'
    천화는 기겁을 하며,
    '예에에?! 저,저분은 저의 낭군님이 아니예요!"
    장사꾼은 키득키득거리며 웃더니,
    '그래~? 아쉽네, 그래. 잘 어울리는데.'
    장사꾼이 계속 놀리자, 신휘가 한마디 했다.
    '맞소, 내가 낭군이오. 안목이 높군 그래…'"


    마치 어디선가 글을 통째로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한듯한 천월의 말에는 어딘가 틀린부분이있다.
    신휘가 그것을 놓칠리가 없다.


    "이봐! 맨마지막은 자네가 지었잖은가!"


    하지만 천월은 그의 말을 살짝 무시하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아, 사랑에 영혼을 홀라당 태워버린 나의 친구 신휘여어어!"


    마치 연설하듯 목소리를 높이는 천월을 보며, 신휘의 얼굴은 무척이나 붉어졌다.
    그리고 말없이 그의 얼굴에 소리는 아무것도 없는 진공의 상태처럼 고요했으며,
    빠르기는 빛이 대지를 가르고 가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그런 속도로,
    그의 얼굴에 신휘의 팔꿈치가 꽂혔다.


    '퍼어어억'


    과정이 비록 조용하고 고요하더라도, 결과는 무척이나 시끄러웠다.
    그리고 행하는 사람이 조용하더라도, 당하는 사람은 시끄러웠다.


    "아야야야야! 신휘 이게 무슨짓이냐아아!"


    천월의 외침에 신휘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알면서 뭘 묻느냐? 그런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런 신휘의 표정이 이쁘게 보이지는 않았는지, 천월이 또 뭐라 하려는 순간이었다.


    '휘이이익─'


    뭔가가 대기와 마찰을 일으키며 날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천월이 이상한 낌새를 느껴, 뒤를 보는 순간,


    '퍼어어억'


    깔끔하게 날아오는 현화의 발에 천월은 그대로 맞아버렸다.
    맥없이 당한 천월은 신휘가 가한 그곳에 한번 더 맞아서 아픈지 울상이었다.
    하지만, 현화에게 그런 그의 기분따위는 알빠가 아니었다.
    단지, 조용조용 떠드는 그녀들의 수다에 방해를 끼치는 천월의 목소리가 거슬릴 뿐.
    위대한 상제의 딸이자, 천녀인 자신의 일을 방해하는 사람은 어떤 이라도 용서가 될리가 없다.
    무심한 천녀인 현화는 천월에게 단단히 경고를 주고 떠났다.


    "한번 더 시끄럽게 굴면, 알아서 해라! 앙!"


    마치 흡사 뒷골목에 있는 건달들과 비슷한 말투로 그에게 경고를 주고 다시 여아들의 곁으로 갔다.
    천월은 아픈 얼굴을 부여잡고 비명도 지르지 못하며 목구멍으로 넘어오는 비명을 삼켰다.
    그런 그를 보고, 신휘는 고소하다는 식으로 미소를 지었다.
    물론 멀리 있던 류월과 진하도 그를 이야기 주제로 삼아 농담을 주고받곤 하였다.
    결국, 신휘를 놀리려다, 되려 호되게 당한 천월이었다.































    "어, 그래서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천월에게 상큼하게 발을 날린 현화가 와서 물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유하가 격렬한 그녀의 움직임 때문에 잊어버린 그녀를 위해 빙긋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아, 호감가는 남자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유하의 친절한 말에, 현화가 기억이 난듯, 손뼉을 쳤다.
    그리고는 순번을 정해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물론, 다른 이들은 싫어하였지만, 어쩌겠는가? 천녀가 하라면 해야지.
    당연히 연원과 철썩 붙어서 떨어질질 모르는 현아는 빠져있었다.
    연원과 붙어다니기 바쁜 그녀는 이렇게 오붓한 이야기를 들을 시간도 없었다.
    그 모습이 눈꼴 시려운건 어쩔수 없는 현상이었다.
    천월의 말을 빌리자면, '닭털을 날리다 못해 가죽마저 날리는'그런 현상이었다.


    "좋아! 그럼, 우리 천화가 이야기 해보자!"


    갑작스러운 현화의 지적에 천화는 화들짝 놀라며 되물었다.


    "저, 저요?"


    천화의 말에 현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거부는 없단다. 침묵도 없단다."


    현화의 말에는 차마 글로 형용 할 수 없는 그런 무언의 압박이 천화를 공격했다.
    말하기 싫은 천화는 억지로라도 말하게 되었다.
    싫더라도 차마 형용 할 수 없는 그런 무언의 압박, 아니 살기가 천화를 덮쳐오는데 말하지 않을수가 있나.
    하지만, 말하기엔 너무 부끄러웠다. 게다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그 분.


    "제,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잠시 뜸을 들이는 천화를 보며 현화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유하 역시 매우 재미있다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언제나 암호만 있는 서적만 뒤적거리며, 마치 재미있는 수수께끼를 푸는 마냥 암호를 풀던 그녀가,
    그런 그녀가 사모하는 사람이라? 흥미를 안가질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심 마음 한 구석에서는 긴장을 했다. 혹시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하고 겹치면?
    그렇다면 좋으나, 싫으나, 둘은 연적이 되는것이다.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유하의 바람대로 천화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사람을 좋아했다.
    물론, 그녀의 대답은 굉장히 의외였다.



    "에…, 그러니깐, 시…신휘님이요."


    '화아악'


    말을 마친 천화의 얼굴은 강렬한 태양보다 더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만약 저곳에 물을 올려놓으면 2초도 되지 않아 금방 끓을것 같았다.
    그리고 그 옆에서 들었던 여아들의 반응은 더욱 타올랐다.


    "어머어머! 왠일이야! 정말이야? 그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인간이 좋아?!"


    연신 '꺄악'거리며 현화와 유하는 매우 좋아했었다.
    그리고 그 반응을 본 천화는 더욱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여간 쑥쓰러운게 아니다. 현화는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유하에게 말했다.


    "흠, 그럼. 우리가 밀어줘야겠지?"


    뭘 밀어준단 말인가? 낭떨어지에서 밀어주겠다는 뜻인가?
    물론, 아니다. 둘의 사이를 연인으로 발전시키는데 지원해주겠다는 뜻이다.
    현화의 말에 유하는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거절할만한 그런 제안이 아니다. 만약 현화가 말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말했으리.
    천화는 자신의 앞에서 굳게 다짐하는 두여아를 보며 어떻해야할지 몰랐다.
    혹여라도 자신이 신휘와 연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다시 정신차리며 그 생각을 부정하는 천화였다.


    "호호호, 우리에게 맡겨만 달라고!"


    현화는 그렇게 말하고, 유하와 약간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천화와 살짝 멀어지는 둘이었다.
    왠지 일이 커져버리게 만든 둘을 보며 천화는 그냥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았다.


    "에휴, 비밀을 말하면 이렇게 커져버리구나. 그래서 암호들이 나오는거겠지."


    천화는 낮게 중얼거리고 한숨을 쉬었다.
    왠지 이번에도 엄청난 대형 사건이 일행을 덥칠것 같은 느낌이었다.








    ---------------------------------------------------------------------------



    아하하-_-
    오랜만이네요! 솔직히 바쁘고 슬럼프였습니다.
    이제 좀 괜찮아진것 같아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댓글 6

  • [레벨:24]id: Kyo™

    2007.03.10 18:00

    아이쿠야~
    새로운 한쌍의 조심이 보이네요~ (생긋)
    어떤 식으로 밀어 줄지 궁금한데요~
  • 이루[痍淚]군

    2007.03.10 18:1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또큰일이벌어지면어떡하나
    신휘랑천화가서로좋아하는데
    서로부끄러워서아무말을못하네!!
    천월이가말하는부분진짜웃긴다풉
  •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2007.03.10 18:36

    우와아, 이제 신휘랑 천화인거야아아?!! ㄲㄲ
    재미있겟다. 그나저나 연원이랑 현아랑 잘되었구나아아!!!<
    천월진짜 웃겼어. !!!!
  • 이엔

    2007.03.10 19:17

    아아, 솔로들이 불쌍해서 어쩌냐구-_-!
    이번엔 또 신휘하고 천화구나.
    게다가 둘이 서로를 좋아한다는건 꽤나 ,
    뭐랄카, 굉장한 우연인걸-_-!?!!! < <<
  • 2007.03.11 12:39

    신휘랑 천월이랑 디게 웃겨 ㅠㅠㅠㅠㅠ
    신휘랑 천화랑 둘다 부끄러운거야 ? 깔깔 <
    재밌었습니다아 -
  • 체리 보이 삼장♡

    2007.03.11 15:39

    진짜 낭떠러지 아래로 밀어버릴까보다 <-
    무튼 현아랑 연월이랑 완전 ( 중얼 )
    신휘씨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가면 좀 좋아 안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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