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장지구(天長地久) 十七 찢어지는 희망
  • 도둑
    조회 수: 492, 2008-02-06 05:52:51(2007-02-17)




























  • 泠泠沆瀣淸入骨(차갑고 큰 이슬기운 맑게 뼈 속에 드니)
    一洗百慮塵勞緣(이 세상 온갖 금심과 티끌 인연 씻어버린다. )

    해월루간월(海月樓看月) - 석천인(釋天因)
































    "류월님! 저거봐요! 이뻐요!"


    홍랑이 산에 핀 꽃들을 보며 말했다.
    류월은 그런 홍랑을 보며 빙긋 웃었다. 사랑스럽다.
    진하가 온몸을 바쳐서 지킬만하다. 그는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류월은 그녀를 보면 볼수록, 심장이 뛸수록, 진하를 보면 마음이 아팠다.
    왜 그럴까, 하지만, 이 마음의 정체는 그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그냥 그 마음을 묻는다.


    "어이구, 저 꼬맹이들. 외로이 짝이 없는 이 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구나."


    뒤에서 그 둘의 모습을 보고 투덜거렸다.
    그런 그를 보며 일행이 비웃었다. '바보에게 무슨 짝이 필요해?'라며.
    물론, 그 말을 들은 천월이 노발대발하며 화를 내긴 했지만.
    어쨌든, 류월과 홍랑은 다정하게 산길을 걸었다.
    얼마전만해도 습격이 잦았던 그들도 찾아오지 않았다.
    정말 평화로웠다. 언제까지나 이어졌으면하고 소원했다.


    "어, 류월님. 저게 뭐예요?"


    홍랑은 이상한 나무가지를 보고 말했다. 물론, 류월도 모른다.
    류월은 모른다고 말하자, 류월과 홍랑이 가까이 다가가 나무거지를 꺾었다.
    그리고 뒤에서 갑자기 유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이 바보들! 그걸 꺾으면 어떻해! 제길!"


    그와 동시에 진식이 발동 되었다. 안개가 천천히 그들을 뒤덮었다.
    안개가 자욱히 올라오며 그들은 서로 모습을 볼수가 없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각자 멈추었다. 움직이면 무슨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유이는 조심히 발걸음을 옮겨서 진식을 해제시켰다.
    안개가 걷히며,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홍랑과 류월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류월님과 홍랑님이 보이지 않아요."


    천화의 말에, 진하는 그곳을 박차고 나가, 어디론가 향했다.



















    홍랑과 류월은 숲속에 계속 깊숙히 들어갔다.
    류월은 홍랑이 그를 데리고 숲속에 들아가는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모른척 계속 들어갔다. 깊숙히, 깊숙히.
    한참 깊숙히 들어오자, 류월이 걸음을 멈추었다.


    "이제, 그만 정체를 밝히세요. 홍랑."


    류월의 말에 홍랑은 슬픈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류월이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제 연기 안해도 되요. 나, 알고 있어요."


    홍랑의 얼굴에 거짓말처럼 웃음이 사라졌다.
    차가운 눈빛, 날카로운 살기. 아까의 홍랑과 대조되었다.
    류월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거, 진하만 불쌍하게 되었는걸."


    류월의 말에 홍랑이 차가운 말투로 물어보았다.


    "언제부터 알았는가."


    그녀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녀의 살기에 견디지 못하고 수풀이 말라갔다.
    수많은 나무들의 나뭇잎이 바싹 마르며 떨어졌다.
    주변의 잔디들은 검은빛을 내며, 바싹 말라갔다. 모든게 죽어가고 있었다.
    엄청난 살기. 류월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 백호를 무시마라. 내가 가장 어려서 만만해 보였나보지? 그리고 날 꼬드기면 진하가 널 못 공격할줄 알았지?"


    류월의 말에 홍랑이 움찔거렸다. 제대로 맞추었다.
    홍랑의 반응에 류월은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둘의 분위기는 한시간전과 매우 달랐다. 사랑스러운 연인같던 두사람이 원수와 같은 모습으로 마주보고 있다.
    홍랑은 손을 뻗었다. 차가운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차가운 냉기의 결정이 박힌 검이 나왔다.
    검을 손에 쥐자, 류월도 자신의 검을 소환했다.
    자신의 머리칼과 같은 반짝이는 은색의 검. 검이 소환되자, 공명을 한다.

    '우우웅─'

    홍랑이 검을 쥐고 류월에게 달려들었다.

    '채앵─'

    광속끼리 부딪힌 날카로운 소음이 숲을 뒤덮었다.
    류월과 홍랑이 뒤로 물러나서 다시 검을 휘둘렀다.
    홍랑이 날카롭고 냉기가 스믈스믈 뿜어져나오는 검은 어느새 류월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류월은 공기를 응축시켜 홍랑을 향해 날렸다.
    날카로운 바람은 홍랑의 뺨을 베었다. 소량의 피가 뺨을 타고 내려왔다.
    그리고 날카로운 바람을 피하느라, 보법이 어긋났다.
    류월은 보법이 어긋난 틈을 타 홍랑에게 검을 휘둘렀다.
    공격해오는 류월을 보며 홍랑은 몸을 최대한 틀어 검을 막았다.
    하지만,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류월의 공격을 다 막아내긴 역부족이었다.
    류월의 공격에 내상을 입었는지, 홍랑은 피를 한줌 토해냈다.


    "쿨럭, 제법이군. 나름대로 검에 자신있었는데."


    홍랑의 말에 류월이 조소를 날리며 말했다.


    "전투력이 가장 강한 백호를 상대로 무력으로 덤비겠다?"


    그 말을 들은 홍랑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기에, 나는 그 분이 주신 그것을 흡수했다."


    홍랑은 응축시켰던 어둠의 힘을 발산하였다.
    견딜수없을 만큼 강력한 마기였다. 그녀의 곁에 있었던 이유만으로 모든 금수가 죽었다.
    모든 금수는 홍랑의 강력한 마기에 소리없이 죽어갔다. 참혹할정도로.
    류월은 검을 휘둘로 다가오는 마기의 기운을 쳐냈다.
    검풍(劍風)이 일어나며 마기의 사악한 기운들이 모두 날아갔다.
    마기를 개방시킨 홍랑은 이미 그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한마리의 요괴와 같은 그런 모습을 지녔다.


    "이걸로 너와 비슷한 힘, 아니 나보다 더 엄청난 힘을 가졌겠지."


    그녀의 목소리가 쩍쩍 갈라졌다. 강력한 마기에 몸이 견디질 못할것 같았다.
    그녀는 최악의 발악인듯이 류월을 향해 검을 날렸다.
    피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막아내기에도 엄청난 검이었다.
    류월은 이제 틀렸다는 생각을 갖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순간이었다.


    '푸욱─'


    검이 살을 파고드는 소리가 들렸다.
    류월은 자신이 이제 죽었다고 생각했다. 검이 자신의 몸을 관통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홍랑의 억장이 무너지는듯한 목소리를 듣고 아니란걸 깨달았다.


    "오,오라버니…."


    류월은 그 말을 듣고 눈을 번쩍 떴다.
    눈앞에 진하가 홍랑의 검을 맞아가며 자신을 지키려는게 보였다.
    피비린내가 자욱했다. 홍랑은 제정신을 차렸는지, 그런 그를 보고 억장이 무너지는듯한 그런 표정을 지었다.
    류월 역시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진하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으십니까, 류월님."


    그리고 진하는 풀썩 쓰러졌다. 류월은 진하를 바라보았다.
    진하의 몸에서 피가 줄줄 새어나왔다. 류월은 가슴이 아팠다.
    울고 싶었다. 저 여자를 당장 죽여버리고 싶었다.


    "내,내가 오라버니를 죽였어? 하하, 내가? 내가!"


    홍랑은 정신을 놓은 사람처럼 웃으며 눈물을 흘렸다.
    류월은 진하의 몸에 박힌 검을 뽑았다. 그리고 진하를 지혈하려고 애썼다.
    홍랑은 류월의 옷깃을 잡았다. 류월이 째려보았다.
    구걸하듯이 홍랑이 말했다.


    "류월님, 아니 백호님. 제발 저를 죽여주세요. 오빠를 살려야돼요. 제발 죽여주세요."


    류월은 그런 홍랑을 차갑게 바라보고, 홍랑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홍랑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제몸에서 은구슬과 검은구슬이 나올것입니다. 은구슬을 부디 오빠에게 먹여주십시오."


    류월은 고개를 끄덕이고, 홍랑의 머리에 얹은 손에 기를 모으고 말했다.



    "백호의 이름으로 봉인하노라."



    손에서 하얀빛이 나오며, 홍랑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검은 구슬과 은구슬이 발견되었다.
    류월은 은구슬을 집어들어 진하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러자 진하의 창백한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
    그 뒤에 신휘가 와서 진하의 상처를 치료하였다.





    하지만, 그는 눈을 뜨지 않았다.






















    "왜 일어나지 않는거지?"


    현화가 약간 풀이 죽은듯이 말했다. 그러자, 신휘가 대답했다.


    "아마, 정신적 충격도 컸겠지요. 그나저나, 류월이 밥도 안먹고 진하를 간호하니…."


    신휘의 말에 천월이 대답했다.


    "내비둬.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꾼자가 누워있는데 밥이 넘어가겠냐. 나중에 진하 일어나면 실컷 멕여주자."


    그 말을 들은 신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이틀째 진하가 일어나지 않았다.
    류월도 이틀째 밥도 않먹고 진하 곁에서 간호를 해주었다.
    둘만의 자리를 방해하고 싶지않아서 멀리 떨어져주었다.
    가끔 류월이 필요한것들만 가져다 주고 말았다.
    아마 진하가 일어나서 제일먼저 보고싶어하는 사람은 류월일것 같아서이기도 하였다.
























    "진하. 미안해. 잘해주지도 못했는데. 나땜에 목숨을 바치지 말라니깐. 바보 진하."


    류월의 눈엔 또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듯했다.
    진하는 류월에게 있어서 거의 가족과 같았다. 혼자일때 같이 있어준 유일한 사람.
    거짓없이 순수하게 자신을 사랑해준 사람. 옆에 있어준 사람.
    진하가 죽으면 자신은 어떻해야할지 모른다. 두렵다.
    진하가 떠나는게 두려웠다. 만약 자신이 여동생을 죽였다고하면 뭐라할까?
    자신을 떠날까? 하지만, 진하가 살수있다면 그정도 고통은 감수할수 있다.
    진하의 옆에서 류월은 자신의 옛일을 회상해본다.







    ---------------------------------------------------------------------------


    자, 다음편에서 류월의 과거가 나오고, 홍랑편 진짜로 마무리가 됩니다<
    아이고 연참하려니 완전 죽을것 같군요 ㅠㅠ

댓글 9

  • 이루[痍淚]군

    2007.02.17 21:03

    홍랑이 검은구슬과 은구슬 말할때.....여우가생각났어.
    아우..................어떻게해
    진하도그렇고홍랑도그렇고
    무관심한바보천월!!!
  • 2007.02.17 23:07

    마지막에는 착했어 , 여튼 <<
    것보다 진하어떻해 (....)
    아 , 재밌었습니다아 -!
  • Profile

    [레벨:7]id: 라퀼

    2007.02.18 12:38

    검은구슬은 나쁜건가아아- <
    진하씨 어찌해요,,, 계속 안됐잖아-
    소중한 사람 둘이 싸우는게 얼마나 슬픈건데..<
  • 체리 보이 삼장♡

    2007.02.18 14:51

    에비 ... 진하씨 불쌍해 ;ㅅ;
    설마 저대로 영영 안일어나는건 아니지 ;ㅅ; ?
    에비 ... 진하씨 .. ;ㅅ;
  • [레벨:24]id: Kyo™

    2007.02.18 15:31

    진짜는 진짜였나본데...
    이 것 참... 서로에게 깊은 상처만 남겨버렸군요...
    저대로 안 일어나면 그 것도 문제인데 말입니다아 ;ㅁ;
  • [레벨:5]id: EN

    2007.02.18 16:07

    어떡해, 불쌍하잖아, 으억< 이봐
    홍랑도 결국에는 불쌍해지는구나;
    그나저나 검은구슬을 먹이면 어떻게 됬으려나 <이봐
    음, 수고했어!
  •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2007.02.19 14:20

    불쌍해... 완전 불상해애애애!!
    홍랑 왜. 왜저랬던 거야?!!
    그그 망할놈의 '그분'은 누구야/!!!<<
  • [레벨:9]id: 손고쿠

    2007.02.19 15:46

    충격이 컸을꺼예요
    진하,,불쌍하군요..
    빨리 일어나길 바라겠습니다..
  • [레벨:2]天花검은천사

    2007.02.20 11:32

    헉 !! 죽은거에요 ?!(<<<)
    어떻게, 진하상 ㅠ
    불쌍하다 ㅠ
    홍랑상도 불쌍하다 ㅠ
    잘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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