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피린[aspirin]- 4











  • " 으음........ "

    일어나자마자 습관이 되어 버린 듯 익숙히 약병을 집어들어
    아스피린 한 알을 입안에 털어놓자 씁쓰름한-유쾌하다고는 결코 할 수 없는-약의 맛이 혀를 얼얼히 감돈다.
    이제는 아스피린을 먹는 게 아침에 세수처럼 의레 하는 습관처럼 굳어져 버린 것 같았다.
    그 증거로, 역겨울 정도로 쓰디 쓴 아스피린을 물 없이도 식도로 내려보낼 수 있을 정도니-

    처음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지끈거리던 머리는 아스피린 덕분인지 이제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가벼운 편두통만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미 그 정도의 두통은 익숙해져 버린 듯, 의외로 참을만 하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다.

    교복을 대충 차려입고는-약병을 마이 주머니에 넣는 건 잊지 않은 채-아침밥은 대충
    우유 한 잔으로 때우려는 생각에 부엌으로 가니, 거의 쓰지 않는 식탁 위에 낮설은 물체 하나가 놓여있었다.

    " 3분...카레....? "

    그제서야 어제 일이 생각이 났다.
    집에 들어와선, 전자렌지에 돌려 먹는 것도 귀찮고 해서, 그냥 자 버렸었지.
    그리고, 어제 옆집에 이사왔다던 오공녀석도 같이 떠올렸다.

    - ♪

    그 때였다.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아침부터 요란스럽게 울려대는 벨소리에 눈가를 찌푸리며 현관으로 걸어갔다.
    만약 시덥잖은 일이라면 한 방 먹여줄 생각으로 주먹을 쥐곤-진심이다-문을 벌컥 열어제켰다.

    " 강류!!!좋은 아침! "
    " ................ "

    문을 열자마자, 순간 귓가에 듣기좋은 울림처럼 웃음섞인 밝은 목소리에
    그만 멍해져 버렸다. 확- 끼쳐드는 아침 특유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 오공녀석의 밝은 목소리가 다시 고막을 울렸다.

    " 잘 잤어??!! "

    " ................뭐냐- "
    " 아침인사!! "
    " 그건 나도 알아....... "

    왠지 맥이 빠지는 느낌에 쥐고 있던 주먹을 스르륵 풀었다.
    아침부터 오공녀석은 기운이 넘치는 지 만면에 웃음을 띄고 있었다.
    저혈압이라선지 아침엔 언제나 기분이 더러운 나로선
    조금은 부러운 듯한 기분도 드는 듯. 흘깃 내려다본 녀석은 낮익은 우리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다.

    " 관세음이 말한 '전학오는 재밌는 녀석'이 너였나.. "
    " 에?? 뭐라 그런거야. 강류우? "
    " 신경쓰지 마, 그리고 내 이름 멋대로 늘려서 부르지 마. "
    " 피이, 강류나 강류~우나 그게 그거지. "
    " 본인은 전혀 아니야. 그나저나 아침부터 무슨 볼일이야? "
    " 학교 가자구! 나..아직 이쪽 지리를 잘 몰라서. 어제 보니깐 강류도 같은 학교길래... "

    점점 인상이 써지는 내 얼굴에 잔뜩 움츠린 녀석은 이내 고개를 푹- 숙인다.
    뭐냐. 그 모션은.
    마치 내가 무슨 짓이라도 한 것 같잖냐. 풀 죽은 오공녀석의 모습이 강아지를 연상시켰기에
    약간 기분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하는 수 없이 현관 구석에 쳐박혀 있는 책가방을 들어올려 어깨 한 부분에 걸쳤다.

    " 학교......안 가고 거기 그렇게 있을거면 나 먼저 갈거야. "
    " ....헤..헤헷/// 응!! "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하자 녀석은 신이 난 듯 강아지마냥 졸졸 쫓아온다.
    우스운 마음에 오공녀석의 갈색머리에 손을 깊숙히 넣어보자 녀석은 잠시 흠칫했지만 이내 쓰다듬기 쉽게 고개를 조금 내린다.

    살랑거리며 손가락 사이에 감겨들어오는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감촉이 그닥 싫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녀석에게 무언가를 빠뜨렸다는 생각을 해내었다.

    " .....잘 잤냐? "
    " 에, 무슨??/ "
    " 아까, 네 아침인사.
    .........난 답을 해주지 않았잖아. "
    " ......................../// "

    대답에 의아스럽단 뜻을 담고 있던 오공녀석의 얼굴은 이내
    어린아이 마냥 밝은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런 녀석의 모습에 왠지 모를 당혹스러움을 느끼며 난
    녀석이 있는 반대쪽으로 고개를 홱-하고 돌려 버렸다. 저 밑에서까지 얼굴이 화끈-거려오는 처음 느껴보는 '쪽팔림'이란 감정에서였을까.



    ----------------------


    " 우와아- 새로 전학갈 학교, 생각보다 대단하구나!! 나, 몰랐어!! "
    " ............이상한 녀석. "
    " 그렇게 부자들이 많이 다닌다는 거야??! 우와아아- 더 대단하네?
    난 그렇게 대단한 집 아들이 아닌걸- "
    " 그렇게 쫑알거리지 마.. "

    학교로 가는 등교길.

    학교 내부 사정을 모를 녀석에게 대충 학교 안 사정을 가르쳐 줬더니 아까부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뭐, 아까부터 옆에서 쫑알거리는 탓에 오랜만에 혹사당한 내 귀로선 반가울 일일 테지만.

    오공녀석에게 들은 녀석의 얘기는 대충 이렇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부터 이사오는 바람에 이리로 전학오게 되었다고, 거참. 우리학교로 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닐텐데. 이상한 일이군.
    오피스텔에서는 사촌 형이란 작자와 같이 살 거란다. 오늘 온다고 그랬었나.
    녀석의 사촌형이라면.......상상이 가질 않는다. 이런 괴물-엄청난 식성, 엄청난 성량 등등-의 사촌형이라면 어떤 인간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오공녀석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을 때, 낮익은 목소리가 날 불러세웠다.

    " 강류! "
    " 홍해아...... "

    어디서 나타나는 지 불쑥- 나타난 홍해아는 평소처럼 실실 웃던 때와는 달리
    내 옆에 꽤나 친근하게 서 있는 오공을 보고는 눈가를 심하게 찌푸린다.

    그런 녀석 덕분에 움찔-하며 날 물끄러미 쳐다보는 오공.
    이상한 일이다. 평소의 홍해아였다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에 대한 좋은 인상만을 심어주려 노력할 텐데.
    처음부터 저렇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다니. 오공 어디가 맘에 안 드는 걸까. 까다로운 인간의 대명사인 나도 같이 다닐 정돈데.

    말없이 무서울 정도의 눈빛으로 오공을 뚫어져라 노려보는 홍해아에게 위험성을 감지한 난
    한숨을 내쉬며 뻗뻗하게 굳어있는 오공의 팔을 잡았다. 마이 안으로 예상밖의 가느다란 팔목에 최대한 힘을 주지 않으려 애쓰며
    내 쪽으로 끌어당기자 홍해아 녀석의 노골적인 적대감에 힘이 빠진 듯 너무나 쉽게 따라나온다.

    그리고, 그와 함께 홍해아 녀석의 눈빛은 이제 싸움판에서만 볼 수 있던, 약간의 잔혹성마저 섞인 듯한 눈빛으로 오공을 째려본다.
    저 정도라면 분명 폭발도 80%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면 홍해아 녀석이 오공에게 주먹질을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눈앞을 가리는 앞 머리칼을 귀찮게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

    " 뭐냐, 홍해아. 너답지 않게 왜 그래? "
    " ..........니 옆에...그 녀석, 뭐냐. "
    " 네가 그렇게까지 적대감을 드러낼 만한 녀석이 아냐....도대체 왜 그러는데?? "
    " ..누구냐고 물었어. 네 뒤에 저 갈색머리 꼬마말야. "

    낮은, 가성의 목소리를 으르렁거리듯 한자한자 천천히 내뱉는 녀석의 얼굴엔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어두움이 깔려있다.
    의미없는 말싸움에 짜증이 나기 시작하자 아스피린 빨로 버텨왔던 두통은 마치 댐이 터져나가듯 한꺼번에 지끈지끈-거려오기 시작한다.

    아아, 싫다. 정말 싫다. 이런 거치작스러운 것은.
    밀려오는 두통에 양 미간을 손으로 꾹꾹 누르며 조금 강하게- 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 홍해아. "
    " ............. "
    " 어제 옆집으로 이사온 녀석이야. 학교도 같아서 같이 오는 게 잘못됐나? "
    " 네가, 옆집을 신경쓸 만큼 자상한 녀석인줄은 미처 몰랐군 그래. "
    " 그런 식으로 비꼬지마, 홍해아. 오늘 네가 이상한 건 알고 있냐? "
    " ............시끄러워, 지금 당장...지금 그 자식 잡고 있는 손 놔. 보기 싫어. "
    " 멋대로 명령하지 마, 왜 도대체 내가 너한테 이런 시시껄렁한 걸 보고해야 되는지 모르겠군.
    짜증나니깐 그만 해.....어제부터, 머리아프다고 나, 너한테 분명히 말했으니깐. "
    " ..................... "

    홍해아 녀석이 말이 없는 틈에 난 오공의 손목을 잡고 있는 손에 조금-힘을 주어
    그닥 멀지 않은 학교 쪽으로 걸어나갔다.

    손목을 잡힌 채 질질질 끌려오다시피 하는 오공녀석의 당황한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서,
    ......그리고 가라앉은 홍해아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지만 지끈거려오는 두통은 더 이상 아무것도 신경 쓸 수 없게 만들
    었다.











    =======================================















    " 으음........ "

    일어나자마자 습관이 되어 버린 듯 익숙히 약병을 집어들어
    아스피린 한 알을 입안에 털어놓자 씁쓰름한-유쾌하다고는 결코 할 수 없는-약의 맛이 혀를 얼얼히 감돈다.
    이제는 아스피린을 먹는 게 아침에 세수처럼 의레 하는 습관처럼 굳어져 버린 것 같았다.
    그 증거로, 역겨울 정도로 쓰디 쓴 아스피린을 물 없이도 식도로 내려보낼 수 있을 정도니-

    처음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지끈거리던 머리는 아스피린 덕분인지 이제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가벼운 편두통만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미 그 정도의 두통은 익숙해져 버린 듯, 의외로 참을만 하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다.

    교복을 대충 차려입고는-약병을 마이 주머니에 넣는 건 잊지 않은 채-아침밥은 대충
    우유 한 잔으로 때우려는 생각에 부엌으로 가니, 거의 쓰지 않는 식탁 위에 낮설은 물체 하나가 놓여있었다.

    " 3분...카레....? "

    그제서야 어제 일이 생각이 났다.
    집에 들어와선, 전자렌지에 돌려 먹는 것도 귀찮고 해서, 그냥 자 버렸었지.
    그리고, 어제 옆집에 이사왔다던 오공녀석도 같이 떠올렸다.

    - ♪

    그 때였다.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아침부터 요란스럽게 울려대는 벨소리에 눈가를 찌푸리며 현관으로 걸어갔다.
    만약 시덥잖은 일이라면 한 방 먹여줄 생각으로 주먹을 쥐곤-진심이다-문을 벌컥 열어제켰다.

    " 강류!!!좋은 아침! "
    " ................ "

    문을 열자마자, 순간 귓가에 듣기좋은 울림처럼 웃음섞인 밝은 목소리에
    그만 멍해져 버렸다. 확- 끼쳐드는 아침 특유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 오공녀석의 밝은 목소리가 다시 고막을 울렸다.

    " 잘 잤어??!! "

    " ................뭐냐- "
    " 아침인사!! "
    " 그건 나도 알아....... "

    왠지 맥이 빠지는 느낌에 쥐고 있던 주먹을 스르륵 풀었다.
    아침부터 오공녀석은 기운이 넘치는 지 만면에 웃음을 띄고 있었다.
    저혈압이라선지 아침엔 언제나 기분이 더러운 나로선
    조금은 부러운 듯한 기분도 드는 듯. 흘깃 내려다본 녀석은 낮익은 우리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다.

    " 관세음이 말한 '전학오는 재밌는 녀석'이 너였나.. "
    " 에?? 뭐라 그런거야. 강류우? "
    " 신경쓰지 마, 그리고 내 이름 멋대로 늘려서 부르지 마. "
    " 피이, 강류나 강류~우나 그게 그거지. "
    " 본인은 전혀 아니야. 그나저나 아침부터 무슨 볼일이야? "
    " 학교 가자구! 나..아직 이쪽 지리를 잘 몰라서. 어제 보니깐 강류도 같은 학교길래... "

    점점 인상이 써지는 내 얼굴에 잔뜩 움츠린 녀석은 이내 고개를 푹- 숙인다.
    뭐냐. 그 모션은.
    마치 내가 무슨 짓이라도 한 것 같잖냐. 풀 죽은 오공녀석의 모습이 강아지를 연상시켰기에
    약간 기분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하는 수 없이 현관 구석에 쳐박혀 있는 책가방을 들어올려 어깨 한 부분에 걸쳤다.

    " 학교......안 가고 거기 그렇게 있을거면 나 먼저 갈거야. "
    " ....헤..헤헷/// 응!! "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하자 녀석은 신이 난 듯 강아지마냥 졸졸 쫓아온다.
    우스운 마음에 오공녀석의 갈색머리에 손을 깊숙히 넣어보자 녀석은 잠시 흠칫했지만 이내 쓰다듬기 쉽게 고개를 조금 내린다.

    살랑거리며 손가락 사이에 감겨들어오는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감촉이 그닥 싫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녀석에게 무언가를 빠뜨렸다는 생각을 해내었다.

    " .....잘 잤냐? "
    " 에, 무슨??/ "
    " 아까, 네 아침인사.
    .........난 답을 해주지 않았잖아. "
    " ......................../// "

    대답에 의아스럽단 뜻을 담고 있던 오공녀석의 얼굴은 이내
    어린아이 마냥 밝은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런 녀석의 모습에 왠지 모를 당혹스러움을 느끼며 난
    녀석이 있는 반대쪽으로 고개를 홱-하고 돌려 버렸다. 저 밑에서까지 얼굴이 화끈-거려오는 처음 느껴보는 '쪽팔림'이란 감정에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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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와아- 새로 전학갈 학교, 생각보다 대단하구나!! 나, 몰랐어!! "
    " ............이상한 녀석. "
    " 그렇게 부자들이 많이 다닌다는 거야??! 우와아아- 더 대단하네?
    난 그렇게 대단한 집 아들이 아닌걸- "
    " 그렇게 쫑알거리지 마.. "

    학교로 가는 등교길.

    학교 내부 사정을 모를 녀석에게 대충 학교 안 사정을 가르쳐 줬더니 아까부터 입을 다물지 못한다.
    뭐, 아까부터 옆에서 쫑알거리는 탓에 오랜만에 혹사당한 내 귀로선 반가울 일일 테지만.

    오공녀석에게 들은 녀석의 얘기는 대충 이렇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부터 이사오는 바람에 이리로 전학오게 되었다고, 거참. 우리학교로 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닐텐데. 이상한 일이군.
    오피스텔에서는 사촌 형이란 작자와 같이 살 거란다. 오늘 온다고 그랬었나.
    녀석의 사촌형이라면.......상상이 가질 않는다. 이런 괴물-엄청난 식성, 엄청난 성량 등등-의 사촌형이라면 어떤 인간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오공녀석과 나란히 걸어가고 있을 때, 낮익은 목소리가 날 불러세웠다.

    " 강류! "
    " 홍해아...... "

    어디서 나타나는 지 불쑥- 나타난 홍해아는 평소처럼 실실 웃던 때와는 달리
    내 옆에 꽤나 친근하게 서 있는 오공을 보고는 눈가를 심하게 찌푸린다.

    그런 녀석 덕분에 움찔-하며 날 물끄러미 쳐다보는 오공.
    이상한 일이다. 평소의 홍해아였다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에 대한 좋은 인상만을 심어주려 노력할 텐데.
    처음부터 저렇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다니. 오공 어디가 맘에 안 드는 걸까. 까다로운 인간의 대명사인 나도 같이 다닐 정돈데.

    말없이 무서울 정도의 눈빛으로 오공을 뚫어져라 노려보는 홍해아에게 위험성을 감지한 난
    한숨을 내쉬며 뻗뻗하게 굳어있는 오공의 팔을 잡았다. 마이 안으로 예상밖의 가느다란 팔목에 최대한 힘을 주지 않으려 애쓰며
    내 쪽으로 끌어당기자 홍해아 녀석의 노골적인 적대감에 힘이 빠진 듯 너무나 쉽게 따라나온다.

    그리고, 그와 함께 홍해아 녀석의 눈빛은 이제 싸움판에서만 볼 수 있던, 약간의 잔혹성마저 섞인 듯한 눈빛으로 오공을 째려본다.
    저 정도라면 분명 폭발도 80%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면 홍해아 녀석이 오공에게 주먹질을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눈앞을 가리는 앞 머리칼을 귀찮게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

    " 뭐냐, 홍해아. 너답지 않게 왜 그래? "
    " ..........니 옆에...그 녀석, 뭐냐. "
    " 네가 그렇게까지 적대감을 드러낼 만한 녀석이 아냐....도대체 왜 그러는데?? "
    " ..누구냐고 물었어. 네 뒤에 저 갈색머리 꼬마말야. "

    낮은, 가성의 목소리를 으르렁거리듯 한자한자 천천히 내뱉는 녀석의 얼굴엔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어두움이 깔려있다.
    의미없는 말싸움에 짜증이 나기 시작하자 아스피린 빨로 버텨왔던 두통은 마치 댐이 터져나가듯 한꺼번에 지끈지끈-거려오기 시작한다.

    아아, 싫다. 정말 싫다. 이런 거치작스러운 것은.
    밀려오는 두통에 양 미간을 손으로 꾹꾹 누르며 조금 강하게- 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 홍해아. "
    " ............. "
    " 어제 옆집으로 이사온 녀석이야. 학교도 같아서 같이 오는 게 잘못됐나? "
    " 네가, 옆집을 신경쓸 만큼 자상한 녀석인줄은 미처 몰랐군 그래. "
    " 그런 식으로 비꼬지마, 홍해아. 오늘 네가 이상한 건 알고 있냐? "
    " ............시끄러워, 지금 당장...지금 그 자식 잡고 있는 손 놔. 보기 싫어. "
    " 멋대로 명령하지 마, 왜 도대체 내가 너한테 이런 시시껄렁한 걸 보고해야 되는지 모르겠군.
    짜증나니깐 그만 해.....어제부터, 머리아프다고 나, 너한테 분명히 말했으니깐. "
    " ..................... "

    홍해아 녀석이 말이 없는 틈에 난 오공의 손목을 잡고 있는 손에 조금-힘을 주어
    그닥 멀지 않은 학교 쪽으로 걸어나갔다.

    손목을 잡힌 채 질질질 끌려오다시피 하는 오공녀석의 당황한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서,
    ......그리고 가라앉은 홍해아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왔지만 지끈거려오는 두통은 더 이상 아무것도 신경 쓸 수 없게 만들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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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피린은 현재-_-14편까지 나와 있습니다; 어디서 보셨다는 분들. 아마 계시지 않을까.
    생각같아서는 몽땅- 올려 버리곤 싶지만, 에에.....그럼 밑천이 떨어져요, 게다가 시험기간.[웃음]

    코멘트랑 감상 주신분들- 고마워요-ㅈ-/
    =ㅂ=♥-클리프가 사랑을 듬뿍 담아 코멘트 날려드립니다!!![퍽!!!]


댓글 6

  • [레벨:24]id: KYO™

    2003.04.30 17:38

    약 복용은 오래하면 안 좋아 강류...
    다음편 보러 쌔앵-!
  • [레벨:9]id: 손고쿠

    2003.04.30 17:47

    빨리 다음편 봐야겠네요*^^*
  • 하늘빛구슬

    2003.04.30 21:26

    근데....왠지 한편이 2편으로 복사된것 같아요...
  • [레벨:1]귀봉이

    2003.05.01 22:15

    다음편 또 보러가요오~~~~
  • [레벨:6]mylove삼장

    2003.08.31 13:35

    2편이 한편으로..?
  • [레벨:3]愛〃Ruzi

    2004.01.13 12:18

    오.....오옷 재미있어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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