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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지막까지 누군가의 노리개가 될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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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온 건물이 울리며 누군가에겐 주체할 수 없는 파도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백룡과 삼장이 건일을 따라 사라진 후 남겨진 이들은 뭔가 석연치 않은 감정에 마른 침만을 삼키고 있었다.
"팔계, 오정... 나 무서워... 자꾸 옛날 기억이 나려고 해."
"진정해요, 오공... 별 일 없을 거예요."
"팔계..."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마음은 오공과 같은 팔계였다.
평소엔 잔소리만 해댔던 오정의 담배가 생각났다.
하지만 오정은 담배도 잊은 듯 불안스러운 눈치...
항상 곁에 있던 백룡도 없는 지금 자꾸 마지막 백룡의 표정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우웅, 오빠야..."
"아, 이린..."
백서의 품에 안겨있던 이란이 눈을 떳다.
아직 어린 아이인 이란은 상황판단이 잘 되지 않는지 주위를 둘러보다 물었다.
"왜 다들 이러고 있어? 그나저나, 야! 니네는 왜 셋이야? 파계삼장은 어디가고? 죽었어, 만나면 가만 안 놔둘테다!!! 어? 오빠 누굴 안고
있는 거야? 오빠 엄마 아냐???"
"..."
"이린님..."
백서가 부르는 소리에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린 이린은 입을 다물고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웬지 여지껏 보아오던 식구들이, 삼장네들이 아닌 것 같았다.
흡사 사형선고를 받으러 간 동료의 결과를 기다리는 듯한 분위기였다.
잠시 후 삼장과 백룡을 이끌고 갔던 건일이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무슨 속셈인거지?"
홍해아가 불쾌한 듯한 모습으로 물었지만 건일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대답했다.
"제가 약속했던 일들을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한참 전의 일이지만 말이지요."
"약속했던 일? 한참 전의?"
"이봐! 만에 하나 삼장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가만히 안 놔둘 줄 알아!"
" 과연 당신이 그럴 수 있을까? 자기 자신을 챙기기도 벅찰지도 모르는데?"
"그게 무슨 소립니까?"
"직접 들어가 보시죠. 소중한 건 놓치면 안 되는 법이니까. 아, 지금쯤이면 모든 수수께끼가 다 풀렸겠군요."
그 때였다.
오정의 눈에 오공이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며 주저앉는 것이 보였다.
"허억!!!!"
"오공! 왜 그래?"
"허헉!!!"
"왜 그래요, 어디 안 좋아요?"
"모...모르겠어. 가슴이...가슴이..."
오공이 이상하다.
하긴 아까부터...
잠깐... 오공에게 이상이 있다는 것은 삼장에게 문제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 둘은 한 몸이라해도 이상할 게 없었으니까...
팔계도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서로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니건일에게 물었다.
"이봐, 삼장을 데리고 간 곳이 어디지???"
"삼장이 있는 곳이 어딥니까?"
" 아, 삼장이라면 지하에..."
"지하라면 옥면공주님이 계시던 곳이예요."
"그래, 아버지께서 잠들어 계시는..."
투다다다다다닥.
세사람의 발걸음이 지하 우마왕이 잠든 곳으로 향했다.
나머지 일행도 재빨리 뒤를 따르고 홀로 남은 건일만이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니박사의 역할도 끝이군요. 살짝 아쉬운 걸?"
탕~
멀리서 낯익은 총소리가 들렸다.
일행들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달리고 있었다.
탕~
재차 들리는 총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지하층 입구에 도착했다.
스르르르...
자동문이 열리며 그들의 눈에 비춰지는 것은...
"삼자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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