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악몽24(최유기 팬픽)
  • "오공, 저 왔어요. 오늘은 좀 어때요???"
    "..."


    팔계는 병실문을 열며 아침햇살 같이 활기찬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나 그랬듯 대답이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요 근래에 있어 오공에게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예전에는 누가 병실에 들어와도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고 있던 그였지만 이젠 제법 사람들과 눈도 맞추고 닫았던 말문도 조금씩 열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에 한번 꼴로 일어나던 발작도 훨씬 줄어 간호사들도 신기해 할 정도였다.
    그 이면에는 팔계와 오정의 뼈를 깍는 듯한 노력이 있긴 했지만 얌전해진 오공 덕분에 간호사들은 오공에 대한 적개심을 풀고 보다 자상하게 돌볼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라면 변화였다.
    개중에는 간호실에 들어온 음식을 몰래 가져다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늘은 저혼자 왔어요. 오정이 어제 늦게 들어와서 못 일어나길래 아침만 차려놓고 왔답니다."

    팔계가 오공의 속옷을 정리하며 이 말 저 말을 꺼내며 오공의 관심을 끈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반응해주길 바랐던 것이리라...


    "예전에는 오정이 늦는다고 하면 언제나 그러그러한 이유였지만 요즘의 오정은 예전의 오정이 아니랍니다. 그렇지만 그 예전보다는 요즘이 더 오정의 귀가에 신경이 쓰이게 되는 건 사실이네요. 아무래도 험한 일을 하고 있다보니 강철 같아보이던 오정도 요즘은 많이 피곤한 기색을 보이곤 해서 어디 아프지나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


    오공의 눈이 팔계에게 향한다.
    시선을 느낀 팔계가 오공과 눈을 맞추며 물었다.


    "어디 불편해요? 뭐 먹을 거라도 줄까요?"
    "..."

    언제나처럼 대답이 없다.
    그렇지만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하다.
    이것저것을 물어서 원하는 대답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팔계는 그것이 오공을 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오공의 양어깨를 잡으며 눈을 맞추었다.


    "오공..."
    "..."
    "얘기하지 않으면 몰라요. 오공이 얘기하고 싶은 걸 제대로 표현해봐요. 잘 알아들을 수 있게..."
    "..."
    "오공..."
    "..."
    "...얘기하지 않으면 갈 거예요. 그래도 되겠어요???"
    "..가지마..."


    고개를 푹 숙인 오공이 입을 열었다.
    간신히 귀를 기울여야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
    팔계는 그런 오공이 너무 애처로워 살포시 오공의 손을 잡는다.
    오공의 손이 떨리고 있다.


    "...나 버리고 가지마..."
    "안 가요. 여기 있잖아요... 얘기해봐요."

    천천히 고개를 들며 오공이 입을 연다.


    "...나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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