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 악몽16 - 기억7(최유기 팬픽)
  • 여기서부터는 오정의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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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

    재차 들리는 총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지하층 입구에 도착했다.

    스르르르...

    자동문이 열리며 그들의 눈에 비춰지는 것은...


    "삼자앙--------------------------"


    오공의 절규가 지하실 안을 메아리 치며 하릴없이 사라져갔다.


    "이...이건..."


    후들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붙들고 눈을 감았다 다시 떠본다.

    꿈이라고 믿고 싶었다.

    이건 악몽이라고...


    "오...오정...꿈이죠? 그런거죠?"

    "팔계..."

    "우...우리가...우리가 너무 급히 내려오다가 서로 부딪혀서 아직 안 깨어난 거죠?"

    "..."

    "그런거죠? 그렇다고 해줘요!!!"


    어느새 달려간 오공이 삼장이 아닌 것을 붙들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

    너무 놀라 눈물도 나오지 않나보다.

    늘어지려는 팔계를 부축해 오공의 곁으로 다가갔다.

    털썩--

    팔계가 무릎을 꿇고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한다.


    "하하...오공, 이건 삼장이 아닐거예요. 삼장일리가 없잖아요..."

    "팔계..."


    구석에 쳐박힌 백룡을 들고 왔다.

    이것도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백룡이 아니다.

    내가 아는 백룡은 오공과 투닥거리며 늦잠자는 날 깨우고 팔계의 무릎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을 좋아했다.

    "삼장은 거짓말쟁이...돌아온다고 했었잖아...삼장이 그랬잖아..."

    "흣!!!!"


    넋이 나간 것처럼 삼장이 아닌 것만을 바라보던 팔계가 흠칫 놀라며 백룡을 받아든다.

    "이게...현실인가요???"


    아니,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건 나다.

    왜 너희는 아닌 것들만 붙들고 그렇게 넋을 빼는데?

    이게 현실일리가 없잖아...

    삽질하지 말라구!!!


    "어이, 오랜만이야. 천봉원수, 권렴대장. 그리고 꼬맹이..."


    누구???


    "관세음보살... 네 녀석이..."

    "삼장의 일은 안 됐어. 누군가에게 놀아날 바에야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어버릴 녀석이라는 건 그런에도 알았지만 한번만 고개를 끄떡하

    면 되는데..."

    "닥쳐!!!"


    오공이 소리치며 삼장이 아닌 것을 내려놓고 천천히 일어섰다.

    삼장이 아닌 것에게서 흘러나온 피가 오공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굳은 결의에 찬 모습이다.


    "용서 못 해! 절대로 용서 못 해! 팔계, 오정. 나 말리지마. 나 오늘..."

    "더이상 얘기하지 마세요, 오공. 오공은 혼자가 아니니까요."

    "이...이봐...너희들..."


    백룡을 삼장의 가슴에 엊어놓고 천천히 일어선 팔계가 다가왔다.


    "오정, 언제나 오정을 귀찮게 하는군요. 뒤를 부탁합니다."

    "그만둬! 둘 다 죽을 셈이야???"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혈도가 막힌 것이 틀림없다.

    이 상황에서도 네 두뇌는 무섭게 돌아가는군.

    돌아선 팔계의 목소리가 차갑다 못해 시리다.


    " 그리고 그쪽에 계신 분들은 이게 나가주셨으면 합니다."

    "하...하지만..."

    "어서요! 이제 당신들과는 상관없는 일 아닙니까???"


    고함치는 팔계의 모습에 독각시가 입을 열었다.


    "홍, 팔백서, 이린..."

    "그래, 이만 나가지."

    "하...하지만..."

    "건투를 빈다,너희들..."


    독각시의 눈이 잠시 나를 향하더니 묵묵히 일행들을 데리고 나갔다.


    "흥, 가소롭군. 전혀 변하지 않았어. 이 문제아들..."

    "관세음보살...어쩌시려고..."

    "얼마든지 상대해주지. 귀찮은 것들은 치워버리면 되는 거야!!!


    기다리지 않고 팔계가 제어장치를 벗었다.

    아에 질세라 오공도 제어장치를 벗어들었다.

    섬광이 앞을 가리며 모든 것이 망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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