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악몽 14 - 기억5(최유기 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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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전부터 말했지? 모든 것은 이미 시작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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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것도 모른 채 금선의 손을 잡아당기는 오공을 보며 금선은 마음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옴을 느꼈다.

    그 사이, 이랑신과 관세음보살은 또다시 모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금선동자가 알아버렸으니 이제 어떻해야 할 까요??? 일이 시끄러워질텐데..."

    "아냐, 그 녀석은 마음 속에 넣어두고 끙끙 앓기만 할 뿐 아무 짓도 못할 거다. 금선은 그런 녀석이야."

    "정말 괜찮을까요?"

    "전엔 이런 일이 있었지. 군에서 상층부에 불만이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나니까 얘기한다고..."

    "그랬군요..."

    "그래, 그나저나 손쉽게 가는 방법은 틀렸으니 좀 더 머리를 쓰는 수 밖에 없겠군. 당사자가 안 되면 주변인물을 이용하는 수밖에..."

    "그들...말입니까???"

    "그래, 어쩌면 더 쉽게 갈 수도 있겠어. 이탑천을 이용하자구..."


    이랑신은 그제야 관세음보살의 의도를 파악한 듯 환히 웃으며 말했다.


    "과연 보살님이십니다."

    "잘 아는 사실을 재확인시키지 말라구."


    관세음보살의 요지는 이러했다.

    현재 위험인물로 부각되고 있는 권렴과 천봉을 이탑천의 덫에 걸리게 하여 금선을 조이자는 것.

    그리고 그것은 생각보다 쉽사리 진행되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오공은 나탁과 친구가 되었고 천봉과 권렴은 점점 천계의 위험인물로 부각되어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곪을대로 곪은 상처가 터지자 세사람은 천계의 반역자가 되고 오윤을 납치했다는 가중죄로 체포되어 인간계로의 전

    생명령이 떨어졌다. 아무 것도 모르는 오공은 세사람들에게서 격리되어 어디론가 끌려갔고 금선은 관세음보살의 회유에도 나머지 둘

    을 따라 전생을 택했다.(전생하는 순간까지도 금선은 관세음보살의 추측처럼 그의 역모를 발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천봉은 오능으로, 권렴은 오정으로, 금선은 삼장으로 다시 태어나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다.

    그들을 마음 속 깊이 이해하고 있던 오윤 또한 전생의 길을 택해 그들의 곁에서 백룡으로 함께 하게 되었다.

    그 후로 관세음보살과 이랑신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우마왕을 소생시키려 마음먹었고 당시엔 오곡삼장이었던 니건일과 계약을 맺었

    다. 하지만 건일 또한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 신이면서도 그들은 도박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곤 했다.

    그들은 그 와중에도 염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생각을 실헙해 보기도 하는 등 실로 많은 작업들을 행하였다.

    결국 도원향의 원흉은 관세음보살과 이랑신, 두 존재에 의한 것이었던 것이다.

    경문도 삼장을, 아니 금선의 힘을 깨우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봐, 넌 알고 있었던 거냐?"

    "큐우..."


    기운없이 고개를 숙이는 백룡을 보며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는 생각과 동시에 분노가 솟구치는 삼장이었다.

    이를 악물고 가까스로 분노를 참는 삼장을 보며 관세음보살이 말을 이었다.


    "아마 넌 마이너스 파동에 대해서도 묻고 싶겠지."

    "..."

    "옥면공주? 그는 이름대로 얼굴마담 밖에 되지 않아. 그에게 필요한 건 사랑과 남편이 아니라 오직 부와 권력이었으니... 그런 머리 빈

    여자 하나를 부려먹긴 누워서 떡먹기지. 또 궁금한게 있나, 내 조카 금선???"

    "닥쳐! 누가 당신 조카라는 거지? 그렇다면 그동안 우릴 도와줬던 것도..."

    " 다 우리 계산에 있던 거지."


    그랬던 것이었나?

    이용당해 왔던 건 나였다는 말이군.

    여지껏 자신이 믿어왔던 모든 것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자신이 자랑스러울만큼 강해진다. 누군가를 위해 죽을 수는 없어.

    남겨진 누군가의 아픔을 아니까.. 나를 위해 살고 나만을 위해 죽는...그것이 나의 긍지...

    무엇에 대한 참회냐..신에 대한?신은 아무도 구원하지 않아. 너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너자신 뿐이다.

    죽는 것은 자유다.도망칠 수야 있겠지. 네가 죽어도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하지만 네가 살아있으면..무언가는 바뀔 수도 있겠지...

    인생이란 원래..죽을 때까지 발악하는 것 아냐?

    '누군가를 위해' 니하는 남듣기 좋은소리 나불거리지마. 중요한 건..자기가 어떻게 하고 싶으냐야!

    생명은 하나둘 수로 세는 게 아니야!!!


    "훗, 쓸 데 없어..."


    오슬오슬 오한이 밀려왔다.

    삼장은 울고 싶은 마음을 추스리며 손에 있던 승령총에 가만히 힘을 주었다.

    보고 싶다. 하지만 약한 모습을 보여주긴 더더욱 싫다.

    피식-

    그래도 마지막까지 누군가의 노리개가 될 순 없어.

    자조하듯 웃음을 흘린 삼장은 가만히 손을 들어 머리께로 가져갔다.

    당황한 듯한 관세음보살과 이랑신의 모습이 보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큐우!!!"


    탕~

    입 가에 피를 흘린 채 나가 떨어지는 백룡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삼장은 다시 총부리를 자신에게 가까이 댔다.

    탕~

    온 건물이 울리며 누군가에겐 주체할 수 없는 파도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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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음보살의 말 중 옥면공주가 얼굴마담이라는 말은 예전에 일본에 사전에서 찾아본 말인데요, '玉'에는 화류계에서의 기생, 유녀라는 뜻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 의미에서 착안한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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