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악몽13 - 기억4(최유기 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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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확인해봐. 너나 나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부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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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뭘 꾸물거려???"


    안쪽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나...

    언제나 옥면공주가 서있던 자리엔 온갖 폼을 다 잡고 있는 관세음보살과 충실한 하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랑신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오랜만이군, 삼장. 아니 금선!"

    "왜 당신이 여기 있는 거지, 변태할망구???"

    "무엄하다!!!"

    "아아, 괜찮아. 저 녀석의 앙탈은 언제나 귀여우니까..."


    탕~

    화가 난 삼장의 총이 관세음보살의 이마로 향했다.

    하지만 총알은 관세음보살의 이마를 관통하기 전 사라지고 말았다.


    "좀 똑똑해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군, 실망인걸...금선..."

    "얘기해. 당신이 왜 그 자리에 있는지."

    "네가 생각하는 바로 그대로야.  세상을 지배하고 싶었던 건 나였어."


    능글능글한 관세음보살의 미소에 역겨움을 느끼며 이를 갈던 삼장이 입을 열었다.


    "모든 일의 원흉은 당신이었다고?"

    "원흉이라는 말은 좀 기분 나쁜데??? 기억 안나? 천계에서의 일... 전생하면서 완전히 다 잊은 거야???"

    "내가 뭘 잊고 있다는 거지?"


    입과 머리가 따로 돌고 있었다.

    근원을 모르는 혼란스러움에 잡아지지 않는 자신을 저주하며 간신히 간신히 자리에 서 있을 뿐이다.

    듣고 싶지 않은, 갈아 먹어버리고 싶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잘 기억해봐, 그 때의 일을..."



    이제야 기억이 난다.

    삼장이 금선동자로 있을 적 어느 날이었다.

    결재를 마친 서류를 들고 관세음보살의 방 앞으로 간 금선은 듣지 말아야 했을 말들을 듣고 말았다.


    "그렇다면 그를 이용하자는 말입니까?"

    "그래,이랑신. 금선 그 녀석은 모르고 있지만 그에겐 저 꼬맹이 녀석의 힘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

    "그렇다면 처음부터 오공을 금선동자에게 맡기신 것도..."

    "내가 전부터 말했지? 모든 것은 이미 시작됐다고..."

    "참 주도면밀하십니다."


    작게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기밀이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해. 금선 녀석, 세상물정은 모르지만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녀석이고 천봉이나 권렴은 비교도 안 되

    게 약은 녀석들이니까..."

    "명심하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저쪽으로 가봐야 겠군요.그래도 제가 천제의 조카인지라 오래 있으면 저쪽에서 의심할 겁니다."

    "가봐. 저 바보같은 천제는 몰라도 이탑천 무리가 눈치해면 귀찮아지기만 할 뿐이니까... 하긴...이탑천도 코 앞의 것만 바라보는 바보이

    긴 하지만..."

    "말조심하십시오. 그럼 전 이만... 엇!!!!"


    문을 열던 이랑신은 앞에 서있는 존재에 소스라치고 말았다.

    가까스로 분노를 참느라 이를 악문 금선의 손 위에 있던 서류들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당황한 관세음보살의 표정이 다시 예의 능글맞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금선동자..."

    "오공을 어떻게 하겠다고? 그리고 내가 뭐???"

    "아...아니...그게..."

    "이리 좀 들어오지 그래???"

    "똑똑히 들어둬!할망구,할아범!!!당신들이 뭘 원하는지, 뭘 꾸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되지는 않을거야!!!"


    말을 마친 금선은 입술을 앙 깨물며 방으로 돌아왔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종이접기에만 몰두해 있던 오공이 반갑게 그를 맞았다.


    "금선 어서 와. 이번엔 나 오징어 비행기 접었다??? 어, 입술이 왜 그래??? 무슨 일있어???"

    "별 거 아니다. 신경 쓰지 마라."

    "어떻게 신경을 안 써??? 피가 이렇게 흐르는데..."

    "아, 귀찮으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순간 얼어버린 오공의 모습에 미안함을 느낀 금선은 오공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다.


    "미안하다, 신경쓰이는 일이 좀 있어서..."

    "아냐, 나야말로 귀찮게 해서 미안해..."

    "벚꽃 구경갈래? 기분 전환도 할 겸..."

    "정말?? 근데 권이형이랑 천이형은 같이 안가?"

    "바쁜 녀석들은 내버려 두고..."

    "알았어, 히힛...얼른 가자..."


    아무 것도 모른 채 금선의 손을 잡아당기는 오공을 보며 금선은 마음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옴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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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을 다 보지 못한 상태에서 쓴 것이라 본 내용과는 많이 다르네요.
    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건 정말 모든 일의 발단은 관세음 언니야에게 있는게 아니었을까였답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악역으로 표현되었지만 관세음 언니야는 그것보다는 더 복잡한 캐릭터지 않나요? 그래서 더더욱이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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